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경수보살이 부처님에게 말씀하시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보살 명자(名字)의 의취와 모습[義相]을 배우고 관하는 것입니까. 마음에 행하는 바 법[心所行法]은 또 마땅히 어떻게 함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자여, 그대가 묻는 바는 시방의 불국토 가운데 일체 부처님이 다 도량에 앉으셨을 때에 잘 묻는 자와 같구나. 다 이름을 경수(敬首)라고 하며, 묻는 바가 다름이 없나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정관(正觀)을 사념하여 법답게 수행하라. 일체 제불이 다 육명염(六明焰六種性을 말한다)과 세 가지 삼매문(三三昧門空三昧門.無相三昧門.無作三昧門)을 설하시듯 나도 또 이와 같이 설하느니라. 육종성(六種性)은 이것이 일체 보살의 공덕영락으로써 보살의 두 가지 법신(法身)을 엄지(嚴持)한다. 보살이 착(著)하는 바는 백만아승지의 공덕행을 영락으로 하느니라. 만약 일체 보살 영락공덕문에 들어가지 않고 정위(正位)에 드는 것을 얻는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
불자여, 성품은 이른바 습종성(習種性) . 성종성(性種性) . 도종성(道種性) . 성종성(聖種性) . 등각성(等覺性) . 묘각성(妙覺性)이니라. 또는 육견(六堅)이라고도 하나니 견신(堅信) . 견법(堅法) . 견수(堅修) . 견덕(堅德) . 견정(堅頂) . 견각(堅覺)이니라. 다시 육인(六忍)이라고 이름하나니 신인(信忍) . 법인(法忍) . 수인(修忍) . 정인(正忍) . 무구인(無垢忍) . 일체지인(一切智忍)이니라. 다시 육혜(六慧)라고 이름하나니, 문혜(聞慧) . 사혜(思慧) . 수혜(修慧) . 무상혜(無相慧) . 조적혜(照寂慧) . 적조혜(寂照慧)이니라. 다시 육정(六定)이라고 이름하나니, 습상정(習相定) . 성정(性定) . 도혜정(道慧定) . 도종혜정(道種慧定) . 대혜정(大慧定) . 정관정(正觀定)이니라. 다시 육관(六觀)이라 이름하나니, 주관(住觀) . 행관(行觀) . 향관(向觀) . 지관(地觀) . 무상관(無相觀) . 일체종지관(一切種智觀)이니라. 불자여, 일체 보살 및 부처로써 이 여섯 가지의 명관(明觀)과 결정요의실상(決定了義實相)의 법문에 들어가지 않음이 없느니라.
불자야. 그대가 앞에서 말한 명자(名字)란 이른바 동보영락(銅寶瓔珞)인 보살의 자(字)이니라. 이른바 습종성(習種性) 가운데 열 사람이 있나니 그 이름은 발심주(發心住) 보살, 치지(治地) 보살, 수행(修行) 보살, 생귀(生貴) 보살, 방편구족 보살, 정심(正心) 보살, 불퇴(不退) 보살, 동진(童眞) 보살, 법왕자(法王子) 보살, 관정(灌頂) 보살이니라.
불자여, 은보영락(銀寶瓔珞)인 보살의 이름이란, 성종성(性種性) 가운데 열 사람이 있나니 그 이름은 환희(歡喜) 보살, 요익(饒益) 보살, 무진한(無瞋恨) 보살, 무진(無盡) 보살, 이치란(離癡亂) 보살, 선현(善現) 보살, 무착(無著) 보살, 존중(尊重) 보살, 선법(善法) 보살, 진실(眞實) 보살이니라.
불자여, 금보영락(金寶瓔珞)인 보살의 이름에는 도종성(道種性) 가운데 열 사람이 있나니, 그 이름은 구호일체중생이중생상(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 보살, 불괴(不壞) 보살, 등일체불(等一切佛) 보살, 지일체처(至一切處) 보살, 무진공덕장(無盡功德藏) 보살, 평등선근(平等善根) 보살, 순관중생(順觀衆生) 보살, 여상(如相) 보살, 무박해탈(無縛解脫) 보살, 법계무량(法界無量) 보살이니라.
불자여, 유리보영락(琉璃寶瓔珞)인 보살의 이름에는 성종성(聖種性) 가운데 열 사람이 있나니, 그 이름은 환희(歡喜)보살, 이구(離垢)보살, 명혜(明慧)보살, 염광(焰光)보살, 난승(難勝)보살, 현전(現前)보살, 원행(遠行)보살, 부동(不動)보살, 혜광(慧光)보살, 법운(法雲)보살이니라.
불자여, 이와같은 백만 아승지의 공덕영락은 보살의 두 가지 법신(法身)을 엄정히 호지하느니라. 이 사십명을 이름하여 학행(學行)이라고 하며, 법의 흐름 속에 들어가서 스스로 관주(灌注)하느니라.
불자여, 마니보영락(摩尼寶瓔珞)인 보살의 이름에는 등각성(等覺性)가운데 한 사람이니, 그 이름은 금강혜당(金剛慧幢) 보살이니라. 정적정(頂寂定)에 머물러 대원력으로써 주수(住壽) 백겁에서 천(千)삼매를 다 닦아 마치고 금강삼매에 들어가 일체 법성 이제일제일합상(二諦一諦一合相)에 계합하느니라. 또 주수 천겁(千劫)에서 부처님의 위의를 배우고 상왕(象王)과 같이 바라보고 사자와 같이 걸으며 다시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신통화도법(神通化導法)을 수행하느니라. 이런고로 일체 불법이 다 현재에 드러나고 부처님의 행처(行處)에 들어가며, 부처님의 도량에 앉아서 삼마(三魔煩惱障.業障.報障의 三障을 말한다)를 뛰어 건너느니라. 다시 주수 만겁(萬劫)에서 성불(成佛)을 화현하고 대적정(大寂定)에 들어가 한가지로 제불의 이제계외(二諦界外)의 비유비무(非有非無)와 무심무색(無心無色)과 인과이습(因果二習)을 깨달아 남음이 없으나, 고불(古佛)과 동등한 것을 나타내어 다만 응신(應身)의 이름이 있느니라. 모든 색심을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하고 옛 제불이 한가지로 하는 것을 나타내어 항상 중도를 행하며, 크게 무위(無爲)를 즐기면서 또한 생멸하는 것과는 다르느니라. 또한 실로 부처가 아니면서 부처의 신통을 나타내어 항상 본경(本境)에 머무느니라.
