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고요히 앉아 정수리 광명을
뻗어내고 눈썹 사이 흰 터럭 끝에서 한 줄기 하얀 광명을
놓으셔서 동방 백팔만억 나유타 갠지스강 모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이 많은 세계를 지나 다시 한 세계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깨끗한빛으로 장엄(정광장엄)한] 세계 였다. 그 나라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깨끗한꽃별왕지혜의(정화수왕지)]여래·응공
·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
불세존이 었다.
그 부처님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살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존경받으면서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니, 석가모니 부처님
눈썹 사이의 흰 터럭 광명이 그 국토를 두루 비추었다.
이때 [깨끗한 빛으로 장엄한] 모든 국토 가운데 묘음 보살이
있었다. 그 보살은 오랫동안 많은 공덕의 근본을 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백천만억 모든 부처님을 가까이하며 공양하여
깊고 깊은 지혜를 다 성취하였다. 그리고 으뜸 삼매·법화
삼매·깨끗한 공덕 삼매·자재한 지혜 삼매·집착이 없는 삼매
·슬기로운 삼매·중생의 언어를 통달한 삼매·모든 공덕을 모은
삼매·맑고 깨끗한 삼매·신통이 자재한 삼매·횃불처럼 밝은
지혜 삼매·성스런 장엄 삼매·깨끗한 빛의 삼매·깨끗한 지혜
삼매·특별한 삼매·환한 삼매 이와 같은 백천만억 갠지스강
모래처럼 많은 큰 삼매들을 모두 얻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광명이 그 보살의 몸을 비추자 보살은
[깨끗한꽃별왕지혜]의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대는 저 국토를 이 국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선남자
여, 저 사바세계는 높고 낮아 평탄치 않고 흙과 돌이 있는 모든
산에 더러움이 가득하다. 부처님의 몸은 작고 많은 보살들의
모습도 작다. 그러나 그대의 몸은 사만이천 유순이고 나의 몸은
육백팔십만 유순이다. 그대의 몸은 참으로 단정하여 온갖 복을
다 갖추었고 남다른 빛이 난다. 그렇기에 그대는 그분들을 찾아
가 그 국토를 가볍게 여기고 부처님과 보살들을 그대보다 못하다
고 생각하지 마라.
묘음 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사바세계를 찾아가는 것은 다 여래의
큰 힘 때문이며, 여래의 신통이 자재하기 때문이며, 여래의
공덕과 지혜로 장엄하기 때문입니다.
묘음 보살이 삼매 속으로 들어가다.
이에 그 자리에서 묘음 보살이 몸도 움직이지 않고 삼매에
들어가 그 힘으로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부처님 위치 가까운
곳에 팔만사천 온갖 보배 연꽃을 만드니, 줄기는 제일 좋은
황금이었고 잎은 하얀 은이며, 꽃술은 금강석이요 꽃 받침은
붉은 빛이 나는 루배 였다.
이때 문수보살이 연꽃을 보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 상서로운 조짐이 먼저 나타나는
것입니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연꽃이 있고, 이 연꽃 줄기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황금이고 잎은 하얀 은이며, 꽃술은
금강석이고 그 꽃받침은 붉은 빛이 나는 루비입니다.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묘음 보살이 [깨끗한꽃별왕지혜] 부처님의 국토에서
팔만사천 보살들에게 둘러싸여 이 사바세계에 나를 찾아와
예배하고 공양하며 법화경을 들으려고 하는 조짐이다.
문수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보살은 무슨 선근을 심고 무슨 공덕을 닦았기에
이런 큰 신통력이 있으며 또 어떤 삼매를 행할 수 있습니까.
바라옵건데 저희들을 위하여 이 삼매의 이름을 말씀하여 주옵소서,
저희들도 부지런히 이를 수행 하고자 합니다. 이 삼매를 수행하여
이 보살의 크고 작은 모습과 생활 속의 위의를 보고 싶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의 신통력으로 저 보살이 오는 것을 저희들
이 볼 수 있게 하옵소서.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 보살에게 "오래전에 멸도하신
다보여래께서 그대들을 위하여 그 보살의 모습을 나타낼 것이
다." 고 말씀하셨다. 그때 다보여래께서 저 보살에게 "선남자여,
오라. 문수보살이 그대 몸 보기를 원하노라." 고 말씀하셨다.
