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제4권 21. 공행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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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 제4권 공행품-1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 제4권 21. 공행품(空行品) -1

    (181)
    각기 사람이라고 하는 이는
    모두 부처님의 명호를 아나니
    그는 중생의 미세한 그 고통이
    저 연뿌리의 실같음을 아셨다
    실다운 진리를 보신 까닭에
    <나>라는 생각 두지 않으시고
    몸이라고 억측하지 않으시나니
    집착 없으신 이에게 예배드리기 원합니다
    그 광명 온 세간을 비춤이
    횃불이 어두운 집 밝히듯 하시고
    그 마음의 보시는 바는
    일체가 없다는 진리였네
    나는 저 깨달으신 이에게 목숨 바치노니
    그 마음과 행이 평등하시어
    제천과 사람들을 보시는데
    널리 봄이 저 허공과 같으시다

    (182)
    가사 수행하는 이가 <나>라는 생각을 두어 공에 들지 못한다면 혼자 꾸짖기를
    「내가 퇴락하여 예리함이 없고 마음 쓰임이 걸림이 있어 공혜(空慧)에 따르지 못하고 <나>라는 생각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스스로 걱정하고 힘써 마음이 공에 이르도록 그 뜻을 경계하고 권유하여 선정에 이르게 한다면 그로 인하여 본래 무에 이르러, 삼계가 모두 공하고 온갖 물건이 덧없게 된다.
    이렇게 헤아리는 이는 그 마음을 권유하고 진취하여 방탕하지 않게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공을 알지 못하고 <나>라는 생각을 두면
    뜻을 발동함이 저 나무 흔들리듯 하나니
    그 마음 권유하여 근본 도리에 향하게 한다면
    멀지않아 마땅히 본래 청정에 이르러

    (183)
    비유컨대 나라 왕에게 어떤 배우가 있었는데, 그의 어미가 죽어서 상복을 입고 집에 있었다.
    왕은 그의 재담을 듣고자하여 사람을 시켜 부르기를
    「내가 서로 만나고 싶다.」고 하였다.
    배우는 혼자 생각하기를
    「내가 마침 늙은 어머님을 여의었는데 왕이 지금 갑자기 부르니, 만일 가지 않으면 나의 목숨을 빼앗거나 혹은 벌을 받을 것이며 한편 어머님은 아무리 명을 마쳤을 지라도 내가 딴 재주가 없으니 마땅히 그 명령대로 응하여 어기지 않고 거짓 배우 노릇을 하여 왕의 환심을 사야겠다.」는 그 어미를 생각지 않기로 하고 곧 장엄, 번화한 의복 차림으로 나아가 뵈온 다음 겉으로 거짓 재담을 늘어놓아 왕으로 하여금 기쁘게 해주었다.」
    때로는 나와서 혼자 생각하기를
    「어머님의 상사를 만나 슬픈 심정이 마치 불로 풀을 태우는 듯 하다. 슬프고 애닯다. 차마 어떻게 희희덕 거리겠는가.
    그러나 중한 상사도 만났거니와 한편 나라 왕이 그윽히 두렵기도 하다.」고 하면서, 곧 슬픈 마음 억제하기를 마치 물을 불에 뿌리 듯 하고 드디어 배우가 되어, 점차 모든 근심을 잊고 더욱 웃음거리를 지어 왕으로 하여금 기뻐 뛰놀게 하였다.
    수행하는 이도 또한 마땅히 그와 같이 도의 마음을 권유하고 공무(空無)를 알아 <나>라는 생각을 제거하며, 이로 인하여 행을 익혀서 드디어 참다운 공에 들어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유컨대 왕에게 배우가 있어
    몸소 중한 상사를 만났는데
    거짓 웃고 근심을 억제하여
    마음이 드디어 기쁘게 하듯이
    수행도 또한 그와 같이
    점차 마음 권유해 공에 향하면
    빛이 비쳐 지혜 밝음에 가까웁고
    뜻이 안정되어 움직이지 않으리

