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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다하고 물이 다한 곳에
- 광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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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하광덕(金河光德) 큰스님은 1950년 부산 범어사로 입산하시어 동산 선사를
은사로 득도하셨습니다. 그 후 대각회를 창립하시고 초대회장을 역임하셨으며, 조계종 총무원 중앙종회 부의장, 조계종 총무원장 직무대행등을
역임하시면서 종단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또 순수불교 운동지 월간 「불광」을 발행하시어 문서포교에 새 길을 여셨고, 뜨거운
신앙심과 서원으로 다진 수행공동체 불광법회를 창립하시어 대중포교의 기틀을 다지셨습니다. 이처럼 광덕 큰스님은 현대 한국 불교계의 선각자로,
대중포교의 횃불로 수많은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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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이 참으로 있는 것인가’ 이 말은 아마도 부질없는 질문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이보다 더한 중대문제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진실 존재가 육체라면 우리는 마땅히 육체의 길을 가야 할 것이고, 물질이라면 물질의 방식으로 생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물질이라든가, 이 몸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육체라고 생각할런지도 모르지만 실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근원의 근원을 추궁하여 다시 더 추궁할 길도 없고 생각도 끊어진 곳에 이르러 보면 인간존재의 뿌리는 놀라운 세계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형상이나 물질이나 힘이나 사량이나 상념은 뜬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지고 흘러가지만 나고 멸하고 생기고 흩어짐이 다한 자리에는 생각
이전자 존재 이전자가 펼쳐져 있는 것이다. 이것을 무엇이라 할까. 생각이 끊어졌기에 말이나 이론으로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존재 이전자이기에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실로 있는 것은 이것 뿐인데야 어찌 하랴.
옛사람은 이것을 도라 했고, 또는 법성이라 했고,
혹은 불성, 혹은 한물건이라 하였다. 진리라고도 법이라고도 부처님이라고도 우리는 말한다. 이것은 잡아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놓아서 놓아지는
것도 아니다. 원래로 그것이기 때문이고 그것 밖에 다른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근원적 실재가 법성이요, 부처님 뿐이라면 우리는 불가불 법성
원리로 살아야 하고 부처님의 위덕으로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기특함이여! 이 한물건 거룩할지라. 내 생명 부처님!
독자는 말할
것이다. 인간존재가 불성이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번뇌의 구름에 싸여 있어 범부가 되어있지 않느냐 할 것이다.
그러나 알아 둘
것이다.
번뇌는 원래로 없는 것. 착각에서 있는 듯 보일 뿐 실로는 무력하다는 것을.
그러기에 번뇌적 존재는 인정한 만큼 그에 사로
잡히고 번뇌적 존재란 원래 없는 것을 알고 진실을 행하면 법성본연의 공덕실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진실 본연의 공덕실상-이것이 참으로 있는
것이고 우리와 존재의 진실한 모습이다.
그것은 무한이고 영원이고 자존(自存)이고 자재하다. 규정되는 자가 아니고 규정하는 자다. 무한의
지혜덕상 일체공능을 원래로 갖추었다. 일체와 함께하고 한 생명으로 산다. 무한의 창조는 여기서 벌어진다.
이 도리는 부처님께서 열어
보이시고 여러 조사들이 친증하셨으며 믿고 행하는 자가 증거하였다.
불자는 이 도리를 믿는다. 그리고 이 도리로 생활한다. 진리 무한공덕
태양이 자신의 영원한 생명으로 타오르고 약동하고 있는 것을 믿는다. 어둠, 불행, 고난이란 원래로 없는 것을 믿는다. 원래로 그런 것이다.
지어서가 아니다.
여기에는 일체가 대립일 수가 없다.
미움, 갈등, 분노, 원망, 슬픔이란 없다. 뜨거운 우정, 존중, 예경행으로
동일자의 생리를 삼고 감사와 환희와 굳센 용기로 빛나는 생을 열어간다.
여기에서 인간과 역사가 밝아지고 평화와 번영이 깃들고 인간이
성장하고 삶의 기쁨과 보람을 거두는 것이다.
원래 이 도리는 진리의 주체적 완전 실현이신 부처님의 경계다. 일체 중생의 진실 생명의
경계다. 이유없이 조건없이 태양처럼 비추고 한없이 끝없이 바다처럼 베푸신다.
그의 위신력은 일체에 막힘이 없다. 가위 대자대비 일체에 장애가
없다. 이 위신력으로 일체 중생을 감싸시고 끊임없이 성숙시킨다. 우리는 부처님의 이 위대한 역사에 순응할 때 구름걷힌 하늘의 눈부신 태양을 보는
것이다. 자신을 통하여 파도처럼 넘쳐오는 일체원만 일체성취의 위덕 광명을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진리본연의 거룩한 섭리를 믿고 우러르고
행도(行道)로 순응하는 불자들에 의하여 이 땅은 다시 밝아지고 환희의 역사는 열려가는 것이다.
이번에 불교 신행수기로 모은 것은 수행자
입장에서 진리세계의 진실을 얼마간이고 증거하고 이 길을 처음 걷는 형제들에게 길잡이가 되고자 하여서다. 신행인의 생활수기는 초심자에게 있어
수행에 대한 이해 이상의 힘이 되는 것을 나는 보아 왔다. 이 신행수기가 족히 초심 수행자에게 도움이 될 것을 믿는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여기에 모은 수기가 대개 불교수행 초심자의 것이며 또한 재가불자들의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깊은 깨달음에 대한 수행에 관하여 언급된 바가
없다. 이 점은 다시 후일을 기하는 수 밖에 없다.
끝으로 여기에 모은 신행수기는 월간 「불광」에 수록되었던 것임을 밝히면서 필자님과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며 부처님 은혜 중의 성취를 간절히 빈다.
자료출처
: http://www.bulkwa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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