이때 묘음보살이 자기 나라를 떠나 팔만사천 보살과 함께
오니, 지나오는 모든 국토마다 여섯 종류 상서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칠보로 된 연꽃이 비 오듯 내리며 하늘의 온갖 악기
들이 연주하지 않아도 저절로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보살의 눈은 넓고 큰 푸른 연꽃잎과 같으며, 얼굴은 백천
만개 보름달을 합해 놓은 것보다 더 단정하였다. 진금색의 몸
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덕으로 장엄되어 위엄과 덕이 확
연하게 드러나고, 환하게 비추어 잘 갖추어진 온갖 모습이
금강역사의 견고한 몸과 같았다. 칠보 좌대에 앉아 허공에
오르니 그 높이가 일곱 다라수며, 모든 보살 대중들에게 둘러
싸여 공경 받으며 이 사바세계 영취산에 이르렀다.
그 보살은 칠보 좌대에서 내려와 값나가는 온갖 옥구슬
장식을 가지고 석가모니 부처님을 찾아가 머리 숙여 예배하고
이것을 바치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깨끗한 꽃별 왕 지혜] 부처님께서 세존께 문안
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프신 데나 번거로운 일이 없어
편안히 지내십니까? 몸이 건강하고 세상일에 무심하여 중생
들을 쉽게 제도하셨습니까. 중생들이 탐욕 성냄 어리석음과
질투와 인색한 마음이나 교만한 마음은 없었습니까.? 부모
에게 효도하지 않거나 사문을 공경하지 않으며 삿된 견해나
착하지 않은 마음으로 온갖 욕망에 빠지진 않았습니까.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모든 마구니와 원수를 잘 항복시킬
수 있었습니까. 오래전에 멸도하신 다보여래께서 칠보 탑에
계시면서 법화경을 들으러 오셨습니까.
또 묘음 보살은 다보여래께 "오랫동안 편안하게 번거로운 일이
없이 잘 지내셨습니까." 라고 문안을 드리고, 세존께 "세존
이시여, 제가 지금 다보여래를 뵙고자 하오니 바라옵건데
세존께서는 제가 뵐 수 있게 하옵소서." 라고 부탁을 드렸다.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다보여래께 "여기 묘음보살이 몸소
만나 뵙기를 원합니다." 하고 하니, 이때 다보여래께서 묘음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그대가 석가모니 부처님을 공양하며 법화경을
듣고 아울러 문수와 여러 보살들을 만나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왔구나.
이때 [꽃 공덕]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묘음 보살은 무슨 선근을 심고 무슨 공덕을
닦았기에 이런 신통력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꽃 공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구름과천둥소리의 왕]여래·
응공·정변지였다. 그 나라의 이름은 [모든세간 드러낸 나라]
이고 그 세월의 이름은 [기쁜 만남의 세월]이었다. 묘음보살이
일만이천년 동안 십만 종류의 악기로 [구름과천둥소리의왕]
부처님께 공양하고 아울러 팔만사천 칠보 밥그릇을 바쳤기에
그때 인연의 과보로 지금 [깨끗한꽃별왕지혜]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나 이러한 신통한 힘을 얻었다.
[꽃공덕]보살이여, 그대 생각은 어떠한가. 그때 [구름과천둥소리
의왕]부처님 계신 곳에서 음악으로 공양하고 보배 밥그릇을 바친
묘음보살이 어찌 다른사람이겠느냐, 여기 있는 묘음보살이
바로 그이다.
[꽃공덕]보살이여, 이 묘음 보살이 일찍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을 공양하고 가까이하여 오랫동안 모든 공덕의 근본을 심고,
또 갠지스강 모래처럼 많은 백천만억 나유타 부처님을 만나 뵈었다.
