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이라면 먼저 마땅히 여래의 열 가지 제불료각심지청정해탈진여법관(諸佛了覺心地淸淨解脫眞如法觀)ㆍ성지이성법성(聖智理性法性)의 정토에 거듭 들어가야 합니다. 무엇이 그 열 가지 법성정토(法性淨土)일까요?
첫 번째, 법을 받아들인[受法] 이가 극락정토를 관찰하고 법을 받아들여 생각한[受念] 다음, 법에는 본래 집착할 바가 없다는 것을 알고 가르침을 받아들인 이가 지혜로운 인식[智行]을 통해 생각하는 바가 없고[無念] 법에 대한 인식의 지혜가 받아들이는 바가 없으면[無受] 이를 진정한 받아들임[眞受]이라고 합니다. 법은 본래 생기는 바가 없고 법의 형상[法相] 또한 그러합니다. 이를 헤아려 깨우치면 이를 정토(淨土)라 합니다.
두 번째, 법을 받아들인 다음 형상[相]을 짓지 않고 능관(能觀)과 소관(所觀)에 대한 생각[念]에 사유와 상념이 없으면 성토(性土)를 증득하여 몸도 없고[無身] 받아들임도 없으며[無受] 법의 형상을 관찰하지 않아 성스러운 행을 일으키고 성품을 헤아려 깨닫게 되니 정토에 증득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만약 법을 받아들이는 경우에도 법을 관찰하되 집착하지 않고 생각[念]을 관찰하되 처소에 매이지 않아 빛이나 꽃을 보지 않고 또한 형상(形像)을 보지 않습니다. 불체(佛體)에는 형상(形相)이 없고 마치 허공과 같아 처소가 따로 없으니 무념삼매(無念三昧)도 또한 그러합니다. 이와 같이 생각[念]을 닦으면 이를 깨달아 이해하여 진정으로 정토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네 번째, 법을 받아들일 때 부처님을 털끝 정도의 형상만 보고도 법계와 같다고 여기고 색상(色象)도 없다고 여겨 오직 청정하게 보며, 체상(體相)을 보지 않음으로써 부처님 법신과 같아 다르거나 차이가 있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마음의 성품은 청정하기가 유리와 같아 안팎이 맑고 투명한 것임을 헤아려 깨달으면 성품이 고요하여 어떤 것도 없으니 이를 정토라고 합니다.
다섯 번째, 만약 법을 받아들여 자신의 마음자리[心地]를 관찰하고 마음의 성품을 비추어 보면 부처님세계의 한량없는 정토에 제불여래와 모든 보살들이 나타나고 자신도 또한 그 안에서 분명하게 깨달아 정토에 들어가게 됩니다.
여섯 번째, 이 법을 받아들인 다음에 자신의 몸이든 다른 사람의 몸이든 나고 죽으면서 무량겁 동안 6취(趣)를 윤회하며 받은 온갖 즐거움과 괴로움을 관조해 보면 생사세계의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자기 자신의 마음속 경계를 증득하여 연꽃에 화생(化生)할 수 있으며 부처님의 보신(報身)이 밝고 휘황찬란하기가 마치 천 개의 해가 치성하게 타오르며 빛나는 것과 같아 비교할 바가 없는 것을 볼 수 있고 자신을 깨달아 부처님 앞에서 여여관(如如觀)에 드니 이를 정토라 합니다.
일곱 번째, 법을 받아들이고 나서는 진실로 마음의 성품을 잘 관찰하여 부처님의 삼매에 들어갑니다. 마땅히 자신은 무명(無明)이나 갈애(渴愛)와 그 체성이 같아, 버리고 떠나지 못하고 깊이 집착하여 번뇌에 매여 벗어날 기한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보살은 마땅히 대비(大悲)의 마음을 일으켜 적절하고 청정하게 부처님의 삼매에 머물러야 합니다. 이 삼매를 얻으면 몸과 마음의 근본 자성(自性)이 청정하기가 유리와 같이 밝고 투명하여 장애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니 이를 정토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여덟 번째, 마음의 법을 받아들였으면 마땅히 스스로 관행(觀行)7)을 하여 마음의 경계를 깨달아야 합니다. 허망되게 갖가지 견해를 취하여 전도된 마음을 내 자신의 마음[我心]으로 집착하고 미혹하여 그릇된 견해로 체성(體性)을 막아 가리면 분명하게 헤아릴 수 없습니다. 보살은 맹세한 대로 마땅히 정진하여 유정 중생들을 위하여 정토를 부지런히 닦아야 합니다. 그리고 부디 여래께서 자신을 보살펴 주시기를 바라면서 곧장 세존을 대하고 곧 삼매에 들어가면 이윽고 자성의 마음이 수정과 같아져 안팎이 투명하고 훤히 비쳐서 모든 것이 다 청정하고 밝은 성품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찰토가 자신의 체성과 똑같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자체가 청정함을 깨달아 정토에 증득해 들어간다고 합니다.
아홉 번째, 법을 받아들이려면 마음의 체(體)를 관조하고 오직 자성을 보고 마음의 장애는 보지 않아야 합니다. 거듭 자성을 관조하여 깊이 법체에 들어가면 일어나고 멸하고[起滅] 나고 죽는[生死] 변역(變易)으로 정(定)에 드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대자대비한 큰 서원을 일으켜 거듭 마음의 성품을 관조하고 부지런히 공력(功力)을 더하면 그 마음이 선정에 들어가 무량겁이 경과하는 동안에도 삼매에서 벗어나지 않나니 뜻과 소원을 선정에 두고 항상 삼매에 들어 중생들을 교화하여 보리명혜(菩提明慧)와 실제(實際)에서 마음의 체를 깨닫게 하여 적정에 들게 하는 것을 정토라고 합니다.
열 번째, 법을 받아들여 받아들인 법을 의지한 다음에는 진실로 마음의 거울을 잘 관조하여 마음의 성품을 비추어 보고 오직 맑고 깨끗하게 비추니 두루 시방법계를 관찰하여도 밝고 고요하여 장애가 없습니다. 성품은 허공과 같은 미타법신정토(彌陀法身淨土)와 똑같은 것이므로 이 정토에서 광대한 서원을 발하여 마땅히 유정중생들을 구제해서 해탈시키고 마음의 거울을 깨달아 정토국에 들어가 부처님의 성스러운 성품과 함께 하면 이를 정토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보살은 이 정토에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당래세의 보살들을 가르쳐 이 관문을 닦아 들어가게 하여 모든 부처님의 법성정토를 증득하게 할 수 있을까요?”
보살은 먼저 당연히 자신의 마음을 관조하여 근본적으로 그 체(體)를 깨달아야 합니다. 심성(心性)의 내심(內心)과 외연(外緣)을 비추어 봄으로써 내심에 대한 깨달음이 일어나면 외연에 대해서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내심을 관조하되 마음은 고요하여 시작도 없다는 것을 알고 적멸(寂滅)을 원만하게 비추어 어떤 사물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 마음의 성품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6식(識)이 모두 함께 사라지고 5온이 저절로 공하여 적정(寂靜)을 깨달아 증득할 수 있으며 마음과 마음이 공하여 어리석음을 다 멸하여 없앤 정[滅盡癡定]을 얻을 수 있습니다. 3독(毒)도 동일한 체성[一體]으로서 똑같은 성품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오직 참되고 오직 올바르며 적정한 법신(法身)입니다.”
『대승유가금강성해만수실리천비천발대교왕경』 4권(ABC, K1272 v36, p.653c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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