불자여, 수정영락(水精瓔珞)은 안팎이 명철하여 묘각(妙覺)이 상주하며 담연(湛然)하여 맑고 깨끗하기 때문에 일체지지(一切智地)라고 이름하느니라. 항상 중도에 처하여 일체법 위에 사마(四魔死魔.煩惱魔.五陰魔.天魔)를 뛰어 넘으며, 유가 아니고 무가 아니며 일체 상이 끊어져 돈연(頓然)히 대각(大覺)을 요해하여 교화를 궁진하고 신통을 체증하여 이신상주(二身常住)하므로 인연 있는 이들을 교화하느니라. 이런고로 불자여, 내 이제 간략히 현성의 이름을 설하리니 너희들이 수지하고 현행하여 사람을 잘 교화해야 하느니라.
불자여, 그대가 먼저 말하기를 '어떤 것이 마음에 행할 바의 법입니까'고 한 것은, 이른바 십심(十心)이니라. 첫째는 발심주(發心住), 둘째는 치지심주(治地心住), 셋째 수행심주(修行心住), 넷째는 생귀심주(生貴心住), 다섯째는 방편심주(方便心住), 여섯째는 정심주(正心住), 일곱째는 불퇴심주(不退心住), 여덟째는 동진심주(童眞心住), 아홉째는 법왕자심주(法王子心住), 열째는 관정심주(灌頂心住)이니라.
다시 다음에 곧 십관심(十觀心)에서 관해야 할 바의 법이란 첫째 는 두텁게 일체 선근을 모으는 것이니, 이른바 사홍서원(四弘誓願)이니라. 아직 고제(苦諦)를 건너지 못한 자에게는 고제를 건너게 하고, 아직 집제(集諦)를 요해하지 못한자는 집제를 요해하게 하고, 아직 도제(道諦)에 안심하지 못한 자에게는 도제에 편안케 하고, 아직 열반을 얻지 못한 자에게는 열반을 얻게 하느니라.
불자여, 둘째는 무량한 선행(善行)을 수습하는 것이니, 이른바 사념처관(四念處觀)이니라. 신.수.심.법(身受心法)이니라. 만약 네 가지가 다 공이면 사도(四倒無常을 常이라 하고, 苦를 樂이라 하고, 不淨을 淨이라 하고, 非我를 我라고 하는 顚倒된 所見)가 곧 파괴되지 않음이 없느니라. 거짓[假]으로 일체법이라고 이름 짓기 때문에 다 환화(幻化)와 같은 것이니라. 오음(五陰)의 색식수상행(色識受想行)과 육대(六大) 식(識)과 공(空)과 사대(四大)와 일체법은 모두 자상(自相)도 없고 타상(他相)도 없나니 허공과 같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셋째는 불도(佛道)의 법을 잘 익힌다는 것이니, 이른바 십 일체입(十一切入)을 관하는 것이니라. 사대(四大)와 사색(四色)과 공처 (空處)와 식처(識處)는 다 보배의 모습(寶相)과 같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넷째는 일체 부처님 앞에서 법을 받아 또한 행하는 것이니, 이른바 팔승처(八勝處)이니라. 내실(內實)인 오음 가운데 광상(廣相)과 약상(略相)의 두 가지 승처와 외가(外假)인 중생법 가운데의 광상과 약상의 두 가지 승처와 사대법(四大法)의 광과 약과 네 가지 승처이니, 이와같이 일체법은 공.무상(空無相)이라고 관하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다섯째는 모든 청백(靑白)의 법을 수행하는 것이니, 이른바 팔대인각(八大人覺)이니라. 소욕(少欲) . 지족(知足) . 적정(寂靜) . 정진(精進) . 정념(正念) . 정정(正定) . 정혜(正慧) . 부쟁론(不諍論)이니, 일체법에 수순하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여섯째는 모든 부처님을 위하여 보호하는 것이니, 이른바 팔해탈관(八解脫觀)이다. 문혜(聞慧)는 내가(內假)와 외가(外假)의 이두 가지 모습이 불가득이기 때문에 첫째 해탈이니라. 사혜(思慧)는 내오법(內五法)과 외일체법(外一切法)이 불가득이기 때문에 둘째 해탈이니라. 수혜(修慧)는 육관(六觀)이 구족하고 색계의 오음이 공한 것은 셋째 해탈이니라. 사공(四空)의 오음 및 멸정관(滅定觀)이 다 불가득인 것은 다섯째 해탈이니 상(相)이 같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일곱째는 정법(正法)을 넓히는 것이니, 이른바 육화경(六和敬)이니라. 삼업(三業)과 동계(同戒)와 동견(同見)과 동행(同行)으로써 한가지로 이 법에 들어가서 화합하나니, 필경공(畢竟空)인 까닭이며, 불퇴위(不退位)에 머무는 까닭이니라.
불자여, 여덟째는 대법(大法)을 믿고 기뻐하는 것이니, 이른바 삼공(三空)이니라. 일체의 인(因)이 공이므로 무작(無作)이며, 일체의 과(果)가 공이므로 무상(無相)이며, 인공(因空)과 과공(果空)도 또한 공이므로 공공(空空)이니, 이와 같은 법이 허공과 같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아홉째는 마음이 네 가지 등법(等法)에 머무는 것이니, 이른바 중생을 교화하여 사제법(四諦法)을 가르치되, 삼계는 즐거움이 아님을 고(苦)라고 하느니라. 무명의 습인(習因)으로 생을 받는 것이 끝이 없으나, 삼공(三空)의 도품은 무위적멸(無爲寂滅)이니라. 사제는 무이(無二)이니, 일합상(一合相)이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열째는 기꺼이 부처님의 공덕을 구하는 것이니, 이른바 육념(六念)이니라. 부처님과 법과 승(僧)과 계(戒)와 사(捨)와 천(天)이며, 일체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얻어서 생각생각에 불환삼매(不幻三昧)에 드나니 항상 배우는 바가 현전(現前)함을 닦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내가 앞에 도리천에서 십관(十觀)의 이름을 설하였나니, 처음 십주(十住)는 범부의 행이니라. 만약 일체 보살은 이 문으로부터 들어와 살바야해(薩婆若海)에 향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불자여, 십행심(十行心)이란, 첫째는 환희심행(歡喜心行), 둘째는 요익심행(饒益心行), 셋째는 무진한심행(無瞋恨心行), 넷째는 무진심행(無盡心行), 다섯째는 이치란심행(離癡亂心行), 여섯째는 선현심행(善現心行), 일곱째는 무착심행(無著心行), 여덟째는 존중심행(尊重心行), 아홉째는 선법심행(善法心行), 열째는 진실심행(眞實心行)이니라.
