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는 달리 외로운 친구로
이룬 것 없이 만 리를 돌았다.
길을 헤아려보니 방초가 다했고
가는 나라마다 고인이 드물었다.
벼랑길은 허공 높이 떠있고
도주에 들어가길 바라지도 않는다.
전날에 기약한 모두의 추천이 있기에
노래자의 색동옷도 부끄럽지 않다.
*친구(親舊) :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
방초(芳草) : 향기로운 풀
고인(故人) : 죽은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잔각(棧閣) : 다니기 힘든 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을 매듯이 하여 만든 길
도주(刀州) : 도주(刀州)는 익주(益州)의 별칭인데 진(晉)나라 왕준(王濬)이 꿈속에서 칼 세 자루를 침실의 들보에다 걸어 놓았는데, 잠시 뒤에 칼 한 자루가 더 늘어났다. 왕준이 꿈속에서 깨어나 매우 좋지 않게 생각하자, 주부(主簿) 이의(李毅)가 재배(再拜)하고 축하하기를 “삼도(三刀)는 고을 주(州) 자인데, 칼 한 자루가 더 늘어났으니, 주군께서 익주(益州)로 부임하시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 뒤 역적 장홍(張弘)이 익주 자사(益州刺史) 황보안(皇甫晏)을 죽이자 과연 왕준을 익주 자사로 임명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후세에 삼도를 자사의 별칭으로 사용하였다.
공천(公薦) : 여러 사람이 합의해 공정하고 정당하게 추천함.
노래의(老萊衣) :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楚) 나라의 노래자가 늙어서도 어린아이처럼 색동옷을 입고 부모를 기쁘게 해드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부모에게 효도함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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