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컨대 장사하는 이가 벌판을 걷다가
좁은 길에서 배고프고 목마를 적에
도사(장사꾼)가 구원하여
물과 과일 있는 데 이르게 하듯이
함이 없는 도로써
모든 때를 소멸하여
편안을 쌓고 평등심 얻게 하시는
부처님 세존에게 머리 조아립니다
비유컨대 배가 큰 바다에 다니다가
마갈어 고기의 아가리에 걸려
그 배가 장차 고기 뱃 속에 삼켜질 것을
자비를 일으켜 구하되
배가 방금 함몰하려는 순간에
사람과 보배를 건져 주듯이
수 없는 백 천겁 동안
처음과 나중과 나중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알게 하심이
모든 먼저 성인보다 초월하시어
그 덕이 크나 큰 산과 같으시고
도의 지혜 햇빛 보다 넓으신
부처님에게 예배하고 받들기 원합니다.
(41)
도를 수행하는 이가 마땅히 성냄을 버리고 늘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
혹은 수행하는 이가 입으로만 중생에게 편안케 하기를 발원하면서도, 무슨 인연으로서 구제하여 편안케 할 것을 깨우치지 못한다면, 아무리 그 말은 보드랍고 편안할지라도 평등한 자비심이 되지 못하는 까닭에 도를 수행하는 이가 입으로만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혹은 수행하는 이가 자심으로 일체 중생을 편안케 하려는 뜻만을 일으킨다면 그 자비심도 또한 좋기는 하지마는 이는 도덕이 구족한 자비심이 아닌 것이며, 큰 도를 행하려면 이런 자비심은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사 도를 배우는 이가
자비심을 입으로만 말한다면
곧 적은 편안을 얻고
또한 얇은 복 만을 얻으리
비유컨대 화살 만드는 기사가
잘못 불에 떨어뜨려 태웠다면
어찌 능히 그 화살로 하여금
잘 만들어서 쓸 수 있겠는가
(42)
도를 수행하는 이가 큰 자비심을 세워야 한다.
마땅히 어떻게 행하여야 하는가.
수행하는 이가 더위에 있는 이는 시원한 곳을 구해 주어야 편안하고 추위에 있는 이는 따뜻한 곳을 구해 주어야 편안하고 배고픈 이는 밥을 주고 목마른 이는 물을 주고, 먼 길을 걸어 몹시 피곤한 이는 수레와 말을 주어야 편안하며, 오래 섰는 이는 앉게 하여야 편안하고 오래 앉아서 몹시 피곤한 이는 눕게 하여야 편안하며, 몸을 벌거벗은 이는 옷으로 가리워 주고 몸에 때가 있는 이는 씻고 목욕해 주어야 마음이 매우 기쁘고 편안하고 차분하며, 여러 가지 괴로움이 있는 이는 각기 편리할데를 얻게 하여야 몸과 뜻이 기뻐 뛰고 모든 편안을 얻는다.
그러므로 잡은 마음이 어수선하지 않아 남에게 사랑하고 공명함을 받게 된다.
부모와 형제와 처자와 친족과 벗과 선지식을 가까이 하고 사랑하여 모두 편안케 하며, 또한 일체 중생의 모든 괴로움을 나의 몸과 같이 편안케 하며, 시방 사람들로 하여금 죄다 도달하여 몸과 마음이 편안케 하며, 부모와 안팎 종족으로 하여금 죄다 편안케 하며, 다음 범부들을 애념하여 널리 자비심을 더하고 또한 원수에게도 차별하는 마음을 두지 않고 모두 내 몸과 같이 도탈을 얻어 편안케 해야 한다.
먼저 시방 사람들을 애념하고 다음 원수를 애념하는데, 혹 그 마음이 어수선하다거나, 원수 및 친한 벗과 평범한 사람에게 처음부터 마음이 능히 일체 평등치 못하다면, 마땅히「내가 원수를 품고 미워하던 그 마음은 이미 지내었다」고 관하여 당장 버리고 다시 애념하기를 부모 및 자신, 처자와 같이 하고, 또한 공경하기를 친속과 같이 해야 한다.
그러므로 다시는 유감을 품지 않게 되나니, 저 五도(道)의 나고 죽는 근본을 살핀다면, 전세에 부모나 처자나 형제나 벗이 되었지마는 다만 오래 되어서 능히 식별치 못할 뿐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원수를 품지 않아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땅히 자심을 일으키고 행하여
원수 애념하길 선우 같이 할지니
구르고 굴러 나고 죽는 곳에
일찌기 죄다 친족이 되였었네
비유컨대 나무에 꽃이 피어
굴러 열매를 맺음과 같듯이
부모나 처자나 벗 들과
친족도 또한 그와 같네
(43)
도를 수행하는 이가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
「가사 성냄을 가져 딴 사람에게 향한다면 곧 스스로 침해하는 짓이다.
마치 나무가 불을 내었다가 도리어 제 몸을 태우고, 또한 파초가 열매를 맺었다가 곧 말라 죽으며, 또한 노새가 새끼를 배었다가 도리어 제 몸이 위험하듯이, 나도 또한 그와 같아 가사 성냄을 품는다면 스스로 침해하는 짓이다」라고 해야 한다.
만일 성냄을 일으켜 딴 사람에게 향한다면 이 죄로 인하여 뱀과 독사에 떨어지거나 악도에 드나니, 진리 보기를 이렇게 하여 마땅히 악을 품지 않고, 미운 사람일지라도 마땅히 자비심을 일으켜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성냄을 일으켜
원수와 해독을 남에게 향한다면
다음 뱀 독사에 떨어지거나
혹은 잔악한 짐승이 되리
저 나무가 타버리고 쪼개지듯 하고
파초나 또한 노새가 새끼를 배듯이
도리어 침해함도 그와 같으므로
마땅히 자비심을 일으켜야 한다.
(44)
도를 수행하는 이가 마땅히 평등한 자비심을 향하여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벗과 원수 까지라도 멀리하거나 가까이 함이 없고 미워하거나 사랑함이 없으며, 한량 없는 시방 세계에도 널리 자비심으로 향하여 일찌기 더하거나 감하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행하여야 이에 응당 자비행이 되는 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자비심을 행하려 하는 이가
평등한 뜻으로 믿고 사랑함 없고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않아야
이에 응당 큰 자비심이 되리
평등한 마음으로 큰 자비심을 행하여
삼계 사람들에게까지 미칠 것이니
자비심을 이렇게 행하는 이는
그 덕이 범천보다 넘으리
(45)
도를 수행하는 이가 그 자비심을 성숙하고 구족하면, 불로도 태우지 못하고 칼로도 해치지 못하며, 또한 독기도 유행치 못하고 여러 사귀도 수단을 쓰지 못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칼로도 능히 해치지 못하고
관리 및 불이나 원수와
사귀나 모든 나찰과
뱀 독사와 우뢰 벽력과
사자 또는 코끼리나 범과
딴 모든 사나운 짐승들도
일체 감히 가까이 하지 못하고
또한 능히 중상할 이 없으리
(46)
도를 닦는 이가 자비심을 훈습하면, 마땅히 이렇게 될 것이다.
