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딩동, 택배 왔습니다. 이선화씨, 본인 맞지요?"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가 건네준 커다란 박스에는 큰 동생 이름이 적혀있다.
'뭘 보냈을까?'
택배로 온 박스를 뜯어보니
블루베리, 참외, 토마토와 푸성귀 잎들이 가득 담겨있다.
깨끗이 씻기고 닦여 얌전히 자리 잡고 있는 모습들이
세수한 내 얼굴보다 더 깨끗하다.
조심조심 식탁에다 꺼내 놓는데..
식탁위로 새까맣게 잘 익은 블루베리 하나가
또르르르~ 굴러 가는 그 자태가 어찌나 귀엽고 예쁜지..
주어서 입안에 쏙 넣으니
아~ 농익은 블루베리 맛이 새콤달콤한 것이 참 맛있다.
다 꺼내 놓으니 식탁 위가 마치 미니 마트 같다.
소쿠리 몇 개를 꺼내 푸성귀들을 한 번 더 샤워시켜
주주룩~ 물 받쳐 놓고 보고 있으니 참으로 흐뭇하다.
동생은 양지바른 산자락에 예쁜 집을 짓고
앞뜰에는 채송화, 봉선화, 제비꽃, 나리꽃, 백합등
여러 꽃들과 온갖 과실나무를 심고
채소밭에는 여러 푸성귀들로 가득 하고
한 곳에는 정자와 그네를 만들어 놓고
"누나! 아무 때나 오세요~"
하는 동생한테
그래 갈깨 하고는..
딱히 하는 일도 없이 뭐가 그리 바빠서
기다리는 동생 바람 맞추기 일쑤고...
급기야 동생은 이렇게 택배를 보낸다.
때가 지나면 맛도 못 본다면서...(참 착하기도 하지..)
직장 다니며 틈틈이 씨 뿌리고 가꾸고
끊임없이 자라나는 잡풀을 땀 뻘뻘 흘리며 뽑아주는
동생의 부지런함과 노력 끝에 얻어내는
달콤하고 뿌듯한 행복의 열매들이다.
이 자식 같은 열매들과 푸성귀 잎들을
박스에 가득가득 정성을 채워
누나에게 택배 보내는 큰 동생 얼굴에도
마냥 행복이 가득 했을 것이다.
동생의 정성과 고마움까지 얹어 먹는 달디 단
열매에서 동생 냄새가 물씬 난다.
형제와 가족이 있음은 여정 길에
가장 소중한 자산이란 걸 또 한 번 느끼는
마음이 넉넉해지는 오늘이다.
이즈음에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동생과 이렇게 정을 나눌 때마다 그 친구 하는 말!
아~ 나는 부럽기만 하다.
아~ 나도 그런 거 보내주는 동생이 있으면 참 좋겠다.
아~ 나는 왜 시골 사는 동생 하나 없을까.
하며 늘 부러워하는 친구다.
여름 폴폴 익어가고 있는데...
폭 익은 열매를 맛보라고 갖다 줘야 겠다.
알알이 품은 내 사랑하는 동생의 이쁜 마음도 맛보라고...! ㅎ
동생! 고마워, 잘 먹을게~ ^^*
2010. 7. 21.
진여심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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