    (184)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가, 마땅히 공의 법을 따라서, 가사 그 마음이 어수선하여 <나>라는 생각이 일어나게 되면, 혼자 생각하기를「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나무를 한데 모아 떼를 만들어 넓은 하수를 건너려고 하는데 그 물이 거세게 흘러 그 떼를 파괴하듯이 내가 벌써 부터 마음을 권유하여 온 날자가 많아 그 노력을 말할 수 없음에도, 어수선한 뜻이 갑자기 일어나 그 한결 같은 정진을 어기고 <나>라는 생각을 두게 되었다.」라고 해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치 나무를 모아 만든 떼가
    거센 냇 강물에 파괴하듯
    애욕의 바다도 그 같이 거세나니
    적정에 뜻 두어야 곧 공에 나아가리

    (185)
    비유컨대 여름 철 무더위에 터지듯 말랐던 풀과 나무가 단 비를 만났을 적에는 곧 되살아나고 오곡도 무성해 지듯이 가사 공을 생각한다면 <나>라는 생각을 일으키게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치 저 단 비를 만났을 적에는
    말랐던 풀과 나무 모두 되살아나듯
    가사 수행에도 공을 생각한다면
    곧 <나>를 버리고 생각이 없으리

    (186)
    수행하는 이가 혼자 생각하기를 「내가 앉았는 것은 멸도를 구하려 함인데, 진실로 구하기 어려운 것이다.
    가사 <내>가 없는 것이며 지금 몸을 분별하려 할지라도 몸이 본래 없으니 어느 곳에 몸이 있겠는가.」라고 해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나>라는 생각을 해탈해야 이에 깨달음이 되고
    항상 진리를 보아야 본래 무가 되나니
    가사 세속을 따라 깨우치지 못한다면
    어두운데서 장님을 따르는 것과 같다

    (187)
    수행하는 이가 혼자 생각하기를 「몸을 둠으로 <나>를 이루고, 옷과 밥의 공양에도 남아야 남을 줌으로 이 <나>가 되나니, 근본을 헤아린다면 모두 공 한 것이다.」고 하여야 한다.
    가사 환란이 있어도 자기를 먼저 구원한 다음 남을 구원하나니, 만일 몸을 놓고 보면 어떠한 환란이 있을지라도 곧 따라 남을 구원할 것이다.
    일체 탐내는 것이 모두 몸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것이요, 다시 딴 데서 따질 나위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몸이 곧 <내>가 되는 줄을 안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탐내는 재물과 색에도 모두 제 몸만 위하고
    또한 환란이 있어도 저 먼저 구원하여
    남을 돌보지 않고 제 몸만 생각하나니
    그러므로 범부는 <내>가 되는 것이다

    (188)
    수행하는 이가 혼자 생각하기를 「마땅히 몸의 근본을 보건대 여섯 가지가 합쳐 이룬 것이다.」고 해야 한다.
    무엇을 여섯 가지라 이르는가. 첫째는 지(地), 둘째는 수(水), 세째는 화(火), 네째는 풍(風), 다섯째는 공(空), 여섯째는 정신(精神)이다.
    무엇을 지라 이르는가. 지는 두가지가 있나니, 안의 지와 바깥 지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와 수와 화와 풍과 공과
    정신이 합쳐 여섯 가지 되었나니
    몸에 여섯 가지 밖에 여섯 가지를
    부처님은 거룩한 지혜로 연설하셨다

    (189)
    무엇을 몸의 지라 이르는가. 몸 가운데 견착(堅着)한 것이다.
    즉 털과 머리칼과 손·발톱과 때와 뼈와 살과 가죽과 힘줄과 오장과 창자와 밥통과 똥같은 깨끗치 못한 모든 견착 된 것을 이 몸의 지라 이른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 몸 속에 쌓인 갖가지 종류인
    머리칼·털과 손·발톱·이와 뼈·가죽·살과
    체내에 기타 모든 견착 된 것을
    이 곧 안 몸의 지라 이른다