밤에 잠이 편안하고 깨어나면 기꺼우며, 언제나 하늘 사람이 옹호하고 일찌기 나쁜 꿈이 없으며, 낯빛이 화평하고 의식이 모자라지 않으며, 범천에 태어나되 태어날 적마다 항상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눈의 흑백이 분명하고 신체가 보드라우며, 질병이 없이 긴 수명를 믿고 제천이 공경하며, 나는 데마다 도를 얻고 부처님에게 찬탄을 받으며, 번뇌를 소멸하고 불퇴전의 도를 얻으며 편안함을 얻어 남음없는 경계에 이르고 세상을 구원하는 법을 얻나니, 모두 자비심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자비심을 행하는 이는
단정하고 의식이 풍부하며
사람들이 모두 높여 우러르고
수명이 길며 눈이 분명하리
자나깨나 다니나 멈추나 편안하고
귀신과 하늘사람이 모두 옹호하며
범천에 나고 제천들이 공경하며
세존에게 찬탄을 받게 되리
그러므로 도를 닦는 이가 마땅히 자비심을 행해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자비심을 행하여 일체에 향할지니
모든 성냄과 침해를 없앰이 이 자비심이다.
내가 지금 여러 덕의 근본을 나타내려 하여
부처님의 경전을 살피고 뽑아서 말하노라
7, 제공포품(除恐怖品)
모든 마땅히 깨달을 바를
모두 분별하고 해설 하셨나니
과거 여러 부처님을 보아도
밝게 통달하심 이와 같으시다
평등한 정각을 이루신 까닭에
이 「부처님」이라 이름하나니
지혜스러운 이와 하늘과 용들도
목숨 바쳐 받들지 않는 이 없네
모든 四부 세계를 교화하여
여러 더러움 없애게 하시고
악하고 어둔 이를 교화하여
마음의 광명 얻게 하시며
편안함을 얻어 모든 괴로움 해탈케 하시고
여러 공포를 없애게 하셨나니
저 부처님에게 머리 조아리며
가장 수승한 이(부처님)에게 귀의 하기 원합니다
부처님은 조복 않는 이를 조복하시므로
우뢰처럼 와르릉 거리는 코끼리도
뜻 세워 소리 널리 듣고서
죄다 제도 얻고 몸의 탈 벗었다네
어리석고 제 멋대로 하여
날뛰기를 퍼붓는 비와 같이하는
단특이라고 이름하는 코끼리도
그 높은 체 함을 조복하셨으며
또한 모든 용왕과 귀신들이
독기를 품고 눈에 불을 켰어도
부처님께서 선으로 교화하여
그 몸이 항상 고요하고
해탈을 얻어 걸림 없게 하셨나니
저는 지금
고요하고 수승하신 세존의 발 밑에
머리 조아리고 목숨 바치기 원합니다
마군이가 성냄을 품고
온통 불로 변화하여
산을 이고 몽둥이를 휘두르고
칼과 창을 들었으며
뱀과 독사가 큰 나무를 떠받고
몰려 와서 세존을 위협하려 하거나
모든 귀신의 몰려옴을 보고도
놀라지도 겁내지도 않으시며
그들의 털이 송곳과 칼날 같아
사방으로 삥둘러 싸고
그 수가 매우 많아도
두렵게 여기지 않으시고
또한 일찌기 놀라지 않으시어
모든 어리석음을 없애시고
이미 모든 환난을 버리셨나니
가장 수승한 이에게 목숨 바치기 원합니다
(48)
도를 행하는 이가 만일 한가한 데와 무너진 곳에 있으면서 혹 공포가 일어나 옷과 머리칼이 쭈삣 할 적에는 마땅히 여래의 거룩한 공덕과 상호와 얼굴 및 법과 스님네를 생각하며, 그 계율을 생각하고 공(空)해탈을 분별하며, 육분인 십이인연을 알고 자애를 받들어 행할 것이다.
가사 공포가 일어날 적에 이것을 생각한다면 다시 공포가 없어지게 된다.
이에 게송을 말하였다.
혹은 공포로서 그 자리에 움추려
바른 법에 스스로 서지 못할 적에는
교법에 굳어 멈추고 계법을 지니기를
바람이 불어도 산을 요동치 못하듯 해야 한다
비유컨대 꿀벌이 꽃 맛을 모으듯이
내가 경전을 뽑아 기록함도 그와 같나니
글은 간략하나 이익될 바는 많다
공포를 없애기 위해 의를 말하노라
8, 분별행상품(分別行相品)
어떤 사람이 보배 구슬을
큰 바다에 떨어뜨리고는
바로 기구를 가지고
바다에 헤매어 보배 구슬을 구하되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고
마음 잡아 요동치 않으므로
바다 구신이 이러함을 보고
바로 구슬 찾아 돌려주었네
그가 마침 이런 방편을 쓰자
휴식의 천왕이 보고
대보산에 뛰어 가서
게으르지 않고
능히 본래의 無를 끝내 이루어
집착 없는 이(부처님)에게 머리 조아리고
세웠던 원을 구르지 않아
가장 수승한 이께 목숨 바쳐 예배드렸네
어떤 되사리고 있던 용왕도
또한 이렇듯 단정히 앉아
정진으로 도를 구하고
큰 힘으로 불도를 얻어
혼자 거닐은지 칠일 만에
능히 여인을 화도하였으며
저 부처님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진실히 보아 구르지 않았네
(49)
도를 행하는 이가 혹은 속으로 생각하기를
「나고 죽는 곳을 가히 헤아리지도 못하고 음욕 성냄 어리석음에만 훈습한 지가 매우 오래였으며, 사람의 목숨은 짧은 것인데 더구나 게으르기만 하니, 어찌 능히 일생 동안에 모든 더러움을 없애겠는가」고 할 적도 있다.
만일 이런 생각이 있을 적에는 마땅히 이런 관법을 지어야 한다.
「비유컨대 비워 둔 집에 애당초 사는이가 없어 여러 해 동안 등불을 켜지 않아 어두울지라도, 불만 켜고 들어간다면 어둠이 바로 소멸되듯이, 아무리 오랫동안 온갖 번뇌에 훈습 하였을 지라도 지혜만 있다면, 모든 더러움이 곧 소멸되니다.」라고
왜 그러는가.
지혜의 힘이 굳세면 어리석음의 세력이 실축해지는 까닭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도의 뜻을 구하려면 게으르지 말지니
법의 이로움을 얻어 쇠망함을 여의고
부처님의 광명한 지혜를 받들어
영원히 음욕 성냄 어리석음을 씻어 없앨지어라
(50)
어떻게 하여야 능히 이렇듯 도에 따를 것인가.