[꽃공덕]보살이여, 그대는 다만 묘음보살의 몸이 여기에 만 있다고
보나 이 보살은 온갖 몸을 곳곳에 나타내어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이 법화경을 설한다. 범천왕이나 제석천의 몸을 나타내고, 자재천
이나 큰 자재천의 몸을 나타내며, 하늘 대장군이나 비사문천왕의
몸을 나타낸다. 전륜성왕이나 크고 작은 왕들의 몸·장자나 거나의
몸·관리나 바라문의 몸·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의 몸을 나타
내고, 장자나 거사의 부인 몸을 나타내며, 관리난 바라문의 부인 몸
을 나타낸다. 어린 남자 여자의 몸을 나타내고, 하늘·용·야차·건
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루라가·사람인 듯 하닌 듯 한
몸을 나타낸다. 이런 몸들을 나타내어 이 법화경을 설하면서 모든
지옥·아귀·축생들과 어려움에 직면한 중생들을 다 구제할 수있다.
나아가 왕의 후궁에서 여자 몸으로 변신하여 이 경전을 설하기도 한다.
[꽃공덕]보살이여, 이 묘음 보살은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을 제도할
수 있다. 이 묘음 보살이 이처럼 온갖 변신한 몸을 나타내어 이
사바세계에서 중생들을 위하여 법화경을 설하나 신통 자재한 지혜
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이 보살이 갖고 있는 약간의 지혜로
이 사바세계을 환하게 비춰 모든 중생이 저마다 알 것을 얻게 하고,
시방세계 갠지스강 모래처럼 많은 다른 세계에서도 이와 같이 한다.
만일 성문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성문의 모습을 나타내어 설법
하며, 벽지불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벽지불의 모습을 나타내어
설법하며, 보살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보살의 모습을 나타내어
설법하며, 부처님의 모습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부처님의 모습을 나
타내어 설법하니, 이처럼 온갖 제도할 자의 근기에 따라 그 모습을
나타낸다. [꽃공덕] 보살이여, 묘음보살이 성취한 큰 신통과 지혜의
힘은 그 모습이 이와 같다.
이때 [꽃공덕]보살이 부처님께 "세존이시여, 이 묘음 보살은 좋은
마음의 뿌리를 깊이 심었습니다. 이 보살은 어떤 삼매에 머물기에
이처럼 변신하여 나타나는 곳에서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킬 수가
있습니까." 라고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꽃공덕]보살에게 '선남자
여, 그 이름은 [모든 몸을 드러 내는 삼매]라고 한다. 묘음 보살은
이 삼매에 머물렀기에 이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에게 풍요
로운 이익을 줄 수 있다." 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묘음 보살에 대한 신기한 일을 설하실 때, 묘음
보살과 같이 왔던 팔만사천 명이 모두 [모든 몸을 드러내는 삼매]
를 얻고, 이 사바세계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살들도 또한 이
삼매와 다라니를 얻었다.
이때 묘음보살이 석가모니 부처님과 다보여래의 탑에 공양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 그가 지나가는 모든 국토에는 여섯 종류의
상서로운 흔들림이 있었고, 보배 연꽃이 비 오듯 내리며, 백
천만억 온갖 음악이 연주되었다. 본국에 이르러 팔만사천 보살
에게 둘러싸여 그들과 함께 [깨끗한 꽃별왕 지혜]부처님이 계신
데로 나아가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사바세계에 가 중생등을 이롭게 하고 석가모니
부처님과 다보여래의 탑을 친견하여 예배하고 공양하였습니다.
또 문수보살과 약왕보살과 부지런히 공부하는 보살과 용감하게
모든 것을 보시하는 보살들을 만나고 또한 이 팔만사천 보살
들이 [모든 몸을 드러내는 삼매]를 얻게 하였습니다.
이 묘음 보살이 사바세계에 다녀온 일을 설할 때에 사만이천
천자들이 생멸이 없는 지혜를 얻고 [꽃공덕]보살은 법호 삼매
를 얻었다.
...................
법문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