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부처님께서는 거듭 병사왕( 沙王)의 나라에 있는 보리나무 아래에서 정각(正覺)을 이루시고 그곳에서 노니시며, 다시 이전과 같이 앉으셨다. 옛날(昔)에 처음으로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빛(光影)이 매우 밝으셨는데, 이제 다시 마흔 두 가지 빛을 놓으시니 온갖 빛마다 모두 백만 아승지 공덕의 빛이 있어 영락을 삼았다. 부처님의 몸을 훌륭하게 장엄(嚴好)하며 법계에 가득차서 담적하기 허공과 같았다. 마음을 오로지 한 곳에 집중하여 고요히 비추면서 상주(常住)의 성품을 즐기고 교화를 다하며 신비로운 신통을 체득하여, 커다란 교화의 작용이 자유원전(自由圓轉)하였다. 진리의 왕(法王)이시고 진리의 주인(法主)이신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의 부모가 되시었다. 자연의 백천 송이 보배 연꽃으로 꾸며진 사자의 자리가 있었으니, 옛날의 모든 부처님이 앉으신 자리도 모두 그러하였다. 도덕위의와 상호가 하나 같았으며, 몸과 뜻이 청정하여 복행(福行)이 널리 갖추셨다. 광명이 지나는 곳에는 금강보장(金剛寶藏)으로부터 변화를 나타냄이 다함이 없고, 사람들의 세상(刹土)을 두루 비춤에 삼세(三世)에 걸쳐 걸림이 없었다. 교화는 일체에 두루 미치어, 제도하는 교화방편(度法)을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 삼세에 모두 평등하였고, 원만히 빛나서 오롯이 도달하는 것이 모든 부처님과 같았다.
그 때 큰 모임 가운데 있는 보살들은 모두 다 일생보처(一生補處)에 있어서 온갖 신통을 미묘하게 통달하여 시방세계에 두루하였고, 법신으로 다함이 없는 중생들을 이끌어 이롭게 하였다.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열어서 불성의 묘과(妙果)와 적멸하고 함이 없는(寂滅無爲) 요긴한 가르침을 모두 나타내었다. 모든 사람들의 근본(人根)에 깊이 들어가서 숙명지로서 가르치고 교화하여 점심(漸心)으로 무제(無際無生際의 줄임. 涅槃을 말한다.)에 들어가게 하였다. 안팎의 요제(要諦)를 풀어냄이 시작과 끝이 다함이 없다. 모든 부처님의 땅에 평등하여 분별하는 바가 없으며, 큰 자비의 말씀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찬양하는 것이 이루 다할 수 없었다. 육도(六道)의 일을 모두 관달(貫達)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교화하는 곳에 이르러면 모두 찬탄하여 말하기를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이 큰 뜻을 세우는 것을 생각하여 주시고, 또한 저희들에게 모든 부처님 세계에 있는 좋고 나쁜 수승한 국토를 나타내어 주소서. 부처님이 노니시는 곳마다 교화를 일으키시며(佛所遊居闡隆導化), 빛나는 신통력을 가지고 저희들을 가르치고 일깨우시며 저희들의 뜻을 열어보여 주소서. 부처님의 본업영락(本業瓔珞)인 십주(十住).십행(十行).십회향(十回向).십지(十地).무구지(無垢地).묘각지(妙覺地)를 저희들을 위해 말씀해 주소서. 맹세코 저희들이 번뇌의 죄과와 모든 의심(疑妄)을 끊겠습니다. 저희들을 위하여 부처님의 국토.부처님의 몸.부처님의 신통력.부처님의 선정(禪定).헤아릴 수 없는 신통변화.네 가지 평등(四等자.비.희.사로 평등하게 중생을 교화하는 마음).두려움 없음(無畏).허물이 없는 세 가지 업.열 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법(三六의 不共).일체의 공덕.위없는 도법 등의 온갖 일을 펴시어 가르침을 나타내시고, 시방일체의 국토에 들어가게 하소서."