오직 믿음이 있어야 정진하고 지혜로우며, 아첨하는 뜻이 없어야 이에 행에 따르게 된다.
무엇을 믿음이라고 하는가.
온갖 물건이 모두 덧 없는 데 돌아가는 것과 받았던 몸이 모두 근심 고통뿐인 것과, 삼계가 모두 空한 것과 일체 모든 법이 따져 보면 모두 <나>없음을 보아 아는 것이다.
이렇게 아는 이를 이 믿음이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도를 수행하는 이가
세간이 편안치 못함과
온갖 물건이 모두 덧 없음과
받은 몸이 모두 괴로움 뿐임과
삼계가 모두 空한 것임과
일체 법이 <나>없음을 알아서
곳에 따라 능히 받아 행하므로
이 믿음이 있다고 이른다
가사 <나>라는 생각을 낸다면
바로 뒤바뀐 사람이 되나니
능히 모두 공(空)을 분명히 알아야
곧 마땅히 이 부처님을 알으리
감로의 도를 얻어
이렇듯 깨달아 아는 이는
능히 요동할 이 없나니
이를 이에 믿음이라 이른다
(51)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여야 정진이라 하는가.
가사 행하는 이가 공과 무를 오로지 하여 마음에 여의지 않는다면 이 정진이라 한다.
가사 들불이 점차 앉은 자리에 까지 번져 의복 및 머리와 눈을 아울러 태울지라도 마땅히 속으로 생각하기를
「불이 나의 머리를 태우고, 또한 뼈와 살과 피부까지 태워서 내 몸이 죽게 될지라도 끝내 행을 버리지 않겠다」
라고 해야 한다.
왜 그러는가.
아무리 내 몸을 태울지라도 타질 나위가 없다. 다만 몸 속에 있는 음욕 성냄 어리석음의 불은 삼악도 가운데 굴러 나고 죽으면서 나의 몸을 태워, 수 없는 세상을 지내도록 해탈을 얻어 도덕에 이르지 못하게 함이다.
아무리 온 몸을 태울지라도 굳이 구할 수가 없고, 다만 마땅히 음욕 성냄 어리석음의 불을 애써 끌 것이니, 멸도를 이미 얻었다면 다시 물러가지 않고, 몸이 이미 없다면 안팎 모든 불의 환난이 없을 것이다.
(52)
이 음욕 성냄 어리석음은 소홀히 다뤄서는 가히 멸하지 못하나니, 비유컨대 반딧불로 구리쇠를 녹이려고 한다면 끝내 되지 못하는 것과 같으므로 마음 잡음이 견고하고 일체 방편을 내어야, 이에 음욕 성냄 어리석음의 병을 없앨 것이라.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도덕에 정진을 기우려
마땅히 몸을 아끼지 말아서
마치 코끼리가 그 몸을 씻을 적에
깨끗히 목욕하고는 땅 위에 눕듯 해야 하며
가사 급한 곤액이 미치고
우뢰와 번개가 몰려와도 놀라지 않아서
마치 시든 꽃을 사람이 아끼지 않듯
번뇌 버리기를 그와 같이해야 한다
(53)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여야 지혜라 하는가.
한적한 곳에서 선정을 행할 때를 알고 마땅히 관(觀)할 때를 알며, 지혜로 살필 때를 알고 법을 받아들일 때를 알며, 정의(定意)와 정수(正受)할 때를 알고 선정으로 조차 일어나는 더디고 빠른 때를 알며, 자기 마음의 소유한 선과 악을 분별하기를, 비유컨대 훌륭한 의원이 한다. 뱃 속의 병을 알듯 해야 마땅히 그 마음을 조복하여 방탕하지 못하게 하기를, 비유컨대 코끼리가 구덩이나 샘에 빠지려고 한다면 기르는 이가 잘 이끌어서 빠지지 않게 하듯이 도를 수행하는 이가 바깥 집착을 끊기도 또한 그와 같이 해야 한다.
(54)
마음이 모든 생각을 반연하여 쏠리는 바를 알기를 비유컨대 밝은 이가 음식물의 알맞는 바를 알듯이 하고 또한 조리사가 임금의 구미에 즐겨하고, 즐겨하지 않음을 알듯이 해야 한다.
방편으로 일체를 해탈하는 나아가고 멈출 갈래를 분명히 알기를 마치 금 다루는 기사가 금의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듯이 해야 한다.
가사 도를 행하는 이가 밝은 지혜를 여이어 도의 갈래에 분병치 못하고 마음에 두려움을 품거나, 옳은 것을 그르다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한다면, 지혜를 이루지 못한다.
가사 도를 행하는 이가 첫째 선정을 얻었어도 둘째 선정에 이르러 스스로 두려워한다면, 선정을 잃게 되나니, 이는 선정에 굴릴 줄을 알지 못함이다.
(55)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
「괴이하다. 미혹함이여,」라고만 하고 있으면, 본래 선에 응함이 있을지라도 도리어 마음이 어수선하여 곧 달아나게 된다.
마음을 기쁨에만 두고 선정의 뜻을 여읜다거나, 마음을 한계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지않아 그렇듯 의심만을 품으면, 곧 선정을 잃게 된다.
이룬 것을 이루지 못한 것이라 하고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룬 것이라 한다면, 어떻게 선정의 뜻을 분명히 알겠는가.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잡아야, 첫째 선정에 들어 마음이 멸진정에 있을 것이니 마침 이 행을 지으면, 둘째 선정에 든다.
이른바 미혹이라 함은 오랫 동안 세속 일에 훈습하였으므로 바른 진리를 알아서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함이니, 진리에 분명치 못하고 뜻에 번뇌가 있는 까닭이다.
둘째 선을 구하면서 마음을 능히 제어하지 못하면 선정을 구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행하는 이가 마땅히 이런 잘못을 알아야 한다.
가사 행하는 이가 밝아서 이런 미혹을 짓지 않으면, 선정을 잃지 않으리니, 이것을 지혜라고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사 몸의 모든 법을 분명히 깨우친다면
곧 그 뜻의 돌아가는 갈래를 알것이니
방편을 내어 마음의 나아가는 바 제지하기를
비유컨대 쇠 갈구리로 하얀 코끼리 조복하듯 하라
그 삼매의 뜻을 분명히 알고
또한 고요히 관찰함을 분명히 하여
항상 지혜스러워 망설임이 없고
도덕에 멈추어 법의 가르침대로 하라
(56)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떻게 하여야 삿되지 않다고 하는가.
그 마음이 아첨하지 않아 솔직하고, 정진에 게으름 없이 도를 행하고, 믿음이 돈독하여 진실을 지킴이다.
