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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기사에 의하면 가톨릭 최기복 관장은 “해인도는 의상스님의 것…특정 종교 유산 아냐”라면서 해인삼매도를 도용한 ‘일어나 비추어라’ 작품을 옹호 전시하고 있다. 작품을 도용한다는 것은 그 원 작품이 매우 훌륭하다는 의미이며, 도용한다는 것은 그 작품으로 작가 스스로가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는 의미이며, 도용한다는 것은 그 원 작품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 종교화합 저해하는 해인삼매도 ‘도용’
먼저 감사하고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이러한 훌륭한 작품을 도용함으로 세간의 이목을 자아내고 세간의 이목이 깊을수록 원 작품을 회고하게 되며 원작품의 작품성이 빛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다. 학자가 논문을 쓸 적에도 앞 사람의 글이 좋으면 스스로 빌려다 쓰되 누구의 어느 논문에 이러한 글이 있어 빌려다 쓴다고 그 근거를 밝히는 것이 상례이다. 그런데 가톨릭의 최기복 관장이 도용한 해인삼매도는 종교 간의 화합이나 세계적 평화를 위한 대 명제를 내세우면서 작은 예우도 지키지 못한 아주 옹졸하고 부도덕함을 면치 못했다.
최기복 신부는 최기복이란 이름 뒤에 신부라는 성직의 명칭이 따른다. 성직의 명칭에 따라 우리는 그가 신부이면 가톨릭교 하나님의 제자임을 인지하고 그에 따른 존경과 예우를 한다.
해인삼매도는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義湘大師, 625~702)가 80권 화엄경 요지를 밝힌 게송(偈頌)이다. 즉 법성게(法性偈)는 7언30구로 총 210자이며, 법성게를 도상한 법계도(法界圖)는 54개의 각을 이룬 인장(印章)으로 의상스님이 해인삼매에서 화엄의 깨달음을 드러낸 심인(心印)인 것이다.
최기복 신부의 말에 의하면 의상스님의 것이라면, 의상스님은 불교에 귀의한 조사이며 부처님 말씀인 화엄 사상에 의해 해인삼매에서 얻은 깨달음의 심인을 세상에 드러내 놓은 것이다. 분명하게 이야기 하자면 의상스님은 부처님의 화엄정수를 깨치신 부처님의 제자이며, 법성게는 사상적 화엄이념을 깨친 시문(詩文)이며, 해인삼매도는 의상스님이 선정에 들어 깨침을 드러낸 심인이다. 불교계에서는 해인삼매도를 일상적으로 행하는 일례이다. 이러한 일상적 의례를 가톨릭에서 귀중하고 특별한 것으로 세계적 평화와 인류의 구원을 받을 수 있는 도상으로 생각을 하니 내심 불교의 우월적 심인이 환희로 다가오기도 한다.
☞ 최기복 신부는 부처님 제자인가?
이만이 아니다. ‘일어나 비추어라’ 작품을 자세히 드려다 보고 깜작 놀랬다. ‘일어나 비추어라’ 작품은 불교계에서 참선 수행하는 조사들이 선(禪)의 세계에서 표현한 세계일화라는 사상적 의미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는 도교의 천도복숭아와 십장생, 세계만국기와 산천을 기반으로 도용한 해인삼매도를 그려 넣고, 해인삼매도 끝 부분인 부처 불(佛)자 대신 도상을 넉넉히 아래로 내려 십자가를 그려 놓았다. 의미적 이야기를 하자면 세계인들이 금생에는 강강술래를 하며 해인삼매도를 돌며 즐겁게 춤추고 노래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하늘나라에서 만나자는 이야기 이다. 내려놓고 보면 십장생과 천도복숭의 현실적 복덕과 장수, 도용한 해인삼매도 안에서 세계일화의 사상적 꿈을 꾸게 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한국적 기복과 수명장수 행복을 이야기하는 최기복 신부는 부처님 제자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최 관장은 해인도 왜곡 칠화를 제작한 옹청박물관은 ‘동서 문화사상의 조화와 창조적 발전에 힘쓰고 있는 곳’이라며 ‘특히 주어사 강학회의 종교화합 정신과 창의 정신을 계승해 종교간 화합 없이는 세계 평화가 없다’는 슬픈 역사적 교훈과 현실 앞에 종교간 상생과 화합을 실현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 천진암ㆍ주어사는 어떤가?
말은 맞는 말이고 사회적으로 이해시키기 충분한 말이다. 생각해 보자 가톨릭이 조선 땅에 들어와서 불교에 도움을 준 적이 있는가? 그들은 종교 간의 화합으로 세계적 평화를 이야기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들이 불리하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부르짖는 사회적 구호이자 변명이다. 특히 주어사 강학은 불교가 가톨릭교도들에게 베푼 선정이다. 그들이 탄압받고 천대받을 때 주어사에서는 아니 불교계에서는 그들에게 장소를 제공하고 삶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국가적 탄압으로 주어사가 폐사되게 되었고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되었다.
천진암이나 주어사는 불교계가 가톨릭에게 도움을 준 역사적 산실이다. 그들은 불교계로부터 도움을 받은 역사적 산실인 천진암 성역화를 추진하고 탄압의 역사를 복원하면서 천진암 터는 그들의 무덤을 만들고 그들만의 위대함을 선양하고자 했을 뿐 불교계에 도움을 받았다거나 천진암과 주어사 사지는 불교계의 것이라거나 하는 진실 되고 진솔한 이야기는 이 사회를 통해 한 마디 한 적이 없다.
종교인이라면 조금은 진실해야 한다. 잘못이 있으면 늦게라도 참회하고 이웃 종교에 용서와 양해를 구해야 한다. 종교인이라면 자구적 이익에 몰두하는 것 보다 사실적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그들이 신자들에게 회계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종교적 화합으로 세계평화를 이루자는 골빈 구호적 메아리가 아니라 참다운 마음으로 종교인의 양심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종교인의 양심적 행동으로 불교계에 참회하고 도용한 것임을 인정하고 전시물 철거를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