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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師之時也 粹仁是率 我聞請質
鼪噬杖痕 不殺之實 孚豚魚吉
師之順也 絢綃一幅 薄夫可肅
後昆孝思 以資淨域 不匱永錫
스님이 살아 계실 때
참으로 어지셨다.
내가 듣고 물었다.
날다람쥐가 물어 상처가 났는데
살생하지 않음을 실행하니
돼지와 물고기도 믿고 스님을 따랐다.
진영 한 폭은 고우면서 엄숙하다.
후손들이 효로써 생각하고
성스러움으로 삼아 다함이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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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에 모셔진 울암경의(蔚庵敬儀, 1835~1845 활동) 선사 진영에 실린 성담의전(聖潭倚琠, ?~1854)의 영찬이다. 진영의 주인공인 울암스님은 호암체정(護巖體淨)의 4세손이자 용파도주(龍波道周)의 손상좌이며 금파임추(金波任秋)의 제자이다. 호암문중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에 범어사와 통도사를 거점으로 경상도 남해안에서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며 번성했다. 특히 두 사찰에 주석했던 스님들은 사찰, 문중을 가리지 않고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각종 불사에 마음을 모아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재물을 내어 불사를 지원했다. 울암스님 역시 김해 서림사 대웅전 관음상 개금과 후불도 조성(1835), 양산 대흥사 청련암 법당 이건 중창(1842) 불사를 통도사 스님들과 함께 했다. 두 사찰간의 긴밀한 관계를 반증하듯 호암스님과 용파스님의 진영이 범어사와 통도사에 모셔졌으며 이어 금파스님의 진영은 통도사, 그리고 울암스님 진영은 범어사에 모셔졌다.
울암스님 진영의 찬문을 지은 성담스님은 설송연초의 6세손이자 청담준일(淸潭遵一)의 법제자이다. 설송연초와 호암체정 모두 환성지안의 제자로서 큰 틀에서 보면, 설송문중과 호암문중은 한 집안이라 할 수 있다. 성담스님은 어린 나이에 출가해 불지(佛旨)를 깊이 깨닫고 내전에 밝아 통도사 강백으로 활동했으며 추사 김정희, 이제 권돈인 등 명사들과 시문을 교류할 정도로 문장에 뛰어났다. 성담스님은 통도사에 주석하면서 스승인 청담스님과 함께 종종 불사를 같이 하던 울암스님을 가까운 거리에서 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울암스님의 영찬에는 여느 찬문과 다르게 수행의 경지와 덕망을 찬탄하고 어진 성품과 자비행을 실천하며 소박한 삶을 살다간 스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불교신문3196호/2016년4월23일자] 해제=조계종 문화부장 정안스님 설명=불교문화재연구소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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