가사 행하는 데 가히 행치 못할 것과 모든 번뇌의 옳지 못한 것이 있을 적에는, 그 병을 모두 법사에게 향하여 말하기를, 비유컨대 환자가 그 소유한 병을 의원에게 지성껏 모두 말하듯이 한다면, 법사가 행하는 이의 뜻을 살피고 모자라는 데를 응하여 법을 말하여 줄 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행하는 이가 솔직함을 품어
그 마음 아첨함이 없고
법사의 가르침을 이어 받아
모든 번뇌를 끊어야 한다
편안하고 청정하여
오로지 도행에 정진하여
경 받들기를 부처님과 같이 하고
법 조심하기를 싸울적과 같이하라
(57)
가사 행하는 이가 정욕이 너무 많으면 위하여「사람 몸은 부하다」는 법을 말해주나니, 세 가지의 가르침이 있다.
첫째는 몸의 뼈가 쇠사슬처럼 서로 버티고 연결 되었음을 관함이요, 둘째는 마침 법교를 받고는 곧 머리뼈를 관함이요, 세째는 이미 이 관법을 마치고는 다시 마음을 멈추어 이마위와 머리 일체를 관함이다.
가사 노여움이 너무 많으면 자비로운 마음을 위하여 말해주나니,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부모와 친속이요, 둘째는 몹시 친하거나 친부이 없는 중간 사람이요, 세째는 여러 보통 사람들이요, 네째는 이 행을 얻어 평등히 자비심을 행하고 원수를 옹호하여 어진 마음을 구족하며, 九뇌(惱) 및 횡진(橫瞋)을 제거함이니, 이 이치를 분별한다면 아무리 지나친 멀고 가까움이 있을지라도 멀리 여의게 된다.
(58)
무엇을 구뇌와 횡진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를「저 사람이 과거에 나를 침해했다」고, 둘째는「저 사람이 후세에 혹 나를 침해할까」고, 세째는「금세에 나를 다시 속인다」고, 네째는 과거에 나의 친우를 침해했다」고, 다섯째는「후세에 혹 다시 나의 친우를 침해할까」고, 여섯째는「금세에 다시 나의 친우를 속인다」고, 일곱째는「과거에 나의 원수를 공경했다」고, 여덟째는「후세에 혹 다시 공경한다」고, 아홉째는「금세에 다시 공경한다」고 함이다.
아무리 이런 마음이 있을지라도 마땅히 모두 버리어야 한다.
어떻게하여야 능히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몸을 침해 하지 못하도록 할것인가.
다만 마땅히 자기가 남을 침해하지 않기를 수행하여야 한다.
이 나도 속세에 착하지 못한 죄가 있었던 까닭에 이런 나쁜 과보를 이루는 것이요, 나의 친우도 본래 죄가 있었던 까닭에 이런 환난을 이루는 것이요, 나의 원수도 저 사람과는 본래 친하였고 또한 복덕이 있었기 때문에 남한테 공경을 받는 것이니, 三품(品)인 九뇌에 아무 유감도 품을 나위가 없는 것이라.
(59)
무엇을 횡진이라고 하는가. 일찌기 서로 알지 못한 터일지라도 보기만 하면 곧 노여움이 일어남이니, 마땅히 바로 생각하기를「그 사람이 과거에도 나의 몸을 침하지 않았고, 금세에도 잘못이 없으며, 후세에도 실수함이 없을 터인데, 무슨 까닭에 악을 품고 남을 대하겠는가」
고 해야 한다.
악한 마음을 일으켜 남을 가벼이 한다면, 도리어 스스로 죄를 받나니, 비유컨대 바람을 맞이하여 먼지를 드리우면 도리어 자신을 매질하는 것과 같다.
도를 수행하는 이가 능히 성냄을 멸하여 일어나지 않게 하지 못한다면, 이런 사람들은 도품에 들지 못하나니, 비유컨대 잔에 물을 담은 것과 같아 먼데 까지 이르지 못한다.
능히 성냄을 제어한 이는 마치 물이 불을 끄듯이 침해하는 바 없나니, 이런 수행은 도율(道律)에 들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칼과 톱으로 몸을 짤리우는 괴로움을 당할지라도 성냄을 일으키지 말아서, 마치 불 타는 마른 나무처럼 원한이 없어야 할 터인데, 어찌 성냄을 가져 정신을 쓰겠는가.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자신과 보통 사람 및 원수를
평등히 보고 다름이 없어
모든 구뇌를 버리고
뜻 세워 횡진치 않아야 한다
마음을 제어하여 원한을 품지 않기를
마른 나무처럼 원한이 없어야 하나니
도를 수행하는 이가
이렇게 하여야 더러움이 없으리
(60)
가사 도를 수행하는 이가 어리석음이 너무 많으면, 마땅히 십이인연을 관하여 분병히 분별하게 한다.
생겨나는 인연으로 쫓아 늙고 죽음이 있나니, 가사 생겨나지 않는다면 처음과 나중도 없는 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리석지 않으면 생겨남도 없고
늙고 죽는 걱정도 없나니
본래 처음도 없음을 본다면
어디로 부터 쇠망함이 오겠는가
본래 六정(情)으로 반연하여 일어나
어수선한 까닭에 어리석음을 이루고
어리석음으로부터 결박이 생기어
굴러 어리석은 번뇌를 이룬다
(61)
가사 도를 수행하는 이가 생각함이 너무 많으면 곧 위하여 나고 드는 숨 세기를 해설해 주나니, 숨이 이미 안정되면 뜻이 고요하여 욕구가 없게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숨을 세어 멈추고 서로 따르는 법을 구하여
바른 진리를 보고 생각을 멈출지니
본래 성이 청정하면 이를 받들어 행할 것이요
혼자 앉아 생각이 많으면 행을 이루지 못하리
(62)
가사 도를 수행하는 이가 교만이 너무 많으면, 이 이치를 위하여 말해주나니, 사람에게는 세가지 교만이 있다.
첫째 내가 아무개 보다 못하다고 함이요, 둘째 아무개가 나와 평등하다고 함이요, 세째 내가 아무개 보다 낫다고 함이다.
이런 생각을 두는 이는 스스로 큰체 함을 품나니, 마땅히 이런 생각을 지어야 한다.
「성밖의 묘지 사이에는 버려진 뼈 가루와 곳을 달리한 몸뚱이나 머리가 혈맥은 없어지고 살과 가죽은 물렁해져 있다」
고, 마땅히 이런 것을 본다면, 빈부와 귀천과 남녀와 크고 작음과 단정함과 초라함도 모두 이 마른 뼈와 평등한데 무슨 차별이 있겠는가.
나서 죽을 때까지 살로 의지하고 가죽으로 싸고 피로 윤택케하고 힘줄로 묶어진 것이며, 의복과 화향과 영락을 두른 그 몸도 비유컨대 허깨비와 공교한 바람으로 합쳐진 것과 같아서 다만 마음과 뜻과 의식을 반연하여 굴러 움직이는 것이다.
