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타방의 경수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해서, 다시 대중은 모두 용왕, 사자왕, 이십팔천왕중으로서 모두 우수한 근기로 수행에 정진(大根大行)하는 사람이었다. 부처님의 신통력을 받았기 때문에 조그마한 의문을 일으켜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사(大師)는 본래 무엇을 수행하여 부처님의 성스러운 도를 이루고 신.구.의를 맑혀서 금강과 같아 무너지지 않습니까? 일체 중생이 그 힘의 끄트머리도 얻지 못합니다. 내성(內性)이 밝게 비치고 항상 머물러 소멸되지 않으며, 일체 보살의 위를 지나십니다. 빼어나게 단정하시어 색상이 견줄 데 없으시고 지극히 원만하시고 자연스러우시어 천류(遷流)와 조작을 넘어 영원하시니 무위청정하시나이다. 두 가지의 영원한 몸(二種常身果極法身과 應化法身)으로 사람들을 제도하시는 일이 한량이 없습니다. 육도 중에 나타나시어 항상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의 공경하는 바가 되시며, 암매(暗昧)를 제거하심이 촛불과 같으시고, 천지를 두루 밝히시는 것이 일월과 같으시며, 천인을 건네는 것이 뱃사공(船師)과 같으시어 삼계를 바로 지나시어 묘각존이 되셨나이다. 이러한 길을 이루고자 한다면 마땅히 어떻게 수행하여야 하오리까? 일체 현성의 이름은 어떤 것입니까?"
그 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금강과 같은 말씀으로 경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불자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밝게 듣고 밝게 들어라. 이것을 잘 사념하여서 여법하게 수행하라. 내가 먼저 천상인중에서 널리 일체보살의 무량한 행원을 열었느니라. 이 법은 또 이 시방삼세에 제불이 쾌설하시는 결정요의영락으로써 부처가 행하시는 길이니라. 지금 마땅히 이 대중 십사나유타(十四那由他) 모든 사람들의 근기를 위하여 영락 본업을 열리라. 너는 마음에 깊이 생각하되, 뜻하는 바가 고원하여 대비(大悲)의 교화가 극진하며 자비가 시방의 일체 중생에게 두루 미친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여라."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불자야, 이 길을 성취하려고 하면 마땅히 먼저 삼업을 바르게 하고 삼보에 가르침을 배우고 인과를 신향(信向)해야 하느니라. 그러면 곧 묻는 바의 모든 일체 불교에 들어갈 수가 있을 것이다. 보살 된 자는 부처를 얻는 것이 멀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밝게 사십이 성현의 명문결정요의(名門決定了義)를 수학하여라. 시방삼세 일체제불이 다함께 한가지로 설하시는 일은 하나로써 둘이 없도다.
불자여, 이른바 유가도(留伽度秦에서는 發心住라고 한다), 유체가도(留諦伽度秦나라에서는 治地住라고 한다), 유라가(留羅伽진에서는 修行住라고 한다), 유마아(留摩阿生貴住), 안파사(安婆沙方便具足主), 비발치(毘跋致正心住), 아비발치(阿毘跋致不退住), 필차가(必叉伽童眞住), 필아라(必阿羅법왕자주), 유지가(流止迦灌頂住), 도가아(度伽阿歡喜行), 도안이(度安爾饒益行), 도지라(度只羅無瞋恨行), 도화차(度和差無盡行), 도리타(度利他離癡亂行), 도생파체(度生婆諦善現行), 도사필(度沙必無著行), 도아하(度阿訶尊重行), 도불하(度佛何善法行), 도차일파(度叉一婆眞實行), 라체류사(羅諦流沙救護一切衆生廻向), 라담사(羅曇沙不壞廻向), 필백가(必白伽等一切佛廻向), 법필타(法必他至一切處廻向), 불도타(佛度他無盡功德藏廻向), 라차필(羅叉必隨順平等善根廻向), 사라차가(師羅叉伽隨順等觀一切衆生廻向), 파가체(波訶諦如相廻向), 파라제불타(波羅提弗陀無縛解脫廻向), 달마변가(達摩邊伽法界無量廻向), 구마라가(鳩摩羅伽逆流歡喜地), 수아가일파(須阿伽一波道琉璃離垢地), 수나가(須那迦流照明地), 수타원(須陀洹觀明炎地), 사타함(斯陀含度障難勝地), 아나함(阿那含薄流現前地), 아라한(阿羅漢過三有遠行地), 아니라한(阿尼羅漢變化生不動地), 아나하(阿那訶慧光妙善地), 아가라불(阿訶羅弗明行足法雲地), 마하일화사(摩訶一和沙無相無垢地), 사가바가바불타(娑伽婆伽婆佛陀妙覺者無上地)이니라.
불자여, 이런고로 명문(名門)의 일체 공덕행을 섭수한다. 부처님과 보살이 이 명문에 들지 않음이 없다. 일체 신통, 일체 인과(因果), 일체 경계도 또 이 명문에 든다. 불자야. 이 명문은 시방 제불이 설하신 바의 길과 같아서 더함도 없고 줄어듦도 없는 결정 사자후의 설이니라. 마땅히 서원으로써 스스로 서원하고 수지하고 독송하고 뜻과 의미를 해석할지니라. 바라건대 일체 중생이 한 가지로 나의 법에 들어와 나와 함께 부처와 같기를 . 마땅히 이와 같이 수학할지니라."
부처님께서 경수보살에게 이르셨다.