다시 다음에 곧 십관심(十觀心)에 관하는 바의 법이란, 첫째는 스스로 일체종지를 얻기 위한 때문이니 이른바 사정법(四正法)이니라. 선법(善法)이 아직 생겨나지 않은 것은 방편으로 생겨나게 하고, 선법이 이미 생겨난 것은 방편으로 더욱 증광(增廣)하게 하고, 악법(惡法)이 아직 생겨나지 않은 이는 방편으로 생겨나지 않게 하고, 악법이 생겨난 것은 방편으로 단절하게 하나니, 보살이 그때 불과(佛果)를 구하는 연고이니라.
불자여, 둘째는 자신에게 큰 힘이 있음을 얻기 위한 때문이니 이른바 사여의족(四如意足)이니라. 염(念)은 수경(守境)이고, 정진은 치구(馳求)이며, 정(定)은 검섭(檢攝)이고, 혜(慧)는 조경(照境)이니, 법의 무생(無生)과 자재한 법을 얻기 위한 연고이니라.
불자여, 셋째는 무외구족(無畏具足)을 원하는 때문이니 이른바 오근(五根)이니라. 신(信).념(念).정진(精進).정(定).혜(慧)가 모두 무상(無相)이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넷째는 삼보가 구족하는 것을 얻기 위한 때문이니, 이른바 오분법신(五分法身)이니라. 계(戒)는 모습이 아님을 없애고, 정(定)은 마음이 어지러워짐을 없애며, 혜(慧)는 생각(想)이 텅 빈 것을 깨닫고, 해탈은 번뇌가 없으며, 일체 중생이 계박이 없는 것을 지견(知見)하나니, 이것이 해탈지견(解脫知見)인 까닭이며, 제법이 허공과 같아 무이(無二)인 까닭이니라.
불자여, 다섯째는 일체중생을 화도하기 위한 까닭이니, 이른바 팔성도(八聖道)니라. 스승을 따라서 지혜를 나게 함을 정지견(正知見)이라 하고, 법을 얻어 사(思)가 생기게 하는 것을 정사유(正思惟)라고 하며, 책려하여 염권(厭倦)하지 않음을 정정진(正精進)이라 하고, 출가하여 도를 받고 삼도(三道見道.修道.無學道)의 분(分)을 얻음을 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正命)이라고 하며, 법성(法性)의 공에 들어감을 정정(正定).정혜(正慧)라고 하나니, 남이 없고 둘이 없는(無生無二) 데서 일합상(一合相)을 관하는 연고니라.
불자여, 여섯째는 대자비를 얻기 위한 연고이니, 이른바 칠관(七觀)이니라. 택법(擇法).염법(念法).정진법(精進法).호법(護法).희법(喜法).정법(定法).혜법(慧法)이니, 이것을 관문(觀門)이라 하는 것은 일상(一相)에 들어가는 연고이니라.
불자여, 일곱째는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畏)을 얻기 위한 연고이니, 이른바 오선근(五善根)이니라. 정관(正觀).난관(煖觀).정관(定觀).인관(忍觀).삼계공제일관(三界空第一觀)이니, 능히 십지의 무상대명혜(無相大明慧)를 나게 하는 연고이며, 성인의 태(胎)가 아직 변하지 않은 연고이며, 제일공(第一空)은 평등한 연고이니라.
불자여, 여덟째는 일체 불국토 안에 들어가 실행하는 연고이니, 이른바 사화법(四化法)이니라. 법변(法辯).호변(護辯).어변(語辯).요설변(樂說辯)이니, 이 네 가지는 지혜의 자성이라고도 하는데 일체법의 남이 없음(無生)을 비추고 제일의제(第一義諦)에 들어가 실행하는 연고이니라.
불자여, 아홉째는 한 생각 가운데 일체법을 비추기 위한 연고이니, 이른바 삼세의 십이인연이니라. 과거의 두 가지는 무명(無明)과 제행(諸行)이며, 현재는 식(識).명색(名色).육처(六處).촉(觸).수(受).애(愛).취(取).유(有)이고, 미래는 생(生).멸(滅)이니, 모두 가(假)로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성품은 진실로 불가득이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열째는 자재로히 대법륜(大法輪)을 굴리기 위한 연고이니, 이른바 보살의 삼보(三寶)니라. 보살이 이때에 제일의중도(第一義中道)에서 지혜를 깨달음의 보배(覺寶=佛寶)라고 하고, 일체법이 남이 없이(無生) 동(動)하므로 곧 용(用)으로 하여 법보(法寶)라고 하며, 항상 육도에 행하여 육도중생과 화합하므로 승보(僧寶)라고 하나니, 일체중생의 흐름을 전환하여 불혜(佛慧)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니라.
불자여, 내가 염천(焰天Y ma. 六欲天의 第3位. 空居의 初層이다.)에서 제천(諸天)을 위하여 범부의 십행(十行)을 설하였으나, 이제 이 대중 가운데서 다시 요약하여 법의 욧점을 설하니 너희들은 수지하라. 일체불이 설하신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불자여, 십회향심(十廻向心)이란, 첫째 구호일체중생이상회향심(구호일체중생이상회향심)과, 둘째 불괴회향심(불괴회향심), 셋째 등일체불회향심(등일체불회향심), 넷째 지일체처회향심(지일체처회향심), 다섯째 무진공덕장회향심(무진공덕장회향심), 여섯째 수순평등선근회향심(수순평등선근회향심), 일곱째 수순등관일체중생회향심(수순등관일체중생회향심), 여덟째 여상회향심(여상회향심), 아홉째 무박해탈회향심(무박해탈회향심), 열째 법계무량회향심(법계무량회향심)이니라.