나라와 고을과 성과 마을이며, 나고 들고 나아가고 멈추는 데도 이런 관법을 짓는다면 교만이 없어지므로 본래 무를 관한 이는 묘지 및 일체 사람을 보는데 평등하여 다름이 없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호화스러운 부귀를 누려
수레 타고 성 밖에 노는 이나
묘지 사이에 흩어져 있는 이도
헤아려 보면 평등하여 다름 없다
한가히 나무 밑에 앉아
이런 관을 짓고
마음 잡아 도를 행한다면
교만의 불이 능히 태우지 못하리
(63)
법사가 설법하는 데 사람의 속을 관찰하는 열 아홉 가지가 있다.
어떻게 아는 것인가. 번뇌를 분별하므로 이에 아는 것이다.
무엇을 열 아홉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음난을 탐함이요, 둘째는 성냄이요, 세째는 어리석음이요, 네째는 음난하고 성냄이요, 다섯째는 음난한 어리석음이요, 여섯째는 어리석고 성냄이요, 일곱째는 음난하고 성내고 어리석음이요, 여덟째는 입은 청정하되 뜻이 음난함이요, 아홉째는 말은 부드러우되 마음이 강함이요, 열째는 입은 즐거우되 마음이 어리석음이요, 열 한째는 말은 아름다우되 마음이 삼독을 품음이요, 열 두째는 말이 추하고 마음이 성냄이요, 열셋째는 입이 악하고마음이 강함이요, 열 네째는 말이 추하고 마음이 어리석음이요, 열 다섯째는 입이 추하고 마음이 삼독을 품음이요, 열 여섯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이 음난함이요, 열 일곱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이 성냄을 품음이요, 열 여덟째는 마음과 입이 함께 어리석음이요, 열 아홉째는 입이 어리석고 마음이 삼독을 품음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합하여
이에 삼독이 되는데
둘과 둘이 뒤섞이어
다시 넷씩 되었다
입의 부드러움이 넷씩이요
입의 어리석음이 또 넷씩이니
세존께서 말씀하신
사람의 속 열 아홉 가지다
(64)
어떻게 사람의 음난을 탐하는 상이 있는 줄은 아는가.
헛 치례와 농꺼리를 좋아하며, 성실과 뜻이 조급하며, 성질이 원숭이와 같아 실수가 많으며, 지혜와 꾀가 얕아 장원한 생각이 없으며, 행동하는 짓이 앞뒤를 돌아보지 않으며, 조작하는 것이 요긴하지 않으며, 일이 많고 두려워 하며, 말이 많고 울기를 좋아하며, 쉽사리 속아넘고 쉽사리 굴복한다.
편안하기에만 재빨리 터득하며, 십분 참아가면서 애쓰는 체 하며, 조그마한 이익을 얻고는 몹시 기꺼워하며, 조그마한 것을 잃고는 몹시 걱정하며, 남한테 칭찬을 듣고는 기뻐하고 믿으며, 숨기는 일을 모두 폭로시키며, 신체에 더러움이 많으며, 피부에 냄새가 풍긴다.
털과 머리칼을 듬성하게 하며, 하얗고 찌그리는 태도를 지어내며, 기다란 수염을 좋아하지 않으며, 하얀 이를 자랑하며, 깨끗한 옷만 좋아하며, 사치스러운 치장을 좋아하며, 날씬한 옷으로 그 몸에 장엄하기를 좋아하며, 잔 기술을 많이 배워 통치 못 한바 없으며, 자주 나가서 노닐으고 늘 웃음 머금기를 좋아한다.
거짓으로 계율을 받드는 체 하며, 성질이 화평한 체 하여 어른을 공경하며, 사람을 보면 먼저 질문하며, 재치스럽고 온아한 체 하며, 성질이 어굿나지 않은 체 하며, 부끄러워 하면서 자신이 대단한 체 하며,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여 주고 받으며, 부끄럽고 화평하여 가엾이 여김이 대단한 체 하며, 은혜가 대단한 체 하여 모든 친우에게 푸짐하게 베풀어 준다.
수북한 이익을 사람과 더불어 다투지 않아 지혜가 광대한 체 하며, 몸매를 살피면서 행동이 조용한 체 하며, 능히 세간의 법을 알아서 모두 결단하는 체 하며, 만일 훌륭한 사람을 보면 공경하고 삼가는 체 하며, 발각된 일에 말을 잘하여 재빨리 뒤엎으며, 말이 재치스럽고 화평한 체 하며, 벗은 많아도 능히 오래도록 친하지 못한다.
성냄이 없이 어른을 존경한는 체 하며, 눕고 일어나고 걸음걸이하는 데 안정하고 자세하지 못하며, 아무리 법을 배워도 도처에 애욕하며, 친속과 벗 사이에도 견고하고 오래 유지하지 못하며, 색욕을 말하면 곧 탐착하며, 악로(惡露)를 말하면 곧 만족히 여겨서 나아가기도 쉽고 물러가기도 쉽다.
그러므로 음난을 탐하는 상이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조급하고 경솔함이 원숭이 같고
항상 웃고 또 울기를 좋아하며
얻으면 좋아하고 잃으면 걱정하며
말이 수다하고 쉽사리 굴복한다
미혹하고 조급하고 공포하며
쉽사리 속고 남 말을 잘 믿으며
뜻과 성질이 잘 잊고 큰 생각 없으며
계율 좋아하고 지혜 있는 체 한다
색욕 탐내고 보시 잘하는 체 하며
몸매 살피고 벗을 공경하는 체 하며
조용 조용한 체 하는 몸 더러움이 많고
믿음과 부끄러움과 용맹이 있는 체 한다
법을 배워도 재물과 색욕에 애착하고
친우에도 곧 성글고 곧 뉘우치며
모든 배우는 데 능히 얻은 체 하여
재빨리 알아도 재빨리 잊는다
날씬한 의복으로 그 몸 장엄하며
하는 일 요긴치 못하고 어른 공경하는 체 하며
지혜 있는 이 공경하고 배움에 뜻하는 체 하며
능히 통달하여 밝게 아는 체 한다
늘 성 밖에 나가 노닐기를 좋아하고
또한 말을 잘하여 듣기 좋게하며
예리한 입으로 곧잘 분별하는 체 하고
앉고 눕는 데도 오래 견디지 못한다
성질은 부드럽고 지성스런 체 하며
일에 경솔하여 앞 뒤를 돌아보지 않고
뜻이 조급하여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며
벗들에게 보시 잘하는 체 한다
수염은 긴 것 싫고 짧은 것 좋아하며
좋아하기는 저혼자 하되 냄새만 풍기며
즐거운 체 또한 하얗고 찡그린 태도 지으며
계율 받들고 지혜 걸림 없는 체 한다
사람을 보면 먼저 질문을 던지며
옷은 날씬하고 낯과 이를 깨끗히 하며
자심을 두어 일에 따르는 체 하고
행을 일으키는 데 아끼지 않는 체 한다
사람을 알아 보고 자심을 행하는 체 하며
교법을 받들어 어굿나지 않는 체 하나니
부처님 말씀에 성행(性行)이 이 같으면
응당 음난을 탐하는 상이라 하셨다
(65)
마땅히 어떻게 성내는 상이 있는 줄을 관찰하는가.
