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바다다~
바람결에 묻어오는 바다향을 마시며..
저 멀리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며칠 괴롭히던 감기를 떨쳐 버리고
나온 터라 더 상큼하다.
하얀 포말을 이루는 파도와
그 위로 넘실대는 햇살이 참 곱다.
반짝이는 은빛 물결이 어찌나 예쁜지
퐁당 빠져보고 싶어진다.
어느새 바다를 배회하던
갈매기 두 마리가 날아와 앉는다.
나를 반겨주는 듯해 기분이 좋아지고,
출렁이는 바다를 보니 힘이 솟는다.
이러하기에
일상에 지친 나그네들이
마음의 위로를 받기 위해 찾는 곳이 바다인가 보다.
작은 포구에는 고깃배 몇 척이 닻을 내리고
밧줄에 매여 한가롭게 쉬고 있다.
아니..
내일의 만선의 푸른 꿈을 꾸며 자고 있는 것이다.
그 옆으로 갈매기도 따라 물위에 한가로이 놀고 있다.
포구의 고즈넉함이 평화롭기만 하다.
저쪽 한켠에 허름한 고깃배 위에는
찢어진 그물을 손질하는 부부의 모습도 보인다.
작업에 몰두해 있는 아주머니는 마치
그물과 하나가 되어
무아정적에 몰입해 禪을 캐는 듯 아름답다.
지금 서해안은
9~10월 두 달 동안 대하축제가 열리지만..
아직은 새우가 많이 잡히지 않아 비싼 편이라 한다.
새우 굽는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남편과 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퍼덕이는 대하가 발갛게 익기를 기다리는데..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의 맛 전어구이를 맛보라며
마음이 따뜻한 식당주인이 한 접시를 건네준다.
구수한 맛을 내는 전어구이에
술 한 잔을 곁들이니 그 맛이 일품이다.
바닷가에서 술을 마셨더니 바다가 먼저 취하더라는...
어느 시인의 시처럼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술 한 잔에 바다가 춤을 추고..
내 마음도 나폴나폴 나비게 된다.
기분전환 시켜주려는 남편의 배려에 이렇듯
행복한 마음으로 수놓아 지는 걸 보면..
나는 그동안 소소한 감동들에서
아마도 눈길을 거두고 있었나 보다.
소박한 인정이 있고 낭만이 있는 포구에서
잠시나마 난 꿈을 꾸어본다.
작은 감동들로 우리의 사랑의 본질을
한없이 퍼 올리는 그런 꿈을... ...!
진여심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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