    (190)
    수행하는 이가 곧 혼자 생각하기를 「내가 안의 지를 보건대 이 <나>와 <몸>이 아닌지 정신이 의착하여 안의 지와 합한 것인지 <몸>과 합한 것도 다르고 <나>도 다른 것인지.
    또한 머리 깎는 것을 보건대 머리칼이 떨어질 무렵 눈앞에 놓인 한 두낱 머리칼을 속으로 백번 돌이켜 살펴보아도 어떻게 <내>가 되겠는가. 가사 한 낱 털을 <나>라고 할진대 그 나머지는 다 어떻게 처치 할 것인가.
    만일 털을 죄다 <나>라고 할진대, 이 또한 수많은 몸이 되는 셈이 아니겠는가. 또한 머리 칼을 깍는데도 짧을적부터 길 때 까지의 기간을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이며 또한 불을 찾아 그 머리칼을 태울적에는 몸도 의례히 죽어야하지 않겠는가.」고 하여야 한다.
    머리칼은 네 가지로 부터 나나니,
    첫째는 인연이요, 둘째는 번뇌요, 세째는 애욕이요, 네째는 음식이다.
    이것이 (몸)이 아닌 줄을 헤아린다면<내>가 없을 것임에도 머리칼의 여러 인연을 합하므로<내>가 있게 된다.
    한낱 머리칼이 땅에 떨어뜨려졌거나 가사 불에 던져 있거나 혹은 뒷간에 버려져 발로 짓밟힐 지라도 몸에는 아무 걱정도 없는 것이며, 또한 그대로 머리 위에 둘지라도 이익되는 데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머리에 있거나 땅에 있거나 평등하며 다름이 없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무리 머리에 머리칼이 많고
    또한 더하고 감하여도 똑 같으며
    가사 깍아서 딴 데 둘지라도
    또한 근심 될게 없는 것이라
    이런 진리를 보건대
    곧 <내>가 없는 것이니
    그러므로 분명히 분별한다면
    각기 몸이 없는 것이다

    (191)
    가사 저 머리칼을 <나>라고 할진대 마치 베어낸 파나염교와도 같이 이 다음 되살아날 것이니, 이렇게 헤아린다면 마땅히 <내>가 있다고 하게 된다.
    왜 그러는가.
    그 파나 염교는 저절로 상하고 저절로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체는 모두 공하여 <나>도 아니고 <나>도 없는 것이다.
    가사 머리칼이 정신과 합해졌다고 한다면, 마치 물과 젖이 합쳐진 것과 같아서 오히려 분별할 수도 있지마는 머리칼이 <내>가 있다고 한다면, 처음 태속에서 형식을 받았을 적에 도무지 머리칼이 나든지 나지 않든지 깍든지 그대로 두든지, 도저히 몸이 있지 않은 것인 줄을 알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풀의 움이나 머리칼이 일체 똑 같이 내가 없는 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사 머리칼에 <내>가 있다고 할진대
    의례히 파나 염교와 같을 것이요
    <몸>은 마치 베어내는 풀과 같을 것이니
    몸을 풀과 같다고 보는 것이 아닌가

    (192)
    수행하는 이가 이렇게 생각하여야 한다.
    「본래 <내>가 없나니, 지금 <내>가 있다고 보지 않고 이렇게 깨우쳐 안다면, 의심을 품지 않게 될 것이다.
    만일 머리칼에 <내>가 없다면, 일체가 또한 그러하여 털과 손·발톱과 이빨과 뼈살과 피부에도 모두 소속이 없을 것이다.」라고 이런 진리를 본다면 지에도 <내>가 없고, <나>에도 지가 있지 않은 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머리칼 같은 데도 <내>가 없고
    체내의 백천 조각을 분별하여
    그 가운데서 구하여도 <몸>이 없어
    마치 물 속에서 불을 구함과 같다

