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현성의 정법이 이미 구족히 설하여졌사오나, 인과의 두 가지 모습은 마땅히 어떠한 것입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불자여, 삼세제불이 행하시는 바의 인(因)은 이른바 십반야바라밀이니 이것이 백만 아승지 공덕의 근본이니라. 불과 보살이 또한 그 중에 섭재되어 있느니라. 그러므로 십법(十法)을 금강지혜해장(金剛智慧海藏)이라고 하나니 일체광명공덕(一切光明功德)의 행을 출생하느니라.
불자여, 십반야바라밀이란 보시를 행하는 것에 따라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는 재물이고, 둘째는 법이고, 셋째는 중생에게 무외를 보시하는 것이니라. 계(戒)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하나는 자성계(自性戒)이고, 둘째는 수선법계(受善法戒)이고, 셋째는 이익중생계(利益衆生戒)이니라. 인(忍)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는 고행을 참고, 둘째는 외악(外惡)을 참고, 셋째는 제일의제를 참는 것이니라. 정진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는 큰 서원의 마음을 일으키고, 둘째는 방편으로 나아가며, 셋째는 중생을 권화하는 것이니라. 선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 정(定)은 어지러운 모습을 일으키지 않으며, 둘째 정은 모든 공덕을 낳으며, 셋째 정은 중생을 이롭게 하느니라. 지혜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는 유제(有諦)를 비추고, 둘째는 무제(無諦)를 비추고, 셋째는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를 비추느니라. 원(願)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는 자행(自行)의 원이고, 둘째는 신통의 원이고, 셋째는 외화(外化)의 원이니라. 방편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는 향과(向果)에 나아가고, 둘째는 유무를 교회(巧會)하며, 셋째는 일체법을 버리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것이니라. 통력(通力)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는 보통(報通)이고, 둘째는 수정통(修定通)이고, 셋째는 변화통(變化通)이니라. 무구혜(無垢慧)에 세 가지 연이 있나니, 첫째는 무상지(無相智)이고, 둘째는 일체종지(一切種智)이고, 셋째는 변화지(變化智)이니라.
불자여, 십지(十智)에서 일체의 공덕행을 낳느니라. 일곱 가지 재물(七財)은 신(信).시(施).계(戒).문(聞).혜(慧).참( ).괴(愧)인데 이것을 자용(資用)하면 성불할 수 있기 때문에 재물이라고 하느니라. 사섭(四攝)은 이익(利益).유어(濡語).시법(施法).동사(同事)를 말하며, 사무애변(四無碍辯)은 법변(法辯).의변(義辯).어변(語辯).요설변(樂說辯)인데 이 네 가지 변재의 법 가운데 걸림이 없고 막힘이 없기 때문에 무애(無碍)라고 이름하느니라. 걸림이 없는 지혜(無碍智)에서 지혜를 내기 때문에 요의경(了義經)에 의지하고 불요의경(不了義經)에 의지하지 않으며, 법에 의지하고 사람에 의지하지 않으며,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않으며, 지혜에 의지하고 아는 것(識)에 의지하지 않는다고 이름하는 것이니라. 지혜에서 십력(十力).사무외(四無畏).육통(六通).삼명(三明)의 백만 아승지의 공덕을 내며 차제(次第)로 지혜를 낳느니라. 능히 여덟 가지 세제(世諦四諦.二諦.十二因緣.緣成假.相待假.相續假.法假.受假의 여덟 가지)의 일체법을 연하는데, 사제(四諦)와 이제(二諦)와 십이연(十二緣)의 제법은 연성(緣成)의 가법(假法)이므로 아(我)가 없고 법만이 있을 뿐이니라. 상대(相待)하여도 일체상은 허상이므로 상속하여 하나라고 이름하느니라. 공하여 불가득이므로 인에서 생기고 집기(集起)하며, 법에 즉하는 연이 아니라, 실실(實實)이 모여서 유(有)를 생성하여 법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법은 가조(假造)의 법이며, 수(受)는 기용(起用)이라고도 하고 취법(聚法)이라고도 하느니라. 그러므로 여덟 가지 유위법과 일체법은 본지(本智)가 비추는 곳(所照處)이니라.
