『수보리야,
항하에 있는 모래알처럼 많은 항하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렇게 많은 여러 항하의 모래수를 많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기를, 『대단히 많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항하만 하여도 엄청나게 많은 것이건만, 하물며 그 여러 항하의 모래수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
『수보리야, 내가 지금 너에게 진실함으로 말을 하겠다. 어떠한 선남자나 선여인이 그렇게 수 없이 많은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삼천대천세계에 七보를 가득히 채워서 보시한다면, 그 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리기를, 『대단히 많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길,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경 가운데서 네 글귀로 된 한 게송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명해 주면, 그 복덕은 七보로 보시한 복덕 보다 더욱 더 많다.』
* 보시에 대한 공덕은 ‘제 사
묘행무주분에서 동. 서.사방 사유 상하의 허공을 헤아릴 수 없듯이 무주상(無住相)보시에 대한 공덕을 설하셨고, 제8의 법출생분(依法出生分)에서
만삼천대천세계칠보(滿三千大天世界七寶)로 보시하는 공덕이 이 경의 사구(四句)를 설한 공덕보다 못한다 하셨다.’ 여기에서는 항하사 모래알 만큼의
수와도 같은 항하가 있어 그 항하의 모래알 수를 이야기하고 있다. 항하는 이 남섬부주의 이야기 아닌가. 남섬부주는 수미사주의 하나다. 수미
사주의 남섬부주 이야기는 남섬부주의 일 밖을 벗어나지 못한다.
삼천대천세계는 수미산을 중심으로 4방에 4대주(大州)가 있고, 그 바깥
주위를 대철위산(大鐵圍山)으로 둘러쌌다 한다. 이것이 1세계 또는 1사천하(四天下)라 한다. 사천하를 천개 합한 것을 1소천세계라 하고, 이
소천세계 천개를 합한 것을 1중천세계, 중천세계 천개를 합한 것을 1대천세계라 하며, 이 일대천세계에는 소천. 중천. 대천의 3종의 천(千)이
있으므로 1대 3천세계, 또는 3천 대천세계라 한다.
삼천대천세계나 작은 사대주나 색신이 아닌가. 색신은 모양이 있고 그 모양은
소멸된다. 소멸되는 것은 영원하지 못한다. 부처님의 법은 이 세상에서 무엇이다 라고 이름 지어진 것이 아니다. 이름 지어지지 아니한 최상의 법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부처님이 이름하셨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법은 금강경에서 나왔고, 부처님과 부처님이 설하신 법도 이 경을 쫒아 나왔다.
부처님의 설법은 주함이 없는 법이다. 주함이 없는 법은 색에 떨어지지 않으며 모양이 없다. 색을 떠난 모양을 여인 것이니 항하사 모래알의
색상이나 동서 사방 상하 허공의 모양이나 수미산만한 육신이라도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 이외 색신의 모양인
항하사나, 항하사 모래알만큼의 항하사수나, 동서 사방 상하 허공이나, 수미산만한 육신을 크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신다.
*
명나라 해염에
사는 장원(張元)은 동생 장정(張貞)과 같이 물고기 잡는 것을 업으로 삼아왔다. 하루는 형제가 고기를 잡다가 날이 저물어 돌아오는데
청송당(淸松塘)에 이르니 이상한 광채가 해와 달처럼 번졌다. 그 아래 조개 같은 구슬이 달려 있었다. 그물을 던져 올리니 금갑 한 개가 딸려
나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금으로 쓴 금강경 한권이 들어 있었다. 그들은 이상히 여겨 금갑을 집에다 잘 모셨다.
그
날 밤 꿈에 금갑옷을 입은 신이
나타나서 말하였다. ‘너는 전생에 장수사(張水師)와 강단(講壇)에 힘썼으나 도심이 없었다. 그러나 인연에 따라 너에게 이제 대법(大法)을
주니 정성껏 지송하라.’ ‘제가 원래 글자 한자를 배우지 못하여 성명 한 자도 쓰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것을 읽을 수 있겠습니까.’
금갑옷을 입은 신이 입을 벌리고 금으로된 환약 한 개를 입에 넣어 주었다. 환약이 입으로 들어가자 이상한 향냄새가 뱃속까지 뻗쳤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꿈이 하도 생생하고 역역하여 책을 내어 펴서 보니 이상하게도 배운 것과 같이 전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그는 갑신년 달관대사(達觀大師)가 되어 매일 송경에 힘쓰다가 정축년 칠월, ‘내가 살생업을 버리고 금강경을 읽은 공덕으로 서방 극락세계 연화대에
나리라.’ 하고 곧 열반에 들었다. (금강경 영험록)
초심자수행입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