다시 다음에 십관(十觀)으로 마음에 관하는 바의 법이란, 첫째는 이제정직(二諦正直)이니, 이른바 제일의제(第一義諦)를 학수(學修)하되 일체 법상(法相)은 여여(如如)하여 불가득하다고 관하는 연고로 자비희사로써 육천인(六天人)을 교수(敎授)하여 삭발하고 삼보의 옷을 입게 하나니, 출가 보살은 일체 승(僧)과 같으니라. 불법이 둘이 아니 까닭이며, 제일청정한 연고니라.
불자여, 둘째는 제일의의 지혜를 깊게 하나니, 이른바 오신통(五神通)이니라. 이것은 지혜의 자성이 차별함을 사용하는 까닭이니, 천(天)은 신비로운 마음(神心)을 이름하므로 여기에서 천신통(天身通)이 있게 되는 것이니라. 천안(天眼)으로는 삼세에 있는 일체법을 보고, 미세한 색(色) 등을 보느니라. 천이(天耳)는 시방의 소리 등을 들을 수 있으며, 천타심지(天他心智)는 일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으며, 천숙명지(天宿命智)는 삼세 육도(六道)의 명분(命分)을 알 수 있나니, 남이 없는 지혜(無生智)로써 일체법을 보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셋째는 순지(淳至)이니, 이른바 무생혜(無生慧) 안에서 사불괴정(四不壞淨)이니라. 불.법.승.계(佛法僧戒) 중에서 믿음이 무너지지 않는 연고이니라.
불자여, 넷째는 불력(佛力)과 양동(量同)하나니, 이른바 삼상(三相)이니라. 제법은 본래 없는 것이지만 가상으로 생(生)이라 이름하고, 이미 있다가 다시 없음을 가상하여 멸(滅)이라 이름하며, 공하지 않고 법이 있음을 가상으로 주(住)라고 이름하느니라. 이와 같이 일체는 공하여 둘이 아님(不二)을 통달하는 것을 세제(世諦)의 상공(相空)이라 하나니, 일제상(一諦相)이 공하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다섯째는 능히 중생을 계량(計量)하는 힘이니, 이른바 오음(五陰)이니라. 색은 공과 다르나 색이 모여서 대(大)가 되며, 색은 분(分)이므로 색상공(色相空)이니라. 찰나찰나심(刹那刹那心)을 이루기 때문에 심상공(心相空)이니라. 수상행식(受想行識)은 모이는 일 없고 헡어지는 일 없나니, 일상무상(一相無相)이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여섯째는 부처님의 교화력이니, 이른바 부처님의 십이입(十二入)이니라. 외(外)의 육경(六境)과 내(內)의 육근(六根)에 이르는 것을 식(識)이 들어 가는 곳[所入處]라 하므로 입(入)이라고 하느니라. 그 혜관(慧觀)은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으며 중간에 있지 도 않나니, 일체법은 자(自)가 없고 타(他)가 없는 연고니라.
불자여, 일곱째는 무애지(無碍智)에 취향하는 것이니, 이른바 십팔계(十八界)이니라. 육경과 육근과 육식이 일합상(一合相)이니, 일체법도 또한 일합상인 연고이니라.
불자여, 여덟째는 자연지(自然智)에 수순하는 것이니, 이른바 인과(因果)이니라. 선악을 인(因)이라고 하고 고락을 과(果)라고 하며, 소유(所由)를 인이라고 하고 소기(所起)를 과라고 하느니라. 유(由)와 기(起)가 상대(相待)하고 통하여 인과(因果)라고 하기 때문에 인과의 둘은 공이며 생도 없고 멸도 없나니, 일합상이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아홉째는 능히 불법승을 받는 연고이니, 이른바 이제(二諦)가 공하기 때문이니라. 인연이 모이는 연고로 유(有)라 하고, 이 유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이 흩어지는 것이므로 이것을 무(無)라고 하며, 이 무가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니므로 유무(有無)가 없나니, 반야와 해탈의 두 가지 모습이 없는 연고이니라.
불자여, 열째는 자재혜(自在慧)로서 일체중생을 화도하는 것이니, 이른바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이니라. 반야 중에 처하여 일체법이 또한 둘이 없다고 달관한다. 이 관혜(觀慧)가 전전하여 성지(聖地)에 들어가기 때문에 상사제일의제관(相似第一義諦觀)이라고 하며, 또한 참다운 중도제일의제관(中道第一義諦觀)은 아니다. 그 정관(正觀)이란 초지(初地) 이상에 삼관(三觀)의 마음이 있어서 일체지에 들어가느니라. 삼관이란 가명(假名)에서 공에 들어가는 것은 이제관(二諦觀)이며, 공에서 가명에 들어가는 것은 평등관이니라. 이 두 가지 관은 방편도이니 이 두 가지 공관에 의하여 중도제일의제관에 들어갈 수가 있느니라. 이제(二諦)를 함께 비추어 온갖 마음이 적멸하며, 나아가 초지법류(初地法流)의 물 속에 들어감을 마하살성종성(摩訶薩聖種性)이라 하나니, 무상법(無相法) 가운데 중도이면서 또한 둘이 아님(不二)를 행하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이 삼십심(三十心)으로써 일승(一乘)의 믿음에 들어가느니라. 일승의 인법(因法)은 근행(近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널리 대심(大心)을 행하는 일을 삼아승지겁(三阿僧祗劫)에 복도인(伏道忍)을 행하여야 비로소 만족할 수 있느니라.
불자여, 혹은 물러가고 혹은 나아간다고 하는 것은, 십주 이전의 일체 범부법 속에서 삼보리심(三菩提心)을 일으키면 항하사 중생이 불법을 배우고 실행하게 되느니라. 신상심(信想心) 속에서 행하는 자는 이것이 퇴분(退分)의 선근(善根)이니 모든 선남자가 혹은 일겁 이겁 내지 십겁에 십신(十信)을 수행하여 십주(十住)에 들어감을 얻느니라. 이 사람이 그 때에 처음 일주(一住)부터 제육주(第六住) 중에 이르러 만약 여섯번째의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면 정관(正觀)이 현재전(現在前)하고 또한 제불보살과 선지식을 만나 수호를 받기 때문에 제칠주(第七住)에 출도(出到)하여 항상 불퇴에 머무느니라. 이 칠주보다 이전을 이름하여 퇴분이라고 하느니라.