다시 이 지(智)에서 능히 오개(五蓋)인 탐(貪).진(瞋).수(睡).도(掉).의(疑)와 사식(四食)인 촉(觸).식(識).사(思).단식(段食)과 사생(四生)인 난생.태생.습생.화생과 십악(十惡).오역(五逆).팔도(八倒).삼장(三障).팔난(八難).십삼번뇌(十三煩惱).육도(六道).삼계(三界).육십이견(六十二見).사류(四流).사박(四縛).사취(四取).구번뇌(九煩惱).칠식주(七識住).사결(四結)을 모두 없애는데, 없애는 바의 모든 것을 다 불선(不善)이라 이름하느니라. 불자여, 십지경(十智境)이 없애는 바의 일체 공덕을 다 불인(佛因)이라고 이름하나니, 그대는 마땅히 받아야 하고 마땅히 행하여야 하느니라.
불자여, 그대가 앞에서 말한 과(果)라고 하는 것은, 오현(五賢)의 보살이 모든 도법을 수행하여 일대과(一大果)를 증득하므로 법성체(法性體)라고도 하느니라. 그 법성체는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며, 대(大)도 아니고 소(小)도 아니며, 신(身)도 아니고 심(心)도 아니며, 상(相)도 아니고 삼세(三世)도 아니며, 하늘(天)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며, 이름(名字)도 아니고 상락아정(常樂我淨)도 아니며, 육도(六道)도 아니고 육식(六識)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며, 수량(數量)의 법도 아니고 일체의 법상(法相)을 지나며, 복전(福田)도 아니고 귀신(鬼神)도 아니며, 동정(動靜)도 아니고 생멸(生滅)도 아니며, 제일(第一)도 아니고 오색(五色)도 아니며, 육대(六大)도 아니고 토전(土田)도 아니며, 법계도 아니고 삼계도 아니며, 박해(縛解)도 아니고 명암(明暗)도 아니며, 득법(得法)도 아니어서 적연(寂然)하여 무위(無爲)이니라. 일체 법의 밖 으로서 마음으로 헤아릴 길이 없으므로 이 곳을 측량하기 어렵느니라. 유제(有諦) 중에 있어서는 겁량(劫量)의 행을 수행함에 또한 과보가 있느니라.
불자여, 두 가지 법신이 있나니, 하나는 과극(果極)법신이고, 다른 하나는 응화(應化)법신이니라. 그 응화법신은 그림자가 형상을 따름과 같이 과신(果身)이 항상하므로 응신도 또한 항상 그러하니라.
불자여, 고석(古昔)의 제불은 두 가지 몸의 길이 한 가지이니라. 불자여, 일체 보살은 두 가지 몸이 함께 무상(無常)한 몸이니라. 불자여, 일체 범부들에게도 또한 두 가지 몸이 있나니, 첫째는 보신(報身)이고, 둘째는 방편신(方便身)이니라. 보신은 함께 있는 것이 아니고, 방편신은 함께 일체 중생에 있는 것이니라. 불자여, 일체보살과 일체 중생에게 모두 두 가지 몸이 있다고 일체 제여래가 항상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시므로 결정요의(決定了義)라고 이름하느니라.