깊은 이치를 알려고 하여 갑자기 성을 내지 않다가도 만일 성을 냈다면 풀리기 어렵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며, 말은 지성스러운 듯 하되 입이 추악하며, 널리 의심을 품어 곧 믿지 않고 남의 잘 잘못을 따지기 좋아하며, 깰적은 많고 잘적은 적으며, 원망하고 미워함이 많아 벗들과 끝장을 보며, 원수와 화해하기가 어려워 당하였던 바를 잊지 않으며, 원수를 공포함이 없어서 남들은 두려워하되 자기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힘이 세고 변덕스러워 능히 굽히지 않으므로 가르치기가 어려우며, 살찐 목덜미와 큰 머리와 퍼진 어깨와 모난 이마와 좋은 머리칼을 가져 신체가 장대하고 성질이 용맹스러워 조복하기 어려우며, 듣고 배우는 데 영리하지 못하여 얻기 어렵지마는 이미 배워 얻은 것은 또한 다시 잊어버리기도 어려우며, 혹은 법재(法財)와 친우를 잃고도 끝까지 걱정함이 없어서 나아가기도 어렵고 물러가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성내는 상이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뜻과 성질이 굳세고 깊은 이치 알려고 하며
널리 남을 의심하여 잘 잘못을 따지며
잠이 적고 굴복하기 어려우며
성질이 흐려 배우기도 잊기도 어렵다
수고를 이겨내고 범하기도 어려우며
두려워함이 없고 갑자기 성내지도 않으며
몸과 입이 똑 같아 깨쳐주기 어려우며
용맹스럽고 힘 세어 성질이 강포하다
친우는 적고 미움과 원망이 많으며
편안함은 적으면서 몸은 돌이켜 큰 체 하며
일을 하는 데에 따라 뉘우치지 않으며
법재와 친우 버리고도 도리켜 생각지 않는다
친우를 한번 버리면 생각도 않지만
일찌기 변하지도 또한 쉬지도 않아서
정진에 힘써 큰 업을 닦으려고도 하나니
부처님 말씀에 이들을 성내는 상이라 하셨다
(66)
어떻게 어리석은 상이 있는 줄을 관찰하는가.
성질이 부드럽고 스스로 칭찬하기를 좋아하며, 자애가 없고 법교(法橋)를 파괴하며, 늘 눈을 감고 낯빛이 여위었으며, 지혜가 없고 어둔 데를 좋아하며, 가끔 혼자 탄식하고 게을러 믿음이 없으며, 착한 이를 미워하고 늘 혼자 행하기를 좋아하며, 소견은 적으면서 스스로 큰 체하고 하는 일을 망설이며, 좋고 나쁜 줄을 알지 못하고 착하고 악함을 분별치 못한다.
가사 급한 일이 있어도 능히 스스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또한 남의 말을 듣지도 않으며, 선우와 원수를 분별하지 못하며, 하는 일이 어긋나고 낭패하여 마치 이리떼와 같으며, 떨어진 옷을 입고 몸에는 때가 많으며 성질이 스스로 기뻐하지 않아서 수염과 머리칼이 더벅하여도 정돈치 않는다.
(67)
걱정이 많아도 눕기를 즐기고 먹는 것이 많아 절차가 없으며, 남이 시키면 달갑게 행하지 않고 시키지 않아야 스스로 행하며, 마땅히 두려워할 데 두려워하지 않고 마땅히 두려워하지 않을 데 두려워하며, 마땅히 걱정할 데 도리어 기뻐하고 마땅히 기뻐할 데 도리어 걱정하며, 응당 울 때 웃고 응당 웃을 때 운다.
가사 급한 일이 있어도 시키면 행하지 않고 한참 갈때에 부르면 달갑게 돌아 보지도 않으며, 늘 수고를 당하되 억지로 수고를 견디며, 먹는 것에도 오미를 분별치 못하며, 말하면서 웃기를 좋아하고 잊기를 잘하여 이중으로 말하며, 혀를 씹고 입술을 핥고는 다음에 잇몸을 나불거리며, 다니고 눕고 일어나는 데 언제나 편안치 못하며, 하는 일에 두려워하는 바가 없이 나아가고 물러갈 줄을 알지 못한다.
부처님은 이들을 어리석은 상이라 말씀하셨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유약한 몰골에다 자심이 없고
고집 센 성격이 저 혼자 칭찬하며
눈은 항상 꿈적이지도 않고
여윈 채 가끔 탄식만 한다
혼자 행하고 믿지 않으며
어진이 미워하고 또 게으르며
늘 걱정하고 의심이 많으며
모든 선과 악을 분별치 못한다
몸과 낯에 때가 많고
좋고 나쁜 말을 알지 못하며
하는 일에 궤란이 많아서
능히 끝장을 내지 못한다
시키는 때는 달갑지 않다가
시키지 않으면 도리어 행하며
무서워할 때는 무서워하지 않고
무서워 않을 때는 도리어 무서워한다
기뻐할 때는 도리어 걱정하고
걱정할 때는 도리어 기뻐하며
의당히 울때는 도리어 웃고
의당히 웃을 때는 도리어 운다
음식을 탐내어 배부른 줄 모르고
선우와 원수를 분별치 못하며
뜻과 성질은 어긋나기를 좋아하고
지혜가 없어 늘 괴로움을 당한다
수염과 머리칼은 늘 더벅하고
믿음이 없이 늘 어둔 데 있길 좋아하며
오미를 분별할 줄 알지 못하고
늘 누워 있어 마치 호랑이와 같다
소견은 적으면서 높은 체 하고
혀를 씹고 입술을 핥으며
입 놀리면서 잇몸 나불거리고
말하면서 웃기를 좋아한다
앉고 눕는 데 편안치 못하며
급한 일에도 진행 할 줄 모르고
부르면 도리어 앞으로만 가나니
그런 성격을 어리석은 상이라 한다
(68)
어찌 음난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상이라 하는가. 아까 말한 음난하고 성내고 어리석음이 바로 그것이라.
