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다 아득아득 달조차 지려는데 / 滄海茫茫月欲沈
눈물이 이슬과 함께 옷섶을 적시누나 / 淚和涼露濕羅衿
넘실넘실한 이 수면 상사한들 어찌하리 / 盈盈一水相思恨
견우 직녀 응당 이 밤 심정 알거로세 / 牛女應知此夜心
姜睡隱看羊錄 / [事迹]
*강수은(姜睡隱) :
강항(姜沆, 1567~1618)으로, 자는 태초(太初)이며 호는 수은이다. 정유재란 때에 남원에서 의병을 모집하여 싸웠으며 경사백가(經史百家)에 통달하였고 포로로 일본에 있으면서 그곳에 성리학을 전하였다. 저서에는 《간양록(看羊錄)》, 《수은집(睡隱集)》이 있다.
목은 선생(牧隱先生)의 운을 차하여 문생(門生) 정 통주(鄭通州)의 시축에 쓴다.
창해가 아득하여 거울같이 평평한데 / 滄海茫茫似鏡平
봉래도 찾으려고 배 띄워 간다 / 爲尋蓬島放舟行
여러 고을 원을 만나 빈주로 되고 / 相邀列郡爲賓主
뭇 신선 더불어 형제가 되네 / 應與群仙作弟兄
구름 밖 봉우리는 땅에 떠서 푸르고 / 雲斷遠峯浮地碧
하늘가 아침 해는 파도 위에 청명하다 / 天開初日浴波明
그 어른 모시고 청경에 못 가보니 / 未陪杖屨遊淸境
가슴속 답답한 정 씻기 어렵네 / 難洗胷中鬱鬱情
陽村先生文集卷之八 / 詩
* 양촌陽村 권근權近(1352∼1409)
강남의 버드나무〔江南柳〕
강남의 버드나무여 강남의 버드나무여 / 江南柳江南柳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황금빛 실이로다 / 春風裊裊黃金絲
강남 땅 버드나무 빛은 해마다 좋다마는 / 江南柳色年年好
강남 땅 나그네는 어느 때에나 돌아갈까 / 江南行客歸何時
푸른 바다엔 아득히 만 길 파도 이는데 / 蒼海茫茫萬丈波
고향 산천은 저 멀리 하늘 끝에 있도다 / 家山遠在天之涯
하늘 끝 사람은 밤낮 돌아갈 배 바라보며 / 天涯之人日夜望歸舟
지는 꽃 마주하고 공연히 길게 탄식하니 / 坐對落花空長嘆
긴 탄식에 상사의 괴로움이야 알겠지만 / 空長嘆但識相思苦
이곳 행로의 어려움을 제 어찌 알겠는가 / 肯識此間行路難
인생에 멀리 유람하는 사람 되지 말지니 / 人生莫作遠游客
젊은 시절 두 귀밑털이 눈처럼 희어졌네 / 少年兩鬢如雪白
圃隱先生文集卷之一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1337~1392)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卷二十九 / 慶尙道
烈女藥哥。“蒼海茫茫紫鳳騰，八年生理只孤燈。歸來試把蔆花照，臉上丹霞一半凝。”
열녀 약가(藥哥) 푸른 바다 아득한데, 붉은 봉[紫鳳]이 난다. 8년 동안을 외로운 등잔 벗삼아 살았노라. 돌아와 거울[菱花] 잡고 비추어 보니, 눈시울 위에 붉은 놀이 반쯤 엉기었네.
