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법 2568년
우리나라가 불교를 수용한 지 2000년
중앙승가대학교 개교 45년
지난 2023년 11월 9일 학교법인 승가학원 134차 이사회에서는 “학교법인 승가학원과-학교법인 동국대학교와 통폐합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하는 것으로 의결되었다.”
학교법인 승가학원과-학교법인 동국대학교와 통폐합하려는 이유는 △사회적 인구 감소로 인한 출가자 절벽이란 명제 속에 승가대학교 신입생을 충원할 수 없게 되므로 교육부로부터 폐교 조치를 당할 수 있다. △현재 승가학원 중앙승가대학교 자산이 3,000억에서 5,000억 정도 되는데 만일 중앙승가대학교가 교육부로부터 폐교 명령을 받게 되면 삼보 정재가 국가로 귀속되게 되니 그 전에 일찍이 자체 조치를 취하자는 것이다.”
이는 상원결사 회주 자승스님의 지시로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법보신문 기사를 인용하면 “상원결사회주 자승스님은 (중앙승가대가) 폐교되면 5,000억 가까운 재산이 (정부에) 넘어간다. 승가대뿐만 아니라 개운사까지 포함된 문제다. 삼보정재를 정부(교육부)에 그냥 넘겨줄 순 없다. 동국대가 1년에 70~80억, 100억 적자가 나더라도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반드시 중앙승가대를 지켜내야 한다”라고 했다. / 2023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중앙승가대학이 설립 개교 한지 어언 45(2024)년의 역사이다.
45년의 역사 속에 졸업생이 2,500명 본교의 총장 3명, 중앙의 포교원장 1명, 교육원장 1명, 호계원장 1명, 중앙종회의장 3명, 총무원장 1명의 인재를 배출한 학교이다.
동국대학교에서는 중앙승가대학교의 재산을 탐하거나 중앙승가대학교와 병합할 생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학교법인 승가학원 134차 이사회에서중앙승가대학교를 동국대학교와 통폐합을 위해 지속적인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중앙승가대학교 2,500명 졸업자나, 현재 재학생, 대학원생 모두가 동국대학교와 통합한다는 이야기에 한 사람도 부당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 중앙승가대학교를 졸업한 모든 스님들이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가 대학 순위 8위의 동국대학교 출신이란 명분을 가지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귀머거리나 벙어리는 더더욱 아닐 텐데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동문회장에게 전화했다. 동문회장은 동문회 운영위원회에서 그렇게 하기로 의결했다며 동문회장이 동문회장 자리를 없애면서도 당당했다. 동문회 운영위원회는 동문회 자체를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가? 또는 모교 운영에 어떠한 도움을 줄 것인가를 논의하는 곳이지 중앙승가대학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기구도 아니며 논의해서도 안 되는 위원회 이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이 지시한 말을 따라가 보면 “중앙승가대학교 자산이 5,000억 정도이며 개운사도 포함된다. 그러니 중앙승가대학교가 폐교되면 삼보 정재가 유실된다는 것이다.” 삼보정재 유실이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중앙승가대학교와 개운사는 분리되어 있다. 승가대학교는 개운학사와 김포학사는 교육부 학교법인으로 등록되어 있고, 개운사는 종교단체로 문화체육부에 등록된 종단 산하 사찰이다. 승가대학교가 폐교된다고 할지라도 개운사가 국가에 귀속될 일은 없다.
문제는 개운 학사이다. 개운학사는 중앙승가대학교가 김포학사로 이전하면서 정리하지 못한 미진한 부분이 있다. 중앙승가대학이 김포로 이전하고자 한 것은 각종학교에서 정규 4년제 대학으로 승격하기 위해서이다. 종단의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 중앙승가대학을 김포로 이전하는 데에는 많은 애로와 고통이 동반되었고 그 고통 속에는 재정난이 가장 큰 것이었다. 어렵게 건축 인허가를 정부로부터 받고 토목, 건축 공사가 마무리되어가는 속에 종단 종회의원 몇몇이 공사 비리를 들고나왔다. 이로 인해 종회에서 감사팀이 결성되고 장기간 감사를 시행하였다. 감사 결과는 별다른 비리 없이 건축물 축소(도서관, 학생회관)로 마무리하면서 이전을 하게 되었다. 그때 종회에서 나온 감사팀이 김포학사 이전을 실행하면서 개운학사를 개운사로 돌려놓는 것을 놓쳤다. 개운사는 근대 불교 교육을 육성 발전시킨 석학 석전 박한영 만해 한용운 최남선 이광수 김달진 서정주 등의 얼이 담겨 있고, 현대 석학 탄허 스님이 대원암에 주석하신 곳이며 중앙승가대학 각종학교 인허가를 받은 현대불교 교육의 산실이기에 중앙승가대학교를 김포로 이전하였으면 개운학사를 개운사로 되돌려 근현대 교육의 역사적 산실로 기념하게 하여야 했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교육법상 학교법인을 폐할 때에는 유사 법인과 병합하게 되어 있다. 즉 학교법인이라 할지라도 사립이든 종립이든 법인의 유사성이나 특성을 고려하여 서로 간에 병합 내지는 귀속을 종용하는 것이다. 만일 승가대학교가 출생 절벽으로 인한 출가자 감소로 신입생을 충원 확보하지 못하거나 운영 부실로 폐교 또는 병합하게 되었을 때는 기존 학교의 존속 여부를 따지기 전에 자연스럽게 동일 종립 교육법인에 병합되는 것이니만큼 굳이 서두를 것이 없다.
