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三十一 알음알이를 내지 말아야한다
『수보리야, 어떠한 사람이 말하기를 ‘부처님이 나라고 하는 견해․남이라는 견해․우리라는 견해․목숨이 다하면 죽는다는 견해를
말했다’한다면,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뜻을 아는 것인가?』 『모르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 말씀하신 나라고 하는 견해․남이라는 견해․우리라는 견해․목숨이 다하면 죽는다는
견해는, 곧 나라고 하는 견해․남이라는 견해․우리라는 견해․목숨이 다하면 죽는다는 견해가 아니고, 그 이름이 나라고 하는 견해․남이라는
견해․우리라는 견해․목숨이 다하면 죽는다는 견해입니다.』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사람은 일체 법에 대하여 마땅히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며, 이렇게 믿어 깨달아서는 법이라는 모양을 짓지 않아야 한다. 수보리야, 법의 모양이라는 것도 여래가 법의 모양 아님을 말하는
것이니 그 이름이 법의 모양이다.』
*상(相)을 형태나 형상인 모양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지견(知見)은 인식 의식 지식 개념
관념 견해까지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지식은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끼느냐에 따라 인식으로 바뀌게 된다. 인식은 의식과 개념 관념 견해까지를
통괄할 수 도 있다. 따라서 그 인식이 올 바른 것이냐 삿된 것이냐에 따라 업을 짓는 무게가 다르게 된다. 제2선현분에서 수보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는 마땅히 어떻게 머물러 있으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 받아야
합니까?” 부처님께서는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는 마땅히 이렇게 머물고, 이렇게 그 마음을 항복시켜라.”고
말씀하시면서 금강경을 설하셨고 설하시는 가운데 사상(四相) 즉 나라는 모습, 남이라는 모습 우리라는 모습, 목숨이 다하면 죽어 없어지는
모습이라는 견해가 남아있으면 안된다고 말씀하시다. 또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무엇 인가 있어 찾을 것이 있다는 생각이나, 있어서 소유하겠다는
생각이나, 소유할 것에 탐착하는 생각이나, 붙여있거나 붙이려는 이름이나, 행동했거나 행동하려는 일에 집착하려는 생각을 짓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금강경 설하시는 것을 마치시면서 나라는 견해, 남이라는 견해, 우리라는 견해, 목숨이 다하면 죽는다는 견해가 없어야 한다고 설하시면서,
지금까지 설한 이 법에 따라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믿어 깨닫되 이것이 법이라는 생각을 내지 말라고 하신다. 즉 나라는
모습과 나라는 견해, 남이라는 모습과 남이라는 견해, 우리라는 모습과 우리라는 견해, 목숨이 다하면 죽는다는 모습과 목숨이 다하면 죽는다는
견해가 없어 깨달음을 얻었다 할지라도 이것이 법이라는 법상을 내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법은 깨달은이의 몫이다. 깨달은 이의 이후의 법은
그가 알아서 할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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