"불자여 내가 지금 요약하여 명문중에 일현명문(一賢名門)을 말하리라. 이른바 초발심주(初發心住)이니라. 아직 주에 오르기 전에 십순명자(十順名字)보살이 있으니 항상 십심(十心)을 행하느니라. 이른바, 신심(信心) . 염심(念心) . 정진심(精進心) . 혜심(慧心) . 정심(定心) . 불퇴심(不退心) . 회향심(廻向心) . 호심(護心) . 계심(戒心) . 원심(願心)이니라.
불자야 이 마음을 수행하는데 혹은 일겁 이겁 삼겁을 거쳐 곧 초주위(初住位) 안에 들 수가 있느니라. 이 위 가운데 머물러 백법명문(百法明門)을 더 수행하느니라. 이른바 십신심(十信心)의 마음마음에 각각 열이 있기 때문에 백법 명문을 수행하는 것이니라. 마땅히 헤아릴 수 없는 유행(有行)과 무행(無行)의 큰 서원을 일으켜, 습종성(習種性) 안에 들어감을 얻어서 널리 일체 원을 행할 것이니라.
발주현인(發住賢人)이 광대원을 일으켜
금생에 부처에 이르는 일체 원에 들어가
내 원 속에 있어 성취하지 않는 것이 없으면
스스로 부처 얻는 일을 가지고 근본으로 하리라.
내 이제 보시를 행하며
마땅히 원하건데 중생이
탐욕의 뜻을 버리고
공도위(空道位)에 들어가지이다.
항상 법계(法戒)를 실행하면서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행을 수섭하여 파하지 않고
바른 해탈을 얻어지이다.
여섯 가지 인[六忍신인.법인.수인.정인.무구인.일체지인]을 항상 받들면서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다툼이 없는 마음(無諍心)을 얻어
적법인(寂法忍)에 머물러지이다.
커다란 정진의 힘을 일으키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항상 머문 바 없음(不住)을 행하여
자각과(自覺果)에 들어가지이다.
이 스물 네 가지 원이
헤아릴 수 없는 행을 모두 섭수하여
믿음과 서원의 첫 관문이 되는지라
마침내 큰 지혜의 근본이니라.
이제 모든 부처님 앞에서
이러한 큰 서원을 얻음에
서원이 지금 이미 원만하여졌음이라
나머지 행(餘行)을 닦아 나아가면
그 중에 얻는 바 공덕으로
백천겁토록 행하리니
나도 원을 곧 버리고
헤아릴 수 없는 온갖 세계에 들어가리라.
일체 온갖 보살이
만약 이 원에 들어가면
살반야해의 큰 지혜바다에
들어감을 얻지 않음이 없으리라.
불자여, 이 지위에 머물러 대원을 이미 일으키게 되면 다른 일체 범부의 경계를 넘어서게 되리라. 십신을 행하는 자는 이제 또 무량 공덕을 수행하나니, 이른바 십바라밀과 삼공(三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과 무작(無作)이니라. 공관(空觀)을 성취하면 곧 아인(我人) . 주자(主者) . 중생을 없애고, 마침내 제견(諸見)을 버리고 상락아정(常樂我淨)을 얻고, 삼계의 계박(繫縛)과 무명을 점점 깨뜨리게 되느니라. 일체의 업습(業習)을 복단(伏斷)하기 때문에, 두터이 일체 선법과 팔만사천의 반야바라밀을 모으고 일체 온갖 법문을 내마음 속에 섭수하여 생각생각에 마음을 떠나지 않느니라.
불자여, 열 가지 불가회계(不可悔戒)가 있나니, 마땅히 받을 지며 마땅히 지닐지니라. 첫째는 사람과 내지 이십팔천 제불 보살을 죽이지 않는다. 둘째는 내지 풀잎 한 줄기라도 훔치지 아니한다. 셋째는 내지 비인(非人)과도 음행하지 않는다. 넷째는 내지 비인에게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섯째는 출가 재가의 보살의 죄과를 말하지 않는다. 여섯째는 술을 팔지 않는다. 일곱째는 스스로를 찬탄하면서 남을 헐뜯지 않는다. 여덟째는 간탐하지 않는 다. 아홉째는 내지 비인에게도 성내지 않는다. 열째는. 삼보를 비방하지 안는다.
만약 십계를 파하게 되면 회과할 수 없는 바라이(波羅夷)에 들어가게 되느니라. 바라이를 범하면 십겁 중에 있어 하루에 죄를 받기 팔만사천 가지가 되며, 팔만사천의 생이 다하도록 이러한 고보(苦報)를 받아야 하므로 이 계를 파하지 말지니라. 이런고로 불자여, 발심주를 잃어버리게 되면 내지 이주(二住) . 삼주(三住) . 십지(十地) . 일체를 다 잃게 되느니라. 이런고로 이 계는 이 일체불 일체보살행의 근본이니라. 만약 일체불과 일체보살이 이 십계 법문에 의하지 아니하고 성현의 과를 얻는다면 이러한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 이것이 초주(初住)의 모습이니라. 습종성(習種性) 가운데 제일의 사람이니라. 이와 같이 아래 아홉 사람의 법행(法行)이 점점 증광하며, 내지 구주(九住), 십행(十行), 십향(十向), 십지(十地)인 무구지도 또한 점점 불가사의한 행을 증광하느니라. 불자여, 내 이제 요약하여 설하였으나 내지 바다의 한 방울 물과 같으니라."
법문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