음난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상은 이렇듯 저 일체 번뇌와 합한 것이니, 그러므로 음난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상이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번뇌 속에 쳐박혀
음난함과 성냄으로 함께 합했나니
마땅히 음난하고 성내는 상을 보건대
이 곧 어리석어 지혜 없음이다
일체 앞에 설한 바가
탐욕과 모든 더러움이니
음난하고 성내는 상도
곧 어리석음에 여의지 않는다
(69)
어찌 입도 탐욕하고 마음도 탐욕함이라 하는가. 말이 부드럽고 순종하여 이기지 않으며, 자신이 하고싶지 않는 것을 남에게 가하지 않으며, 말이 곧 착하고 편안하고 뜻에 맞게 함이다.
비유컨대 좋은 나무가 그 꽃 빛깔도 선명하고 열매도 탐스럽듯이, 입이 탐욕하고 마음이 탐욕한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말이 항상 부드럽고
순종하여 남이 들은 즉 하며
말과 행이 서로 들어 맞고
마음과 몸이 남을 중상치 않아
비유컨대 좋은 나무에
꽃도 열매도 모두 좋은듯 하나니
이것을 부처님 세존께서는
마음과 입의 음난한 상이라 하셨다
(70)
어찌 입은 탐욕하고 마음은 성낸 이라 하는가 입의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은 독을 품음이다.
마치 독한 나무가 그 꽃 빛깔은 선명하여도 열매는 매우 쓰듯이,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에 독을 품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말은 부드러워도
마음은 독기를 품었나니
사람을 보면 매우 기뻐하여
서로 따라 친한 척 하고
입의 말은 유순하여도
그 마음 속에는 독을 품어
저 독한 나무가 꽃 빛깔 좋지만
그 열매는 쓰고 독하듯 하다
(71)
어찌 입은 탐욕하고 마음은 어리석은 이라 하는가.
말은 부드럽고 화평하여도 그 마음은 아주 어두우며, 남을 능히 이익 되게는 못하여도 또한 손해하지도 않음이다.
마치 그림의 병이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좋아도 속은 어둡고 텅 비었듯이, 입이 탐욕하고 마음이 어리석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말은 부드럽고 화평하여도
마음은 어리석음을 품었나니
마땅히 이런 사람들은
입이 탐음하고 마음 어리석은 줄 안다
입을 보면 즐거운 듯 하여도
마음 속은 어둡기 흑칠 같아
마치 그림의 병 겉은 좋아도
그 속은 어둡고 빈 듯 하다
(72)
어찌 입이 탐욕하고 마음은 성내고 어리석은 이라하는가. 말은 부드러워도 착함을 생각함이 적고 성격이 조복되지 못하여, 혹은 악을 생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선과 악을 생각하지 않기도 하므로 그 성격을 분별하여 알기가 어렵다.
마치 달콤한 약에 짜고 쓴 약을 섞으면 가히 분별할 수 없듯이, 그 입이 탐욕하고 마음은 성내고 어리석은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입의 말은 탐욕이 들었고
마음은 모든 성내고 어리석음 품어서
마치 제호 및 밀꿀에다가
맵고 쓰고 짠 맛을 섞은 듯 하다
(73)
어찌 입이 강하고 마음은 음난한 것이라 하는가. 말이 강하고 급하여 남을 중상하므로 대중에게 미움을 받아 만나려고도 않고 공경하는 이도 없다.
마치 부모가 자손을 꾸짖고 가르치는 데 아무리 입은 강하고 급하여도 마음은 오히려 사랑하듯, 또한 종기 다스리는 의원이 사람이 종기를 따고 씻는데 그때는 몹시 아파도 오래 갈수록 병이 낫고 마음이 기쁘듯이, 그 입이 강하고 마음이 음난한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입의 말은 급하고
마음에는 음욕을 품어서
마치 무더운 여름 철 햇살이
그 광명 서늘한 물에 비추듯
(74)
어찌 입이 강하고 마음은 성낸 것이라 하는가. 입의 말이 추악하고 생각하는 바가 자비심이 없어 남에게 이익을 주려고 들지 않음이다.
마치 쓴 약에 다시 독약을 조합하였다면 가사 환자가 마시드라도 곧 토해버릴 것이요, 이미 마셔서 녹을 적에는 사람의 목숨을 해치듯이, 그 입이 강급하고 마음이 성낸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말이 급하여 가까히 할 생각없고
마음이 악하여 온갖 독을 품었으며
늘 남에게 침해하길 좋아하나니
이 들을 보건대 온갖 독을 행하네
(75)
어찌 입이 추하고 마음은 어리석은 이라 하는가. 언제나 말이 강급하여 남에게 악을 가하고, 하는 일에도 스스로가 깨닫지 못하며, 남에게 착함을 생각지도 않고 또한 악함을 생각지도 않음이다.
마치 칼을 뽑은 도둑이 사람에게 위협만 하고 능히 해치지 않는 것과 같다.
이 같이 행하는 이는 입이 급하고 마음은 어리석은 줄을 알게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말은 급하되 마음은 악하지 않고
위협은 곧 잘하되 사람은 해치지 않나니
마치 칼을 뽑았다가 사용은 않듯이
입이 추하고 마음은 어리석은 이도 그와 같다
(76)
어찌 입이 추하고 마음에 삼독을 품은 이라 하는가.
입의 말이 강급하여 남에게 착함을 가하기도 하고 또한 악함을 가하기도 하며 잠깐 착하지 못함을 생각하기도 하고 또한 능히 악함을 하지 않기도 함이다.
마치 포장(捕將)이 도둑을 체포했을 적에 그 부하 가운데 말로 위협하여 꾸짖는 포졸도 있고 잘 달래어 묻는 포졸도 있으며, 때리면서 문초하는 포졸도 있고 잘 잘못을 묻지 않거나 또는 고문과 꾸짖음을 가하지 않는 포졸도 있는 것과 같다.
이것을 입이 추하고 마음에 삼독을 품은 이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말이 강하고 급하며
마음에 삼독을 품었나니
성격이 이같은 이는
책함도 악함도 하지 않는다
행적이 이 같은 이는
중간 인물이라 하나니
괴로움과 편안 두 가지를
뒤섞여 구족하였다
(77)
어찌 입이 어리석고 마음은 탐욕한 이라 하는가.
분별하고 앎이 없으므로 사람과 말하여도 도무지 아는 바가 없어 착함과 악함을 깨우치지 못하며, 뜻의 갈래에 있어서는 늘 혼자 속으로 「마땅히 어떻게 남에게 이익을 가할까.」고 생각하며, 일하는 데 있어서는 생각하던 그대로 본래를 잃지 않으려고 함이다.
마치 어둔 밤에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듯이, 그 입이 어리석고 마음에 탐욕한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입이 어리석고 마음은 음난하며
입으로 하는 말 똑똑치 못하나니
저 용이 비는 내려도 우뢰는 못하듯
입이 어리석고 마음이 음난한 이도 또한 그렇다
(78)
어찌 입이 어리석고 마음은 강한 이라 하는가.
