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오불화는 로버트 마티엘리(Robert Mattielli)·샌드라 마티엘리(Sandra Mattielli) 부부가 포틀랜드박물관에서 기탁하여 보존, 전시 하였던 것이다. 이는 국립문화재연구소 국외문화재조사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7월 14일에서 7월 18일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한국 문화재 실태조사를 마치고 2015년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한국문화재 도록”을 발간하기 위해 자료정리 및 원고 집필 과정에서 원광대학교 김정희 교수의 “송광사 오십삼불도”의 한 폭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불교문화재 도난백서(1999)’에 도난문화재로 수록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2015년 5월7일 문화재청에서 종단에 경위와 과정을 설명하고 송광사와 이 사실을 공유했다. 9월에는 포틀랜드 박물관 기탁자가 오불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조건부 의견을 전달해 왔었고, 11월 문화재청과의 간담회에서는 포틀랜드박물관에서의 전시와 심포지엄 지원을 위해 종단 문화부와 문화재청 국제협력과가 지원방안을 두고 논의하였다.
인연이란 미묘한 것이다. 송광사는 나의 본사이다. 송광사는 70년 초에 전기가 들어 왔다. 전기공사를 할 적이면 전기공사를 하는 기술자들이 땅을 파고 천장을 뚫고 전기선을 늘어뜨리는 모습이 신기해 보이기도 했다. 다른 절에 비해 가장 늦게 한 전기 공사라 하기도 했다. 특이나 송광사 화엄전은 송광사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이다. 화엄전을 중심으로 불조전과 삼성각이 있고 요사 한 채가 있었다. 사시 마지를 올리고, 줄넘기를 하고 배드민턴을 치고, 초저녁에 달이 뜨면 달맞이꽃이 핀다. 달맞이꽃이 달을 향해 피면서 소리를 내는데 듣는 사람에 따라 들리는 소리가 각기 다르다는 것도 그곳에서 알았다. 그 때도 불조전에는 오십삼 부처님의 불상과 오십삼 부처님의 불화가 있어야 했다. 부처님은 오십삼 분인데 불화는 아무리 봐도 오십삼불이 아니 되었다. 빈곳이 있었다. 사시 마지를 올리고 불조전을 나올 때면 출입구 양 벽면에 누구를 애절하게 기다리는 사각형의 창백한 하얀 얼굴을 드러내 놓고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 때는 알지 못했었다.
문화부장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받은 업무보고로 오불화 환수 작업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일 먼저 조건을 살폈다. 조건은 1) 불화 포장 및 운송에 따른 비용은 한국이 부담한다. 2) 기탁자 명예 예우를 위해 전시회 심포지엄을 진행해 줄 것, 3) 한국 반환 이후 기탁자 부부와, 박물관장 학예사 등 4명을 초청해 달라는 것으로 이에 따른 일체의 비용을 한국에서 지불해 달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환수 특성상 총무원 예산으로 환수비용을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업무 속도가 더디게 진행된 것을 알았다.
송광사는 일화스님이 총무소임을 보고 이어서 대화하기가 아주 편했다. 오불화는 송광사 불조전 오십삼불화의 한 폭으로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 기증 전시하여 지역 주민과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민에게 긍지나 자부심을 심어 주며 한국 문화를 선양홍보 하는 것도 좋지만, 오불화가 송광사에 돌아오심으로 송광사 불조전의 오십삼불화의 완성과 문화적 가치와 종교적 신앙심이 갖추어지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하루 속히 모셔 오셔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송광사에서 비용을 대는 것이 제일 빠를 것 갔다고 했다.
비용의 문제가 해결됨으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2016년 5월 문화재청에서는 포틀랜드박물관을 방문하여 기증자 면담을 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구입 경위도 들을 수 있었다.
로버트 마티엘리(Robert Mattielli)·샌드라 마티엘리(Sandra Mattielli) 부부의 구입 경위는“ 1960년대에서 1980년대 까지 한국에 머무르면서 서울 인사동을 자주 방문하여 여러 가지 물품을 구입하고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하면서 통역도 했었다. 70년대 초 어느 날 목가구점에 있는데 한 고물상이 손수레에 궤를 실고 들어서는데 감나무로 되어 있는 서랍장 들과 앞쪽으로 열고 닫는 문 형식으로 된 단단한 느티나무 재질의 서랍장이 실려 있었다. 상점 주인이 서랍장을 사들였고 앞쪽으로 열고 닫는 문 형식으로 된 서랍장 안에는 넝마와 같은 상태의 접혀진 불화 한 점이 있었다. 불화는 손상이 많이 된 상태로 채색이 벗겨진 곳도 있었다. 불화의 얼굴들과 색감에 흥미를 느꼈다. 2주 후 $10에 구입하여 기정면씨에게 표구를 부탁해 현재에 이르렀고, 도난품인줄은 알지 못했다”고 했다.