또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은 “동국대가 1년에 70~80억, 100억 적자가 나더라도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반드시 중앙승가대를 지켜내야 한다”라고 했다. “중앙승가대학을 지켜내야 하는데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다.” 하니 죽어도 비슷한 이름은 남겠다는 말씀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학교법인 동국대학교가 학교법인 승가학원과 통합을 하고서 어떻게 중앙승가대학교를 지켜낸다는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5,000억의 자산을 축재하고서는 운영상 1년에 100억 적자가 나더라도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중앙승가대”를 지켜내야 한다고 힘주어 얘기했다.
통합을 강조하면서 “중앙승가대”를 살려야 한다는 말에는 많은 의구심이 든다. “중앙승가대학교”와 “중앙승가대학”은 그 명칭에서부터 다르다. “중앙승가대학교”는 4년 종합대학교를 말하는 것이고, “중앙승가대학”은 4년제 단과 대학을 말하는 것으로 그 성격이 구분된다. 중앙승가대학교를 동국대학교에 병합하여 단과 대학인 “중앙승가대학”을 둔다는 상, 하가 구분되는 차별된 말이다. 동국대학교에 승려가 공부하는 승가학과와 선학과 불교학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며, 예전부터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동국대학교의 지나간 일이에는, 동국대학교 일반학과 학생들 중심으로 일반학과 교육생들의 등록금으로 승가학과만 무상 교육하느냐고 데모를 한 적도 있다. 또 인구 절벽과 출가자 감소로 중앙승가대학교을 폐교 통합하면서 동국대학에 통합한 승가학교가 존립할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이는 현대 승려 교육 체계를 동국대학으로 단일화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80년대 성철스님께서는 대장경을 팔아서라도 대학교를 설립하라고 하셨다. 교육은 교육의 특수성이 있다. 학교법인 중앙승가대학교는 동국대학교와는 조금 다르다. 학교법인 승가학원은 종교인을 육성하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특별 학교법인일 뿐 아니라, “중앙승가대학교”는 국가에서 승려 교육 육성을 인가를 받은,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승려 교육기관이다. 어쩌면 세계 유일한 국가인정 승려 육성 전문 교육기관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중앙승가대학교는 국가로부터 승려 교육을 인가받아 조계종단이 운영하는 것이니만큼,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회에서는 학교 통폐합을 논하기 이전에 시대의 흐름인 인구 감소에 따른 현실적 교육 방법과 차제를 어떻게 다변화 다양화할 것인가부터 논의되어야 했다.
먼저 우리 종단에서 임의적으로 인정하는 교육기관인 강원과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교육기관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시대를 읽고 미래로 실어나를 수 있도록 종단이 지향하는 승려 위상과 이에 따른 승가 교육 방향을 정하고. 단계와 차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이다.
미래지향적 승가는 양보다 질을 우선으로 하여 사회로부터 존중받고 사랑받는 승가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종단의 지향성이 확립되어야 한다. 이어서 승가 존엄의 정체성과 승려 교육 가치를 확립하고 차제와 단계를 설정하여야 한다. 정체성과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행체제와 수행접근 성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그 한 부분으로 승가 교육은 교육을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한 학교일 뿐만 아니라, 존경하는 어른을 모시고 학자와 율사와 선사 강사가 함께하는 종합 수행도량이어야 하며, 국가로부터 인정받는 각자의 전공을 길러내는, 즉 화엄 원각 능엄 금강 범패 등 전문성이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 또 하나는 사회에 실천적 기반을 둔 역할로 선택적 다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참선 수행으로 파생되는 참선 병리학, 요가, 선무도, 다도, 서예, 음식, 도구, 의복, 침술, 생약 등이 직업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설혹 승려로서의 평생 수행을 그만두고 사회에 나가더라도 사회적 기반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하고 그들 역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교육이 실행되어야 하는 것이 부제이다.
봉은사는 1988년도 종단 분규 속에 종단으로부터 중앙승가대학 운영지원 사찰로 지정받아 중앙승가대학에서 수습 정리한 사찰이다. 1990년대 ‘각종학교’ 인가를 국가로부터 받고 ‘4년제 정규대학’ 인가를 받고자 개운학사에서 김포학사로 이전하는 과정에 종회 결의를 얻어야 했다.
종회 결의를 얻으면서 중앙승가대학교는 김포로 이전하여 종단에서 운영하고, 봉은사는 중앙승가대학 운영 지원사찰이니만큼, 중앙승가대학을 종단의 기본 교육기관으로 존속 운영하는 조건으로 종단에 귀속시켰다. 이로 인해 지난날에 중앙승가대 동문회장 출마자가 봉은사 주지 기득권을 주장한 적이 있었지만 무의미한 일이 되기도 했다.
오늘날 시간이 흘렀다고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중앙승가대학교 운영 부재 근간을 출가자 감소만의 빌미로 봉은사를 빼고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오늘의 모든 일은 출렁거리기 마련이다. 사회적 인구 감소가 중앙승가대학에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가뭄에 물이 마르다 보면 가뭄의 시간과 깊이에 따라 우물도 저수지도 강도 바다도 마른다. 기독교도 가톨릭도 동국대학도 일반대학도 조계종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인구 절벽 시대에 출가자가 몇 명이냐고 묻기 전에 인구 절벽 시대에 맞는 출가자 정체성을 새로이 정립하고 교육방안을 간구하여 승가의 대사회적 위상을 정립하는 시대적 전환이 필요하다.
한 명의 출가자가 존속하는 한, 중앙승가대학교는 국가가 인준한 승려양성 학교법인으로서, 종단이 지향하는 승려 상과 사회적 다변화에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으로 유지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
*중앙승가대학교을 유지 지속 발전시킬 위원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인구 절벽을 핑계 삼지 않고 승가 위상 정립을 위해 교육 열정을 불태우고자 하신 분들의 동참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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