*신증동국여지승람 [新增東國輿地勝覽]
조선 시대, 1530년에 왕명에 의하여 이행, 윤은보 등이 펴낸 인문 지리서
균 스님이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며〔送均師還〕
녹수청산 중중첩첩한 곳으로 / 靑山疊疊水重重
노스님 한 분 지팡이 짚고 가네 / 一箇老僧携短筇
뒷날 서로 만날 곳이 어디냐 하면 / 他日相逢何處是
소나무 몇 그루 맑은 바람 탑상 옆 / 淸風榻畔數栽松
도은집 제3권 / 시(詩)
*고려 말 문인 이숭인(李崇仁·1347~1392)
산당서객전〔山堂書客傳〕
청산은 겹겹이 솟아 있고 / 靑山疊疊
녹수는 콸콸 흐르니 / 綠水汩汩
세속의 시끄러움이 이르지 않고 / 塵喧不到
세간의 염려가 닿지 않네 / 世慮不接
생각도 없고 염려도 없어서 / 無思無慮
홀로 행하고 홀로 즐거워하니 / 獨行獨樂
천지를 우러러보고 굽어보매 / 仰觀俯察
부끄럽지 않노라 / 不愧不怍
바람이 산의 정자에 불어오니 / 風來山亭
여기에 눕고 / 於焉而臥
구름이 산허리에 비끼니 / 雲橫山腰
여기에 앉노라 / 於焉而坐
학이 산꼭대기에서 춤추니 / 鶴舞山顔
이와 함께 즐기고 / 與之共嬉
원숭이가 산마루에서 울부짖으니 / 猿號山嶺
이와 함께 어울린다 / 與之相宜
울창한 산 소나무가 / 鬱鬱山松
집이 되고 방이 되고 / 爲廬爲室
널찍한 산 너럭바위가 / 盤盤山石
평상이 되고 자리가 되네 / 爲牀爲席
달이 산 위에 걸리면 / 月掛山上
시를 볼 수 있고 / 可以看詩
꽃이 산 뜰에 떨어지면 / 花落山庭
허기를 달랠 수 있네 / 可以療飢
산속의 즐거움 / 山中之樂
즐겁고도 끝이 없으니 / 樂且無央
여기에서 노닐고 여기에서 즐기면서 / 遊於斯樂於斯
내 삶 마칠 때까지 소요하리라 / 終吾生以徜徉
산당집 제2권 / 전(傳)
*산당집(山堂集) (1805)
조선 성종(成宗) 때의 학자인 최충성(崔忠成)의 문집. 5권 2책. 목판본. 초간본(初刊本)은 1805년(순조 5)에 저자의 9대손인 최혁(崔爀)이 송환기(宋煥箕)의 서문(序文)을 받아 간행함.
차운하여 능제 선사를 전송하다〔次韻送能濟禪師〕
깊고 깊은 오대산에 있는 불계 빛 푸른데 / 隱隱臺山佛髻靑
구름 가를 따라가며 돌아가는 길 찾누나 / 却從雲際認歸程
선사에게 다시 조계 길 찾으라 권하노니 / 勸師更覓曹溪路
한 모금을 마셔보면 차고 더움 응당 알리 / 一飮應知暖與冷
푸른 산은 첩첩하고 물은 휘휘 감돌거니 / 靑山疊疊水回回
원숭이와 학은 응당 오래 안 와 걱정하리 / 猿鶴應愁久不來
오늘 문득 산속 있는 방장 찾아가서 보면 / 今日却尋方丈去
예전처럼 누런 국화 산 가득히 피었으리 / 菊花依舊滿山開
인간 중에 운산에서 늙어갈 줄 누가 알랴 / 人間誰解老雲山
다 죽도록 분망하여 한가로울 틈이 없네 / 抵死茫茫不自閑
어느 때나 경개하여 나직한 말 들어보나 / 傾蓋何時聞軟語
귀밑머리 소슬하여 벼슬할 맘 없어지네 / 鬢毛蕭颯宦情闌
삼탄집 제3권 / 시(詩)
*삼탄집(三灘集) (1515)조선 태종(太宗)~성종(成宗) 때의 문신인 이승소(李承召)의 시문집. 14권 5책. 목판본. 아들 이희(李熙)와 외손자 이수동(李壽童)이 1515년(중종 10) 함경도 관찰사 윤금손(尹金孫)의 도움을 받아 함흥(咸興)에서 간행함.
함께하는 공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