포틀랜드박물관 환수를 위해 종단 인수위를 구성하게 되었을 때도 나는 못 간다고 했다. La카운티 박물관을 다녀왔으니 문화재 팀장을 위주로 구성해서 송광사 스님들을 잘 모시고 다녀오도록 하게 하였다. 까닭에 오불화 인수위로는 종단에서 문화재 팀장 이용윤, 주임 신유철, 기획실 홍보팀 주임 임융창, 송광사 총무국장 일화스님(대표단장) 전 주지 현봉스님, 박물관 김다영, 통역 이미숙. 문화재청 국제협력과 사무관 유재걸 이었다.
송광사 오불화는 12월 8일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고 나는 마중을 나갔다. 불교 중앙 박물관으로 이운을 하고, 12월 14일 종단 공개하는 행사 이전인 12월 12일 그만 두게 되었다.
끝 간을 생각해 보면 부처님이 송광사로 돌아오시고 싶어 나를 문화부장으로 불러 들여 돌아오는 경비를 해결하게 하고 덤으로 문화부장이란 직위를 역임하게 하신 듯 한 생각이 든다.
포클랜드박물관에 기탁된 오불화가 원광대학교 김정희 교수의 “송광사 오십삼불도”의 한 폭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에 따라 불교문화 도난백서(1999)에 도난문화재로 수록된 것을 확인함으로부터 오불화는 포클랜드박물관에 기탁 전시 활용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의 소장 활용 매각의 가치와 값을 상실했다고 봐야 했지만, 기탁자와 전시 박물관의 존엄성과 송광사로 속히 환수함으로 종교적 신앙심과 공경심으로 공경 공양해야한다는 절박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행자의 궁극은 성불에 있다. 오십삼불상과 오십삼불화도는 모두 스님들이 화주자가 되어 있다. 조선시대 스님들은 각자의 원불을 모시고, 모신 부처님과 닮기를 바라며 염불 수행 정진하였다. 한분 한분의 행하고자하는 원력과 육도윤회를 벗어나고자하는 성불의 꿈은 심대하고 원대한 것이다.
불안과 가난은 문화의 가치를 미약하게 하지만 최고와 최대의 문화는 최고와 최대의 문화적 가치와 값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까닭에 일등 국민은 일등 문화를 만들어 내야하고 그 문화는 계승 보존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근자에 로버트 마티엘리(Robert Mattielli)·샌드라 마티엘리(Sandra Mattielli) 부부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하여 인터넷을 찾아보니 ‘2021년 KF 글로벌 챌린저 박물관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오리건대학교 조던슈니처미술관(JSMA)에서 인턴십을 수행하고 있는 김안나의 9개월차(2022년 6월) 마지막 인턴 활동 보고서에’ 로버트 마티엘리(Robert Mattielli)·샌드라 마티엘리(Sandra Mattielli) 부부를 개인 수집가로 소개하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지난 6월 11일에 한국실의 새로운 전시가 개막되었습니다. 제목은 “Devout Prayers: Korean Religious Paintings of the Joseon Dynasty and Beyond”로, 미술관의 대표유물인 16세기 <지장시왕도>와 함께 포틀랜드의 개인수집가인 Robert & Sandra Mattielli 부부로부터 대여하거나 기증받은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장수와 번영, 행복을 향한 한국인들의 염원을 담은 조선 후기의 불교, 도교, 무속신앙의 회화와 길상의 의미를 담은 민화들을 통해 당시의 한국의 종교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미술관 설립자와 깊게 교유했던 Elizabeth Keith가 20세기 초 한국에 왔을 때 제작했던 목판화도 함께 전시하여, 당시 서양인들의 눈에 비친 신비로운 우리나라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1)
또한 2022년 11월 1일 뉴스렙에서는 “도난당한 오불도 중 당래미륵존불을 포함한 작품은 미국에서 돌아왔지만, 비바시불이 포함된 오불회도는 여전히 소재 미상이었다. 하지만 오불회도 환수 이후 송광사 불조전 불화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하며 관심이 증대됐고, 지난 2021년 국립중앙박물관에 1990년대 기증된 불화가 바로 송광사 불조전의 오불도로 밝혀지며 나머지 한 폭을 찾게 됐다. 사라졌던 오불도 두 폭을 모두 찾게 되자, 송광사 성보박물관은 2022년 두 차례 특별전을 통해 대중에 불조전 불화 전체를 공개했다. 마티엘리 부부의 반환이 결실을 봐 마침내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불교적 세계가 본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한편 53불도와 불상이 있었던 불조전은 오십전(五十殿)으로도 불렸으며, 인조 11년(1633)년 건립돼 정조 22년(1798)년 1차 중수, 1947년 2차 중수됐다. 53불상은 숙종 10년(1684) 충옥 스님 등이, 53불도는 영조 원년(1725) 의겸 스님 등이 조성했다.” 고 기사화 하였다.2)
이로서 송광사 오십삼불화도는 완전무결한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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