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엄마는
빨간 봉숭아 꽃잎 따서
백반 넣어 절구에 콩콩 빻아
내 손톱에 얹어 실로 칭칭 감아 주셨는데..
그럼 난
금방 붙여놓았건만
그것이 궁금하여 살짝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몇 번씩 안달을 하고.. 풀면
발그레 물든 손톱을
들여다보시며 엄마는
"참 예쁘구나!" 하셨는데..
나는 내 딸애한테
한 번도 봉숭아물을
들여 주지 못한 걸 보면
마음이 메말랐나 보다.
그제 절에서 봉숭아꽃을 보고
묘련화님은 손톱에 물들이겠다고
꽃잎을 따왔는데...예쁘게 들었을까?
난 꽃물 든 손톱을
들여다보면 눈물겹도록
엄마가 그리워질 것 같아 참았는데..
글썽글썽, 또 눈물이 맺히고 만다.
묘련화님은 봉숭아 물 들이고
눈감고 기도는 했을까?
첫눈 내릴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기도가 이루어진다던데....
진여심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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