불자여, 만약 퇴전치 않는 자는 제육 반야에 들어가 공을 수행함에 아(我)와 인(人)과 주자(主者)가 없고, 필경하여 무생(無生)이므로 반드시 정위(定位)에 들어가느니라.
불자여, 만약 선지식을 만나지 못하는 이는 만약 일겁 이겁 내지 십겁에 보리심에서 물러나는 것이 나의 초회(初會)의 대중 속에서 팔만인이 있어서 물러남과 같으니라. 정목천자(淨目天子), 법재왕자(法才王子), 사리불(舍利弗) 등과 같이 제칠지에 들어가려고 원하지만 그 속에 나쁜 인연을 만나기 때문에 물러나서 범부 불선(凡夫不善)의 악도 중에 들어가므로 습종성(習種性)의 사람이라고 이름하지 않느니라. 물러가 외도에 들어가면 혹은 일겁 혹은 십겁 내지 천겁에 대사견(大邪見)과 오역(五逆)을 지어서 악을 짓지 않음이 없으므로 이것을 퇴상(退相)이라고 하느니라.
불자여, 내가 먼저 제사천(第四天兜率天)에서 널리 이 범부의 십회향법을 폈으나, 지금 이 나무 아래에서 대략 법의 욧점을 설하노니 너희 모든 사람들은 능히 스스로 수행하여 받아 행할지니라.
불자여, 십지(十地)의 마음이란, 첫째 사무량심(四無量心), 둘째 십선심(十善心), 셋째 명광심(明光心), 넷째 염혜심(焰慧心) 다섯째 대승심(大勝心), 여섯째 현전심(現前心), 일곱째 무생심(無生心), 여덟째 부사의심(不思議心), 아홉째 혜광심(慧光心), 열째 수위심(受位心)이니라.
다시 다음에 십관(十觀)의 마음을 관하는 바 법이란, 첫째는 환희지에서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의 지혜에 머무나니, 이른바 스물 가지의 환희심과 십무진(十無盡)의 원을 가지고 법신을 나투어 시방세계의 불국토에 들가 오신통(五神通)을 짓고 여환삼매(如幻三昧)에 들어가며, 불화(佛化)의 무량공덕을 현작(現作)하면서도 삼계 범부의 시과(時果)를 받지 않느니라. 항상 일승위(一乘位)와 일심의 사제(四諦)인 집고도멸(集苦道滅)에 들어가 두 가지 법신으로 변역수생(變易受行)하고 삼관(三觀)이 현전하고, 항상 그 마음을 닦아 백법명문(百法明門)에 들어가느니라. 이른바 십신(十信)의 일신(一信)에 열 가지가 있기 때문에 백법명문이며, 열 세 가지의 고번뇌(故煩惱)를 필경에 받지 않는다. 심심법류(心心法流)의 물 속에 적멸하고 자연히 살반야혜(薩婆若海)로 흘러들어가느니라.
불자여, 둘째는 금강해장법보(金剛海藏法寶)이니, 이른바 스스로 십선을 행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십선을 행하게 하며, 십선을 행하는 자를 찬탄하고 십선법을 찬탄하고 일천 개의 불국토를 나타내어 일체 중생을 교화하나니, 무상(無相)의 달관을 모두 성취한 연고이니라.
불자여, 셋째는 여환삼매에 드는 것이니, 이른바 십이문선(十二門禪)이니라. 처음에는 각(覺).관(觀).희(喜).락(樂).일심(一心)의 오지(五支)를 인으로 하고 제육(第六)의 묵연심(默然心)을 정체(定體)로 하느니라. 희(喜).락(樂).의( ).일심(一心)의 사지(四支)를 인으로 하고 제오(第五)의 묵연심을 정체(定體)로 하느니라. 락(樂).호(護).념(念).지(智).일심(一心)의 오지를 인으로 하고 제육의 묵연심을 정체로 하느니라. 불고(不苦).불락(不樂).호념(護念).일심(一心)의 사지를 인이라고 하는데, 이 인(因)은 방편이라 이름하고 제오의 묵연심을 정체로 하느니라. 선(禪)은 지림(支林)이라 하고, 정(定)은 검섭(檢攝)이라 하는데, 겁을 지나도 흩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름하여 정(定)이라고 하느니라. 사공정(四空定無色界四處의 定)은 함께 오지(五支)가 있는데, 체와 용이 서로 비슷한 연고이니, 방편도(方便道)도 마찬가지이니라. 지(支)라고 하는 것은, 상(想).호(護).정(正).관(觀).일심(一心)의 오지(五支)를 인이라 하고, 제육의 묵연심을 정체로 하느니라. 정(定)에서 사무량심을 내는 것을 사무량정(四無量定)이라고 하느니라. 성인은 범부의 법과 같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자재력(自在力)으로써 다시 이 법을 지나 무량정(無量定)에 들어가나니, 백천불토에서 일체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넷째는 널리 법보장(法寶藏)을 행하는 것이니, 이른바 신수심법(身受心法)과 정진(正進)과 여의족(如意足), 근(根), 력(力), 팔정(八正), 칠각(七覺)이니 이것이 보살의 대행(大行)이니라. 억(億)의 법신을 나타내어 일체 중생을 화도하는 연고니라.
불자여, 다섯째는 법계지관(法界智觀)에 들어가는 것이니, 이른바 십육제(十六諦)이니라. 유제(有諦).무제(無諦).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고제(苦諦).집제(集諦).멸제(滅諦).도제(道諦).상제(相諦).차별제(差別諦).시성제(視成諦).설제(說諦).사제(事諦).생기제(生起諦).진무생제(盡無生諦).입도제(入道諦).여래지제(如來智諸)이니라. 오명론(五明論內明.因明.聲明.醫方明.工巧明)과 일체법이 다 일념의 마음 속에 있어서 일시에 행하나니, 무량신(無量身)이 일체 불토를 나투어 부처님의 법화(法化)를 받는 연고니라.
불자여, 여섯째는 유법(有法)의 인연에 도달하는 연고로 지혜를 일으키나니, 이른바 열 가지의 십이인연이니라. 열 가지로 비추나니, 첫째는 아견(我見)의 십이연(十二緣), 둘째는 심위(心爲)의 십이연, 셋째는 무명의 십이연, 넷째 상연유(相緣由)의 십이연, 다섯째는 조성(助成)의 십이연, 여섯째는 삼업의 십이연, 일곱째는 삼세의 십이연, 여덟째는 삼고(三苦苦苦.壞苦.行苦)의 십이연, 아홉째는 성공(性空)의 십이연, 열째는 박생(縛生)의 십이연이니라. 역(逆)과 순(順)으로 관하는 연고이며, 무량신을 나투어 일체불토에 들어가 일체중생을 화도하는 연고이니라.
