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라를 돕지 않는 것은 불충(不忠)이다.
曰人生斯世 當盡忠於君 傾誠輔國 今浮圖氏 不朝天子 不事王侯 高棲遐擧 坐觀成敗 豈可謂忠乎
말하기를,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마땅히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여 국사를 도와야 한다. 지금의 승려들은 천자에게 조예(朝禮)하지 않고 왕후를 섬기지도 않으며 멀리 떠나 고상한 삶을 살면서 앉아서 성패(成敗)만을 관(觀)하니, 어찌 충이라고 말하겠는가? 하였다.
답한다.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에는 임금이 될 자는 먼저 계품(戒品)을 받아 몸과 뜻을 청결하게 한 이후에 비로소 보위(寶位)에 오르게 한다. 또 무릇 출가한 이 들로 하여금 아침에 향을 사르고 저녁에는 등을 켜서 임금을 축원하고 국운을 축원하지 아니함이 없다. 어찌 충이라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임금이 작위와 녹봉으로 선(善)을 권하고 형벌(刑罰)로 악을 금지하는 것 이외에, 우리 부처님은 선을 행하면 좋은 일을 부르고, 악한 행을 행하면 재앙을 부르는 것을 보이시니, 사람들이 이를 듣고 자연히 악한 마음을 거두어 드리고 착한 마음을 낸다.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은 작위와 상을 권하거나 형벌로 위엄을 빌리지 않아도, 사람들로 하여금 바람에 기우는 초목처럼 가르침을 따르게 하시니 어찌 임금을 섬기고 나라에 충성함이 없다 하겠는가.
*보국(輔國) : 나라님을 도와 국정을 보살핌
부도(浮屠) : 중국어로 불타(浮屠).
왕후(王侯) : 제왕과 제후를 아울러 이르는 말.
하거(遐擧) : 중국 고사 (장수를 꿈꾼다.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살길 꿈꾼다)는 뜻이다.
미연(靡然) : 초목이 바람에 기울어지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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