    (193)
    수행하는 이가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안의 지에서 구하여도 도무지 <내>가 없으니, 마땅히 바깥 지(地)를 본다면, 혹 <내>가 바깥 지(地)에나 있을 것인가.」라고 하여야 한다.
    무엇을 바깥 지(地)라 이르는가. 몸과 관련되지 않아 추루하고 견고하여 사람의 몸과는 떠난 것이다.
    즉 흙과 산과 바위와 모래와 돌과 기와 같은 것이며, 구리와 철과 납과 백철과 금과 은과 놋쇠와 산호와 호박과 차거와 마노와 유리와 수정 같은 것이며, 나무와 풀과 이삭과 벼와 곡물 같은 모든 모아 쌓인 것을 말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산·바위와 돌·기와와 흙·나무와
    기타 모든 형체 있는 것으로서
    각기 몸과 떠난 식 생물을
    이 곧 바깥 지의 종류라 이른다

    (194)
    수행하는 이가 바깥 지를 보았다면 안의 지에도 <내>가 없는 것을 알게 마련이다.
    왜 그러는가.
    안의 지에도 더하고 감하여 곧 고통만 있을 뿐이요 몸이 없나니, 어찌 더구나 바깥 지에 몸이 있겠는가.
    바깥 지는 가사 파괴하고 절단하고 불태우고 파헤치고 쪼개고 찢을 지라도 고통을 느끼지 않나니, 어찌 <내>가 있다고 하겠는가.
    그러므로 안팎의 지가 모두 소속이 없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안의 지에도 <내>가 없는데
    더구나 바깥 지에 있겠는가
    보건대 <나>없음이 평등하여
    마치 허공처럼 다르지 않는가

    (195)
    무엇을 수라 이르며, 수가 <나>에 있는 것인가. <내>가 수에 있는 것인가.
    수는 두 가지가 있나니, 안의 수와 바깥 수이다.
    무엇을 안의 수라고 이르는가. 몸 가운데 모든 부드럽고 습(濕)하고 매끄러운 것이다.
    즉 비게와 혈맥과 뇌수와 콧물과 눈물과 침과 간담과 소변 같은 모든 몸 속에 습한 것을 이 안의 수라 이른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간·담 및 모든 혈맥과
    땀 또는 비게 같은 것과
    진물·눈물·소변 같은
    모든 몸 속의 습한 것이
    체내에 부드럽게 흩어있어
    정신과는 연결되지 않고
    온 몸속에 유통하나니
    이를 안의 수라 이른다

    (196)
    수행하는 이가 앞에 놓인 침과 콧물의 진리를 보기를 나무 가지로 헤쳐 본다면 「<내>가 여기에 의착하였는가.」라고 해야 한다.
    가사 거기에 의착하였다면 날마다 유출되어 버려지고 소멸되고 썩어져서 물이 되고 말 것이니, 이를 <나>라고 억측하지도 못하고 또한 호념할 것도 되지 못한다.
    가사 나무 가지로 헤치면서 <내>가 있다고 한다면 그 것에 담아 놓고는 무엇이라 이름하겠는가.
    이렇게 진리를 관하는 이는 몸이 없는 줄을 알게 마련이다.
    왜 그러는가. 형체를 헤아려 보아도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한다면 수의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수에는 <내>가 없나니 안밖이 죄다 그런 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사 <내>가 수와 같다고 한다면
    수가 녹으면 <나>도 멸할 것이며
    몸의 수처럼 불어난다고 한다면
    <안>도 또한 응당 그렇게 되리
    만일 몸 속의 수를 버린다면
    이 몸이라 억측하지 않을 것이니
    이렇게 진리를 보는 이는
    곧 <내>가 있지 않으리