불자여, 일곱째는 과보를 다하는 무장무애지(無障無碍智)이니, 이른바 삼공(三空空.無相.無作)의 지혜로서 삼계의 이습(二習)을 관하고 색심의 과보를 멸하여 남음이 없느니라. 일체행의 공덕.공용(功用).조작(造作)이 이미 끝나고, 일체의 변통(變通)과 소위소작(所爲所作)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어서(不一不二) 수행을 만족하여 계발하지 않음이 없고 일체 공덕행의 공용을 개발하여 내지 상지(上地)의 일체 공덕행을 이미 다 닦고, 공용을 개발하여 또 일체 행의 근본을 모두 다 구족하느니라. 십도(十度)로써 근본으로 하나니, 시(施).계(戒).인(忍).진(進)정(定).혜(慧).원(願).방편(方便).통력(通力).무상혜(無相慧)이니라.
십도행법의 공용이 이미 끝나고 함이 없고 지음이 없는(無爲無作) 법류(法流)의 물 속에 심심적멸(心心寂滅)하나니, 자연히 살바야해(薩婆若海)에 유입하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여덟째는 부사의무공용관(不思議無功用觀)이니, 이른바 무상(無相)의 대혜(大慧)와 방편의 대용(大用)이라. 색습(色習)이 없고 무명도 또한 다하여 백만겁의 일(事)과 무량불토의 일이 이미 일념의 마음에서 일시에 행하느니라. 부처님과 같은 모습이나, 일체 중생의 형상을 나타내고 일념의 마음 속에서 일시에 다 행하나니, 공용이 없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아홉째는 법제지(法際智)에 들어가나니, 이른바 사십변재(四十辯才四無碍辯에 각각 自相.同相.行相.說相.智相.無我慢相.小乘大乘相.菩薩地相.如來地相의 열 가지가 있는 것)로 일체 공덕의 행을 다 성취하고 심습(心習)이 이미 멸하고 무명도 또 없어지느니라. 일체 불장(佛藏)과 일체 변통장(變通藏)이 일심 속에서 이미 일시에 행하면서 무량대천 세계 가운데서 부처 모양을 짓고 중생의 모양을 짓나니, 무량 중생을 교화하는 법인 연고니라.
불자여, 열째는 무애지관(無碍智觀)이니, 이른바 무량한 법의 비[雲雨]를 뿌려서 일체 중생에 미치고, 이습(二習)의 무명이 이미 다 멸하여 대직위(大職位佛位를 말한다.)를 받느니라. 신변이 무량하여 갖추어 말할 수 없어 부처님과 같이 나타내나니, 무상(無相)의 용(用)이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이와 같이 일체 현인이 함께 이 문에 들어와 수행하여 깨달음을 이루느니라.
불자여, 내가 먼저 제육천(第六天他化自在天. 六欲天의 最上이다.)에서 십지를 설하고 천인을 화도하였나니, 그래서 지금 요약하여 펴나니 너희들은 받아 행하여야 하느니라.
불자여, 제사십일지(第四十一地)의 마음을 입법계심(入法界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다시 다음에 심소행의 법이란, 이른바 용복정(勇伏定)으로 법광삼매(法光三昧)에 들어가느니라. 이 정(定) 중에 들어가 열 가지 법을 수행하나니, 첫째는 부처님의 부사의 변통(變通)을 배우고, 둘째는 보살의 권속을 모으고, 셋째는 거듭하여 앞서 행한바 법문을 닦고, 넷째는 일체 불국토을 돌아서 일체불을 찾아뵙고, 다섯째는 무명(無明)의 부모와 헤어지고, 여섯째는 중현문(重玄門)에 들어가고, 일곱째는 부처님과 같이 현동(現同)하여 일체 형상을 나타내고, 여덟째는 두 가지 법신을 구족하고, 아홉째는 이습(二習)이 있지 않고, 열째는 중도제일의제의 산꼭대기(山頂)에 오르느니라. 이런고로 무구(無垢)의 보살이 발심주(發心住)에서 와서 이 일지(一地)에 이르면 무량겁을 거쳐 사십심(四十心)의 무량한 공덕법문을 닦느니라. 또 희지(喜地)에서 두 가지 법신의 무량한 공덕을 수행하고 백천겁을 거쳐 법장(法藏)이 비로소 만족하게 되고, 상진삼매(相盡三昧)에 들어가 일체지위를 성취하나니, 항상 부처님과 같은 행(佛行)을 행하는 연고니라.
불자여, 내가 먼저 제삼선(第三禪)에서 팔선(八禪色界의 四禪과 無色界의 四處)의 무리를 모아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의 불화삼매정(佛華三昧定)에 들어가는 것을 설함에 백만억의 게(偈)가 있었느니라. 이제 요약하여 한 게송의 뜻을 설하여 중생의 마음을 여나니 너희들은 수지할지니라.
불자여, 제사십이지(第四十二地)를 적멸심묘각지(寂滅心妙覺地)라고 이름하느니라. 항상 일상(一相)에 머물러 제일무극(第一無極)이라. 담담하여 허공과 같으니라. 일체종지로써 무생유제(無生有諦)의 처음과 끝을 널리 비치느니라. 오직 부처님만이 중생의 근본과 유시유종(有始有終)을 궁진하시느니라. 부처님은 또 내지 일체번뇌와 일체 중생의 과보를 다 비추어 보느니라. 부처님은 일심념(一心念)으로서 칭량(稱量)하고 근원을 다하시며, 일체불국토와 일체불의 인과와 일체보살의 신변(神變)까지도 또한 일념 일시(一時)에 다 알고 불가사의한 이제(二諦)의 밖에 머물면서 홀로 존재하시며 둘이 없나니라.
불자여, 내가 먼저 이 나무 아래서 법계해(法界海)를 설할 때 팔만의 무구보살이 있어서 현신(現身)으로 부처를 얻은 연고로 이제 이 대중을 위하여 요약하여 불과(佛果)의 행처를 펴나니, 너희들은 마땅히 이마에 받들어 받을지니라(頂受)."
