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고행을 여이고 수자타의 유미죽(乳米粥) 공양을 받으시고 기력을 회복하여 보리좌에서 성도를 이루셨다. 사천왕이 각기 하나씩의 발우를 받치니 네 개의 발우가 되었다. 부처님은 공양을 하실 때에 어느 날에는 수미산의 암발라나무에서 암발라 과일을 가지고 오시고, 구야니에서는 우유를 한 발우 얻어 오시고, 어느 때에는 도리천궁에서 파라사다가 꽃을 가지고 오시고, 어느 때에는 사위성안에서 걸식을 하시었다.
부처님은 위신력으로 선신(善神)이 옹호(擁護)하고 제천(諸天)이 공경(恭敬)하여 공양(供養)을 받치니 응공(應供)을 하신다. 그러나 수행자에게는 수승한 수행의 힘이 적선과 작복이 된 복덕으로 공양할 수 있고, 번뇌 망상에 헤매는 수많은 중생들에게는 보시의 적선과 선행의 작복이 복덕 되어 일상을 안주(安住)하게 한다.
정재(淨齋)의 정(淨)은 맑고 깨끗하고 청정하다는 뜻이며, 재(齋)는 공경 공손 재계한다는 의미이다. 즉 정재(淨齋)는 맑고 깨끗함을 재계하는 곳으로 우리들의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식(食)을 맡은 곳이다.
식(食) 자재는 우리 몸을 건강하고 복스럽게 만든다. 무엇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우리 몸은 화나게 하거나 부드럽게 하거나 우리 몸을 평안하게 하기도하고 행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까닭에 음식은 깨끗하게 만들고 만드는 마음 또한 공경 공손으로 법에 따라 잘 조리해야 한다.
공양하는 마음도 맛에 취하거나 음식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공양이 식탁에 오를 때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 내 덕행으로 받기는 부족하나, 방일한 마음의 탐.진.치를 여이고 한 가지 오롯한 생각은 몸을 위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음식을 받습니다.(計功多小量彼來處 忖己德行全缺應供 防心離過貪等爲宗 正思良藥爲療形姑 爲成道業應受此食)."
시원(施院)이란 베풀시(施)와 집원(院) 이다. 베푸는 집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즉 음식은 많은 것들의 희생과 많은 사람들의 원력과 공이 들어있어 음식 자체가 베푸는 힘이 있다. 까닭에 음식을 만들어 베푸는 것에 감사와 고마움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 받는 이의 마음이다.
아가타보원사는 2000년에 땅을 다듬으면서 이동식 컨테이너를 들고 들어왔다. 컨테이너를 필요에 따라 이리저리 옮기면서 공양간으로 쓰게 되었다. 컨테이너가 20년이 되다보니 근래 몇 년 동안은 비가오거나 한겨울 눈이 오면 연결된 지붕 틈이 새어 떨어지는 물방울이 검은 녹물이 되어 떨어진다.
금년에는 아가타 보원사 공양간을 “정재시원”이란 이름으로 새로이 짖고자 합니다. 힘은 보탤수록 가벼워지고 근심은 나눌수록 작아지며 공덕은 베풀수록 크다 했습니다. 벽돌 한 장, 세면 한포, 자갈 한줌, 철근 한줄을 보태고 함께하다보면 못 할 것 없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자 마음을 낸 일은, 복덕을 짓고 선행을 쌓는 공덕의 일입니다. 부처님의 제자들이 머물고 나누고 이야기 하는 곳을 만드는 일입니다. 지금의 부처님 제자와 내일의 부처님 제자들이 편안한고 안락해 하며 행복함을 얻게 하기 위한 일입니다. 많은 동참 바랍니다.
동참하는 모든 이들로부터 이 절이 안온하여 사바의 애절한 사연 없어지는 곳이게 하시고, 동참하는 모든 복덕을 증장하는 이들에게 하늘의 팔부 신장과 용왕과 산하의 토지신과 산신이 보호하여 좋은 일로 감응하게시고, 동참한 공덕으로 먼저 가신 부모형제와 숙백 자매 질손, 미물 곤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혼령들이 극락세계에 태어나 부처님과 영원히 함께하여 부처님 법 안에서 안락하게 하여 주십시오.
우체국보통예금통장
대한불교조계종아가타보원사
101840-01-005069
2019년 8월 15일
아가타보원사 주지 정 안 합장
함께하는 공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