동쪽으로 가면 다함이 없는 향림찰(香林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입정진(入精進)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경수(敬首)라고 이름하느니라. 남쪽으로 가면 다함이 없는 낙림찰(樂林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불사락(不捨樂)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각수(覺首)라고 이름하느니라. 서쪽으로 가면 다함이 없는 화림찰(華林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습정진(習精進)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보수(寶首)라고 이름하느니라. 북쪽으로 가면 다함이 없는 도림찰(道林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행정진(行精進)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혜수(慧首)라고 이름하느니라. 동북쪽에 다함 없는 청련찰(靑蓮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비정진(悲精進)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덕수(德首)라고 이름하느니라. 동남쪽에 다함 없는 금림찰(金林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진정진(盡精進)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목수(目首)라고 이름하느니라. 서남쪽에 다함 없는 보림찰(寶林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상정진(上精進)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명수(明首)라고 이름하느니라. 서북쪽에 다함없는 금강찰(金剛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일승도(一乘度)라 이름하고 보살을 법수(法首)라고 이름하느니라. 하방에 다함 없는 수정찰(水精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대정진(大精進)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지수(智首)라고 이름하느니라. 상방에 다함 없는 욕림찰(欲林刹)이 있으며 부처님을 지정진(至精進)이라 이름하고 보살을 현수(賢首)라고 이름하느니라. 이와 같이 일체 진리의 빛이 흘러들어와서 두루하지 않음이 없었다. 그 때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시방의 모든 보살들은 모두 그 나라의 제일가는 으뜸이라 칭찬하시니, 각각 헤아릴 수 없는 상인(上人보살의 권속인 聖衆)과 함께 이 큰 모임에 들어와서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천 가지 보배로 꾸며진 연꽃의 자리에 앉았다.
때에 저 국토의 대중 가운데 첫번째의 보살을 이름하여 경수(敬首)라고 하였다. 부처님의 성스러운 힘으로 찬탄하여 말하기를, "상쾌한 이 모임에 모여서 그 머무는 바를 보니 부처님의 국토가 청정하여 법복(法服)에 이르기까지 여래의 덕식(德式)이 있고 미묘한 선행을 수행하여 마흔 두 가지 현성의 인(因)으로 경법을 연설하며, 부처님의 신통변화를 얻어서 국토의 맑고 흐림에 따라 사람을 제도하는 일이 다함 없으시고 진리의 길로 교화함을 분류하여 두루 미치지 않음이 없으십니다. 이와 같이 타방의 불국토도 또한 영락본업을 설하심에 둘도 없고 다름도 없나이다. 개시하는 바의 도법은 지금 석가세존께서 말씀하시는 바와 다름이 없으시나이다."
이 때에 경수보살은 시방의 국토에 들어가서 모든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큰 사자후를 외치며 일체 부처님과 일체 보살의 무량대보장해(無量大寶藏海)인 금강영락법문을 여쭈었다.
그 때, 석가모니불이 처음으로 나무 아래에 이르러 시방법계의 중생의 근연(根緣)의 나타남을 살펴보시고 큰 광명을 놓아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비추시니 위로 사공(四空三界의 上部인 無色界의 四天)에 이르기까지 일시에 내려와서 법회 가운데 드셨다. 십팔천(十八天).육천(六天).사천(四天) 등이 모두 모여오니 헤이릴 수 없는 국토였다. 그 하나의 국토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수미산(Sumeru)에 일월이 둘러싸고 사천하를 비춘다. 동쪽은 불우지(弗于逮P rvavideha), 남쪽은 염부제(閻浮提Jambu-dv pa), 서쪽은 구야니(拘耶尼Godhanga), 북쪽은 울단월(鬱單越Uttarakuru)이다. 큰 바다의 철원(鐵垣鐵圍山Cakrav a)이 국토를 둘러싸고 위에 이십팔천이 있다. 이러한 것을 하나의 소국(小國)이라고 한다. 시방에 두루한 것을 합하면 백억의 국토가 있다. 그 때에 부처님의 광명이 모두 그 가운데 나타났다. 내지 사천왕(四天王).도리천( 利天).염천(焰天).도술천(兜術天).불교락천(不 樂天).화응성천(化應聲天).범천(梵天).범중천(梵衆天).범보천(梵輔天).대범천(大梵天).수행천(水行天).수미천(水微天).수무량천(水無量天).수음천(水音天).약정천(約淨天).무상천(無相天).변정천(遍淨天).정광명천(淨光明天).수묘천(守妙天).미묘천(微妙天).극묘천(極妙天).복과천(福果天).과승천(果勝天).대정천(大靜天).공주천(空住天).식주천(識住天).무소유주천(無所有住天).비상비무상주천(非想非非想住天) 등 이러한 모든 천(天)이 모두 큰 연못의 연꽃 가운데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수천(水天)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사비색(四非色)의 중생은 모두 화생(化生)한다. 아래로도 오륜제(五輪際)에 이르기까지 이것을 하나의 불찰(佛刹)이라 하고 이름하여 대인법계(大忍法界)라고 한다. 석가모니불의 분신에 백억이 있어서 모두 그 가운데 두루하여 그 국토를 위해 현성본업영락(賢聖本業瓔珞)의 행을 설하신다. 때에 모든 천인 대중들이 저 소국(小國)의 부처님과 보살을 우러러 보는 것이 마치 가까이서 서로 보는 것과 같았으며 모두 와서 이 금강적멸도량수회(金剛寂滅道場樹會)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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