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전생 현생 내생을 말하는 것은 사람들을 속이는 일이다.
曰人之生死 即人之始終也 故孔子只言生死而未嘗言其前後也 今浮圖言其前後而并其死生之間 謂之三世 夫生前死後 非耳目之所接 孰親視之乎 以之惑人 豈非誕也
말하기를, 사람의 나고 죽는 것은 곧 사람의 시작과 끝이다. 까닭에 공자께서는 다만 나고 죽는 것만을 말씀 하셨지 일찍이 그 전 후를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지금의 절에서는 그 전 후를 말하고 아울러 태어나고 죽는 사이에 삼세(三世)를 말한다. 대저 태어나기 전과 죽은 이후를 귀와 눈으로 접할 것이 없는데 누가 친히 보았겠는가. 이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이니 어찌 속이는 것이 아니라 하겠는가? 하였다.
답한다. 사람이 나고 죽는 것은 낮과 밤의 변화와 같은 것이다. 이미 변화가 있으면 곧 자연히 전후(前後)를 이룬다. 낮은 곧 지난밤으로 앞을 삼고 오는 밤으로 뒤를 삼는다. 밤은 곧 지난 낮으로 앞을 삼고 오는 낮으로 뒤를 삼는다. 아울러 낮과 밤이 자연스럽게 삼제(三際)를 이루었다. 낮과 밤이 이미 그러하니 세월 또한 그러하고, 세월이 이미 그러하니 생사(生死) 또한 그러하다. 과거는 비롯함이 없고 미래도 다함이 없으니 또한 이로 말미암아 잘 알 수 있다.
주역(周易)에 말하기를 ‘과거를 밝히고 미래를 살펴 득실(得失)의 과보를 밝힌다’ 했다. 왕래(往來) 한다는 말이 어찌 전후(前後)를 말한 것이 아니라 하겠는가. 삼세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속임을 삼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대사(代謝) : 생물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물질의 변화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삼제(三際) :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울러 이르는 말
이왕(已往) : 이전. 과거. 이미 정해진 사실로서 어쩔 수 없게 된 바에.
주역운(周易云) : 주역(周易), 계사하전(繫辭下傳).
창왕찰래(彰往察來) : 과거의 일을 분명히 밝혀서 장래의 득실을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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