    (197)
    수행하는 이가 다시 살피기를 「안의 수(水) 보아도 <내>가 있지 않으니, 마땅히 바깥 수를 본다면 혹 수가 <나>에 있을 것인가. <내>가 수에 의착 하였을 것인가.」라고 하여야 한다. 무엇을 바깥수라 이르는가. 몸에 딸리지 않은 것이다.
    즉 뿌리의 맛과 줄기의 맛과 가지·잎·꽃·열매의 맛과 제호와 삼씨 기름과 술과 장과 안개와 이슬과 목욕하는 못과 샘과 개천과 흙탕물과 강과 하수와 큰 바다와 땅 밑에 모든 물 같은 것을 이 바깥 수라 이른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땅 위에 있는 여러가지 물과
    모든 약의 뿌리와 줄기의 맛 같은
    몸과 서로 연결되지 않은 것을
    이 곧 바깥 수라 이른다

    (198)
    수행하는 이가 이렇듯 바깥 수의 진리를 보아 분별하였다면 몸 가운데 수에도 오히려 <내>가 없고 더함과 감함만 있어 몸으로 하여금 고통케 할 뿐인데, 어찌 더구나 바깥 수에 몸이 있겠는가.
    가사 누가 빼앗아 갈지라도 몸에 손해 됨이 없고, 또한 그냥 줄지라도 몸에 이익 됨이 없나니, 이렇게 본다면 이 안팎의 수가 평등하여 다름이 없다.
    왜 그러는가. 모두 소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몸 속의 모든 수에도 <내>가 없고
    괴로움과 즐거움과 더하고 감함만 있나니
    그러므로 바깥 수에 어찌 몸이 있겠는가
    괴로움과 즐거움과 더하고 감함에 아랑 곳 없다

    (199)
    이제는 마땅히 모든 화의 종류를 살피기를 「화가 <나>에 있는 것인가, <내>가 화에 의착한 것인가.」고 하여야 한다.
    무엇을 화라 이르는가. 화는 두가지가 있나니, 안의 화와 바깥 화이다.
    무엇을 안의 화라 이르는가. 몸 가운데 온난과 모든 번만(煩滿)한 열(熱)이다.
    즉 목숨을 보존하고 음식을 소화시키는 몸 가운데 모든 따뜻한 기운을 이 안의 화라 이른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음식을 소화하는 몸속의 모든 나와
    목숨을 조화하는 온과 모든 열은
    일 곧 체내에 있는 햇빛(日光)이니
    이것을 안의 화라 이른다

    (200)
    수행하는 이가 마땅히 평등한 관법을 지어야 한다.
    「몸 가운데 모든 온과 열의 혹은 머리에 의착하기도 하고 혹은 손·발이나 척추·옆구리나 배·등같은 데 있기도 하다.」고 이렇게 본다면 각기 달라서 사람의 한 몸뚱이를 헤아려 보아도, 응당 <내>가 있을 수 없다. 지식을 이렇게 본다면 소속이 없나니, 이것이 안의 화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 몸을 분별하여 헤아리고
    속으로 화를 살펴도 <내>가 없으며
    곳에 따라 가지 가지 종류에도
    각기 <내>가 보이지 않는다

    (201)
    수행하는 이가 문득 혼자 생각하기를
    「내가 안의 화에서 구하여도 <몸>이 있지 않으니, 마땅히 바깥 화를 본다면 혹은 화가 <나>에 있을 것인가. <내>가 화에 의착하였을 것인가.」라고 하여야 한다.
    무엇을 바깥 화라 이르는가. 몸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다.
    즉 불과 불꽃과 온과 열 같은 것이며 해와 달과 별에서 나는 광명이다.
    모든 천신의 궁전과 땅과 언덕과 산과 바위와 돌에서 나는 불이며, 좋은 의복과 금·은·동·철과 구슬을 드리운 영락과 모든 오곡과 나무와 약초와 제호와 삼씨 기름 같은 모든 열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이 바깥 화라 이른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해와 달과 불꽃과 별과
    땅과 모든 돌에서 나는 열이며
    기타 일체 모든 온과 난을
    이 곧 바깥 화라 이른다