경수보살이 부처님에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초지에서 끝의 일지(一地)에 이르름에 과보와 신변(神變)에 두 가지 법신이 있나이다. 하나는 법성신(法性身)이고, 둘째는 응화법신(應化法身)이온데 어떠한 색상(色相)으로 하오며 어떠한 심상(心相)으로 하오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불자여, 출세간의 과란, 초지에서 불지(佛地)에 이르기까지 각각 두 가지 법신이 있느니라. 제일의제의 법류수(法流水) 중에 실성(實性眞實法性)에서 생기는 지혜이기 때문에 실지(實智)를 법신(法身)이라고 하나니, 법은 자체(自體)라고 이름하고 집장(集藏)을 몸(身)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일체중생의 선근은 이 실지법신을 감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신이 능히 나투어 무량한 법신에 응하느니라. 이른바 일체계국토신(一切界國土身), 일체중생신(一切衆生身), 일체법신(一切法身), 일체보살신(一切菩薩身)이 모두 다 불가사의신(不可思議身)을 나투나니, 국토도 모두 그와 같으니라.
불자여, 토(土)는 일체 현성이 머무는 바의 처소라고 하느니라. 그르므로 일체중생과 현성은 각각 스스로 과보의 땅이 있느니라. 만약 범부 중생이 오음 중에 머무는 것을 정보(正報)의 땅이라고 하고, 산림 대지를 공유함을 의보(依報)의 땅이라고 하느니라. 초지의 성인도 또한 두 지가 있나니, 첫째는 실지토(實智土)인데 전지후지(前智後智)에 머무는 것을 토(土)라고 하느니라. 둘째는 변화의 정예(淨穢)이니, 겁의 수량을 거쳐서 응현하는 땅이니라. 내지 무구지(無垢地)의 땅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일체 중생과 내지 무구지는 모두 정토가 아니며, 과보에 머무는 연고로 오직 부처만이 중도제일법성의 국토에 계시게 되느니라. 이런고로 내가 옛날에 보광당(普光堂부처님이 成道하신 菩提樹 아래의 寂滅道場에 있는 殿堂) 위에서 널리 일체중생을 위하여 정토(淨土)의 문을 설하였느니라.
불자여, 초지에 일념무상(一念無相)의 법신지신(法身智身)은 백만아승지공덕의 법을 성취하고 이제(二諦)를 다 비추고 심심법류의 수중에 적멸하느니라. 범부의 심식(心識)으로서는 두 가지 법신을 사량할 수 없거늘 어떻게 하물며 이지(二地) 삼지(三地) 내지 묘각지(妙覺地)를 사량할 수 있겠느냐. 다만 응화도(應化道) 중에 취하여 써 초지에 백신(百身) 천신 만신 내지 무량신(無量身)이 있어서 계박(繫縛)이 있고, 해탈이 있는 것이니라. 그 법신은 심심적멸법류(心心寂滅法流)의 물 속에 처하며 위로 일체불법과 일체 과보를 구할 수 있음을 보지 않고, 아래로 무명(無明) 제견(諸見)을 끊어야 하고 중생을 화도(化度)해야 함을 보지 않느니라. 다만 세제(世諦)의 응화법 중에서는 부처를 구해야 하고, 제견을 끊어야 하며 중생을 화도해야 함을 보느니라.
불자여, 또 삼현(三賢十住.十行.十廻向)의 법을 수행하여 성인의 위에 들어감을 얻을 지니라. 다만 법류의 수중에서 심심적멸하면 자연히 묘각(妙覺)의 큰 바다에 흘러드느니라.
불자여, 내지 삼현십지의 이름도 또 무명무상(無名無相)이니 다만 응화(應化)이기 때문이니라. 고불(古佛)의 도법(道法)에 십지의 이름이 있느니라. 불자여, 그대 마땅히 수지할지니 일체불법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느니라.
불자여, 세간의 과보란, 이른바 십주의 동보영락동륜왕(銅寶瓔珞銅輪王)은 백명의 복자(福子)를 권속으로 하고, 일불토에 태어나서 부처님의 학행(學行)을 받아 이천하(二天下)를 교화하느니라. 은보영락은륜왕(銀寶瓔珞銀輪王)은 오백명의 복자(福子)를 권속으로 하고 이불(二佛)의 국토 중에 태어나서 부처님의 교행(敎行)을 받아 삼천하(三天下)를 교화하느니라. 금강보영락금륜왕(金剛寶瓔珞金輪王)은 천명의 복자를 권속으로 하여 시방불국토 속에 들어가 일체중생을 교화하며 사천하(四天下)에 머무느니라.
환희지의 백보영락칠보상륜(百寶瓔珞七寶相輪)의 사천왕은 만명의 아들을 권속으로 하고 백법신(百法身)으로써 백 불국토 속에 들어가 시방천하를 화도하느니라. 천보영락팔만상륜의 도리왕( 利王)은 이만명의 아들을 권속으로 하느니라. 만보영락구보상륜의 염천왕(焰天王)은 권속도 또한 그와 같아서 수를 말할 수 없느니라. 억보영락십보상륜의 도솔타천왕(兜率陀天王)은 권속도 또 그러하여 수를 말할 수 없느니라. 천광보영락십일보상륜(天光寶瓔珞十一寶相輪)의 화락천왕(化樂天王)은 권속도 또 그러하며, 마니보광영락십이보상륜(摩尼寶光瓔珞十二寶相輪)의 타화천왕(他化天王)은 권속도 또한 그러하며, 천색용보광혜영락십삼보상륜(千色龍寶光慧瓔珞十三寶相輪)의 범천왕은 권속도 또한 그러하며, 범사자보광영락대응보상륜(梵師子寶光瓔珞大應寶相輪)의 광음천왕은 권속도 또한 그러하며, 불가사의보광영락백운광보상륜(不可思議寶光瓔珞白雲光寶相輪)의 정천왕(淨天王)은 권속도 또한 그러하며, 백만신통보광영락무외주보상륜(百萬神通寶光瓔珞無畏珠寶相輪)의 정거천왕(淨居天王)은 권속도 또한 그러하며, 천만천색보광영락각덕보광상륜(千萬天色寶光瓔珞覺德寶光相輪)의 삼계왕(三界王)은 일체 보살을 권속으로 하며, 무량공덕장보광영락천복상륜(無量功德藏寶光瓔珞千福相輪)의 법계왕(法界王)은 일생보처의 보살을 권속으로 하느니라.