불자여, 부처님의 의공덕신(義功德身)은 제불이 길이 같고 과법(果法)이 다르지 않나니, 이른바 십호이니라. 첫째는 여래(如來), 둘째는 응공(應供), 셋째는 정변지(正遍知), 넷째는 명행족(明行足), 다섯째는 선서(善逝), 여섯째는 세간해(世間解), 일곱째는 무상사(無上師), 여덟째는 조어장부(調御丈夫), 아홉째는 천인사(天人師), 열째는 불타(佛陀)인데 함께 십덕(十德)을 향하므로 일체 중생이 공양하는 바가 되느니라. 다시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이 있나니, 이른바 몸에 결실(缺失)이 없고, 생각에 결실이 없고, 입에 결실이 없고, 다른 생각이 없고, 정함 없는(不定) 마음이 없고, 다 알고서 버리지 않음이 없으며, 심념(心念)이 줄어듦이 없고, 의욕(欲)이 줄어듦이 없고, 정진이 줄어듦이 없고, 지혜가 줄어듦이 없고, 해탈이 줄어듦이 없고, 해탈지견이 줄어듦이 없고, 신업이 지혜를 따라 행하고, 구업이 지혜를 따라 행하고, 의업이 지혜를 따라서 행하고, 지혜가 과거 미래 현재를 아는 데에 걸림이 없느니라. 다시 십력(十力)이 있나니, 이른바 처비처력(處非處力).업력(業力).정력(定力).근력(根力).욕력(欲力).성력(性力).과력(果力).천안력(天眼力).숙명력(宿命力).결진력(結盡力)이니라. 자.비.희.사(慈悲喜捨)가 있으며, 나는 일체지인(一切智人)이며, 나는 이미 누(漏)가 다하여 무루(無漏)이며, 번뇌도(煩惱道)와 번뇌장도(煩惱障道)를 벗어났으며, 천신(天身).천안(天眼).천이(天耳).누진(漏盡).숙명(宿命).타심(他心)의 여섯 가지 신통력이 있으며, 오안(五眼).오분법신(五分法身).무죄삼업(無罪三業).불보법승(佛寶法僧).멸제해탈(滅諦解脫).영지일승(靈智一乘).금강보장(金剛寶藏).법신장(法身藏).자성청묘장(自性淸妙藏).삼달(三達).삼무위(三無爲).삼명(三明).일제(一諦).일도(一道).독법(獨法).대락무위(大樂無爲)이니라.
불자여, 일체 성과무량공덕장(聖果無量功德藏) 가운데 불가설불가설의 과(果)가 있나니 이 과는 하나의 길(一道)이니라. 불자여 과의 체성(果體)가 원만하여 덕이란 갖추지 않음이 없고, 이치란 주변치 않음이 없으며, 중도제일의제의 청정국토에 있어 다함이 없고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어서 일체 법이 얻음이 아니니라. 유체(有體)도 아니고 무체(無體)도 아니어서 그것은 일조상(一照相).일합상(一合相).일체상(一體相).일각상(一覺相)이며 맑고 깨끗하여 둘이 아니니라.
불자여, 이 과(果)는 독법원만하여 항상 머무나니, 일과(一果)의 체상에 헤아릴 수 없는 뜻이 있고, 그 낱낱의 뜻에 헤아릴 수 없는 덕이 있으며, 그 낱낱의 덕에 헤아릴 수 없는 이름이 있느니라. 의과(義果)라고 하는 것은 이른바 멸제(滅諦)의 상.락.아.정과 열 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일체 공덕을 모두 의과(義果)라고 이름하기 때문에 과과(果果)라고 하느니라. 불자여, 뜻과 덕과 이름의 세 가지는 모두 교화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와 같이 삼구(三句)의 뜻이 있느니라. 만약 현인과 일체 중생이 이 삼구를 요해할 수 있는 이는 이 사람이 이미 삼세 제불에게 부처님의 직위(職位)를 받은 것이니라.
불자여, 그 과는 말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으나, 명상(名相)의 법 중에 있어서 명상의 법을 설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일과(一果)를 체(體)라 이름하고 의(義)를 과과(果果)라 이름하며, 이 의과(義果)는 원과(圓果)를 출생하므로 과과라 하느니라. 불자여, 내가 이러한 인과를 백천겁 동안 설한다 하더라도 다할 수 없나니, 너희들 모든 대중이 스스로 잘 수지할지니라."
법문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