    (202)
    수행하는 이가 생각하기를 「바깥 화를 보아도 이러하니, 바깥 수를 가히 수(數)로 헤아리지 못할 줄을 알겠다.」라고 하여야 한다.
    불은 채우고 삶은 두 가지가 있는데 불이 물과 나무에 있어도 풀과 나무를 태우지 못하게도 하나니, 있는 곳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혹은 바깥 화 가운데 <내>가 있다고 하지마는 곧 별다른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바깥 화에도 몸이 없고 또한 안에도 있지 않아, 안의 화와 바깥 화가 모두 다름이 없는 줄을 알게 된다.
    왜 그러는가. 평등히 공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러므로 바깥 불은
    다만 태우고 익힐 뿐이요
    산 바위와 모든 자갈에
    모아 쌓인 불도 그러하여
    각기 있는 곳이 다르고
    한꺼번에 타는 것도 아니어서
    이렇듯 아무 것도 없나니
    그러므로 <내>가 없는 줄을 안다

    (203)
    이제 마땅히 살피기를
    「모든 곳의 풍(風)이 <나>에 있는 것인가. <내>가 풍에 있는 것인가.」고 하여야 한다.
    무엇을 풍이라 이르는가. 풍은 두 가지가 있나니, 안의 풍과 바깥 풍이다.
    무엇을 안의 풍이라 이르는가. 몸에 받아들이는 기운으로서 오르고 내리며 가고 오는 것이다.
    즉 옆구리 사이와 척추뼈와 허리에서 마구 일어나는 풍 모든 온갖 맥과 뼈 사이를 통하는 풍, 그 힘줄을 당기고 오그라지게 하는 풍 같은 모든 거센 풍이 발동하여 곧 사람의 목숨을 끊는 것을 이 안의 풍이라 이른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몸에 딸린 모든 풍 기계(機械)와 같아서
    사람 목숨 끊으려 모든 풍 발동하여
    숨을 헐덕이고 몸을 위축시키나니
    이를 곧 안의 풍이라 이른다

    (204)
    수행하는 이가 마땅히 이런 관법을 지어야 한다.
    「이 안의 모든 풍은 음식을 조절치 않은 관계로 일어나는 풍과 딴 인연에 따라 일어나는 풍과 헐지 않게 일어나는 온갖 종류의 풍으로서, 걸음 걷는 가운데 각기 일어나고 멸하나니, 거기서 <나>를 구하여도 얻을 수 없다.」라고 이렇게 말한다면, 안의 풍에서 구하여도 <내>가 없는 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 몸에 움직이고 멈추는 풍과
    온갖 종류의 인연 따라 일어나는 풍이
    각기 다르지마는 <내>가 없나니
    그러므로 안의 풍에도 <내>가 없다

    (205)
    수행하는 이가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 「지금 안의 풍에서 구하여도 <내>가 있지 않으니, 마땅히 다시 바깥 풍을 살피겠다.」 라고 하여야 한다.
    무엇을 바깥 풍이라고 이르는가. 몸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다.
    즉 동 서와 남 북의 거세고 어수선한 바람과, 시원하게 나부끼는 바람과, 냉과 열이 많고 적은 바람과, 구름을 일으키는 바람과, 회오리 바람과 하늘과 땅을 성패시키고 물 기운을 띈 바람을 이 바깥 풍이라 이른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방의 바람 냉하고 뜨거운 바람과
    회오리 바람 성패 시키는 바람과
    구름 일으키고 시원히 나부끼는 바람을
    이 곧 바깥 풍이라 이른다

조회수 : 1595 , 추천 : 3 , 작성일 : 2005-08-06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