불자여, 이것은 상영락상륜(上瓔珞相輪)이니, 일체불 및 보살은 움직이나 머무나 함께 노닐어 항상 그 몸을 따르고 또 일체 중생을 화도하느니라. 그러므로 이와 같은 과보의 이름과 숫자의 법이 있느니라.
불자여, 삼현(三賢)의 보살은 삼계의 추번뇌( 煩惱分別起의 惑)와 추업도( 業道惡道의 不善業)를 조복하고 상속과도 또한 추( )를 일으키지 않느니라. 이 견도(見道十地)의 희인(喜忍)에서는 삼도(三道지옥.아귀.축생)의 업도를 조복하고, 이인(離忍)은 인도(人道)의 업도를 조복하고, 명인(明忍)은 육천(六天)의 업도를 조복하고, 염인(焰忍)은 제견(諸見)의 업도를 조복하고, 승인(勝忍)은 의견(疑見)의 업도를 조복하고, 현인(現忍)은 인(因)의 업도를 조복하고, 무생인(無生忍)은 과(果)의 업도를 조복하고, 부동인(不動忍)은 색인(色因)의 업도를 조복하고, 광인(光忍)은 심인(心因)의 업도를 조복하고, 적멸인(寂滅忍)은 심색이습(心色二習)의 업도를 조복하고, 무구인(無垢忍)은 습과도(習果道)를 조복하느니라. 습은 앞에서 이미 없앴으나 그러나 과(果)는 패망치 않느니라. 이런고로 불자여, 삼현을 이름하여 복단(伏斷)이라고 하나니, 희인 이상은 조복하기도 하고 단제(斷除)하기도 하느니라. 일체 번뇌는 각인(覺忍妙覺 卽 佛의 자리)이 나타날 때 법계에 있는 일체 무명이 순식간에 끊어져 나머지가 없느니라.
불자여, 무명(無明)이란 일체법을 요해하지 않는 것을 말하느니라. 법계에 미혹하여 삼계의 업과를 일으키나니, 그러므로 나는 무명장(無明藏)으로부터 열 세 가지의 번뇌를 일으킨다고 말하느니라. 이른바 사견(邪見).아견(我見).상견(常見).단견(斷見).계도견(戒盜見).과도견(果盜見).의견(疑見)의 칠견(七見)이니, 일체처를 보고 구하기 때문에 견(見)이라 하느니라. 이 견으로부터 다시 여섯 가지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니 탐(貪).애(愛).진(瞋).치(癡).욕(欲).만(慢)이며, 법계 중에서 일체시에 일어나느니라.
불자여, 일체 번뇌는 이 열 세 가지를 근본으로 하느니라. 무명은 이 열 세 가지를 인하여 근본으로 하느니라. 이로써 법계 속에서 구별하여 삼계의 보를 삼느니라. 불자여, 견(見)과 착(著)의 두 가지 업은 법계 중의 일체 색욕심(色欲心)에 미혹하여 일어난 과보이므로 나누어 욕계(欲界)의 과보라고 하느니라. 불자여, 견.착의 두 가지 업이 법계 중에 일체 색심에 미혹하여 색심(色心)에서 일어나는 바의 과보를 나누어 색계(色界)의 보라고 하느니라. 불자여, 견.착의 두 가지 업이 법계 중의 일체 정심(定心)에 미혹하여 정심이 일어나는 바의 보를 나누어 무색계(無色界)의 보라고 하느니라. 이런고로 일법계 중에서 삼계의 보가 있나니, 일체 유위법(有爲法)과 혹은 범성(凡聖)과 혹은 견착(見著)과 혹은 인과법(因果法)이 모두 이 법계(法界)를 벗어나지 않으며, 다만 부처님 한 사람만이 법계 밖에 있느니라. 그러므로 다음에 또 다시 와서 법계장(法界藏) 속에 들어가 무명 중생을 위하여 일체 선악도의 과보 차별이 무량함을 나타내느니라.
불자여, 앞에 삼현(三賢)에서는 삼계 무명을 조복하면서 또한 추업( 業)을 사용하느니라. 왜냐하면 수생(受生)할 때 선(善)을 연자(緣子善業의 種子를 增上緣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로 하고 애업(愛業)을 젖게 하기 때문에 미래과(未來果)를 받느니라. 그러므로 용(用)을 쉰다(繫業의 作用이 없음을 말한다)고 이름하면서도 또한 애욕을 끊지 않는 것이니라. 또 십일인(十一人十地와 等覺)도 또 법계 중에 삼계 업과를 조복하기 때문에 초지에서 칠지에 이르러서는 삼계 업과를 다 조복하여 남음이 없나니, 팔지에서는 곧 이에 다하기 때문이니라. 이 이상은 작불(作佛)을 나타내되 왕궁에 태어남을 받고 출가득도하고 법륜을 굴리고 멸도하며 또 일체 불계(佛界)를 나투느니라. 그러므로 자애삼계(子愛三界)의 보가 없으며, 오직 무명의 습(習)이 남아 있으나 대원력을 가진 연고로 변화하여 태어나게(法執의 無明力으로 無漏業을 일으키고 變易의 報를 받는다)되느니라. 이와 같이 내가 옛날에 천(天) 중에서 생불생(生不生)의 뜻과 업생 변생(業生變生)을 설하였느니라.
불자여, 성위(聖位)에 두 가지 업이 있나니, 하나는 혜업(慧業)이니 무생무상(無生無相)의 지혜이니라. 심심법성(心心法性)을 연하여 생기지만 비추는 일도 없나니 이것을 혜업(慧業)이라 이름하느니라. 둘째는 공덕업이니, 실지(實智)의 유제(有諦俗諦差別을 말한다) 중에서 나오지만 무위 무루(無爲無漏)이니라. 백만 아승지 공덕을 모으기 때문에 이름하여 공덕업이라고 하느니라. 초성(初聖)으로부터 이상에까지 또한 나타내어 수생(受生)하지만, 변이(變易)하기 때문에 지난 것을 마치고 새것을 짓지 않으며, 원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수(住壽) 백겁 천겁에 변화하여 일체를 생(生)하느니라.
법문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