능히 착함을 베풀지도 못하고 또한 악함을 가하지도 못하면서 늘 혼자 속으로 「무슨 방편을 써서 남을 중상 할까.」고 생각하다가 방편만 얻었다면 곧 사람을 해롭게 함이다.
마치 재를 숯불 위에 덮어 놓았다가 지나가는 사람으로 그 위를 밟아 곧 발을 데게 하듯이, 입이 어리석고 마음은 성내는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입이 어리석고 마음은 강급하여
부드럽지도 않고 악한 말도 없으면서
늘 남에게 악을 가하길 좋아하여
착함과 이익 주기를 생각지 않는다.
말하는 바가 똑똑하지 못하고
악을 마음 속에 감춰 두다니
마치 재로 숯불을 덮어서
잘못 밟아 발을 데이게 하듯
(79)
어찌 입이 어리석고 마음에 어둠을 품은 이라 하는가.
능히 남에게 착함을 베풀지도 못하고 또한 악함을 가하지도 못하며, 남의 착함과 악함을 생각지도 못하고 또한 더하고 감하는 수도 없다.
왜 그러는가. 세력이 없는 까닭이다.
마치 꺼진 불은 아무리 재로 덮고 마른 풀과 마른 소똥을 가져 그 위에 쌓은 다음, 손으로 대고 발로 밟아도 능히 태우지도 못하고 익히지도 못함과 같다.
왜 그러는가. 감당할 수 없는 까닭이니, 입이 어리석고 마음이 어둔 이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입이 어리석고
마음은 어둠을 품어
도무지 능히 악함을 생각지도 못하고
또한 능히 착함을 생각지도 못한다
일을 능히 결단하지도 못하고
또한 하지 않으려고도 않아
마치 햇빛에 밥을 짓는 듯
도저히 익을리가 없다
(80)
어찌 입이 어리석고 마음에 삼독을 품은 이라 하는가.
입을 함부로 놀리는 바도 없고 남에게 이익되게 하지도 못하며, 남한테 조금만 중상을 입으면 낮과 밤으로 「무슨 방편을 써서 그 사람을 중상할까」고 생각하며, 또는 속으로 「어떻게 하여야 남을 이익되게 할까」고 생각하며, 또는 속으로「남을 손해케하거나 이익되게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기도 함이다.
마치 묵어서 때가 끼인 병에 깨끗하고 깨끗치 못한 가지를 갈라 담았는데, 그 마개를 덮으면 속이 보이지 않고 마개를 베끼면 속이 보이듯이, 입이 어리석고 마음에 삼독을 품은 이도 또한 그과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성격은 어긋나길 좋아하고
입의 말은 똑똑하지 못하여
음난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품었고
나쁘고 더러움이 가득히 담겼다
마치 묵고 때 낀 큰 병에
깨끗하고 깨끗치 못한 것을 담았듯
남을 능히 이익하게도 못하고
또한 도무지 손해되게도 못한다
(81)
그러므로 법사가 이 열 아홉 가지 일로 사람의 속을 관찰한 다음, 위하여 설법해 주는 것이다.
그 음난한 상은 어떻게 해설하는가.
가르침을 들으면서 음욕에 훈습한 이는 지옥과 아귀 가운데 떨어졌다가, 다시 나서 음난한 새인 앵무새와 고지새와 집비둘기와 원앙새와 거위와 집오리며, 들 사람과 원숭이가 될 것이다.
가사 돌이켜 사람이 될지라도 음난하고 방탕하고 경솔하고 조급한 짓이 많을 것이다.
그대들은 마땅히 이 축생 및 사람 몸을 살피고 죄의 번뇌와 악로(惡露)의 부정함을 관하여, 음욕에 훈습하지 말아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 음난과 교만에 훈습하면
저절로 타올라 기를 촉구함이니
인간 및 축생 지옥과
아귀 가운데 있게 되리
거기에 나도 도리어 스스로 해로워
번뇌의 불한테 저절로 타나니
이를 해탈케 하기 위하여
행을 따라 이를 말하노라
(82)
가사 성냄이 너무 많은 이는 그 행적을 따라 위하여 설법하여 준다.
여러번 성냄을 범하면 지옥과 아귀의 길에 떨어지고, 그 곳으로 조차 나오면 마땅히 독한 짐승과 귀매와 나찰과 반족과 뒷간귀신의 무리가 될 것이다.
또한 범과 이리와 뱀과 독사와 독한 벌레와 모기와 등애와 거미와 벌과 백개의 발이 돋친 벌레의 무리가 될 것이다.
가사 그 곳으로 조차 세간에 환생할지라도, 얼굴이 추루하여 사람에게 귀염을 받지 못하며, 항상 명이 짧거나 병이 많고 신체가 완전치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재앙과 죄가 분명한 것이니 늘 자심을 받들어 행하여 그 성냄을 제거해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이 너무 성냄을 품으면
대중한테 온통 미움을 받으며
거기에 걸려 악도에 떨어지고
병이 많아 편안치 못하다
귀매 및 독한 짐승에 떨어지고
인간에 나와도 천한 이가 되나니
능히 자심을 행하여
곧 성내는 번뇌 제거하라
(83)
가사 어리석음이 너무 많은 이는 이에 따라 위하여 설법하여 준다.
어리석음이 너무 많으면 죽어서 지옥과 아귀의 길에 떨어지고, 만일 축생에 나게되면 어리석은 짐승이 되나니, 즉 소와 양과 여우와 개와 노새와 나귀와 돼지의 무리이다.
가사 사람길에 돌아올지라도 성격이 쾌활하지 못하고 모든 감관이 미약하며, 늘 병이 많고 육정이 완전치 못하며, 오랑캐와 들 사람들 가운데 나서 어둠으로 조차 어둠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십이인연을 관하는 법을 말하여 어리석음의 뿌리를 뽑게 하였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리석음에 너무 훈습한 이는
모든 감관이 완전치 못하고
소나 양 가운데 낳다가
다음 지옥에 떨어진다
가사 닦고 배우는 이가
이 악도 제도하길 원하고
이 어둠 해탈하길 얻으려면
마땅히 십이인연을 관하라
(84)
가사 음난함과 성냄이 너무 많으면, 마땅히 두가지 일을 행하게 하나니, 그 부정을 관하고 또는 자심을 받들어 행하게 함이다.
만일 음난함과 어리석음이 너무 많으면, 두 가지 일을 위하여 강설해 주나니, 공무와 자심이다.
가사 성냄과 어리석음이 너무 많으면 두 가지일을 위하여 말하여 주나니, 자심으로 화도함과 어리석음의 근본을 요달케 함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자심을 행하고 부정을 관하여
음난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다스리며
모든 음욕에 홀려 어리석은 이와
십이인연에 밝지 못한 이를 가르친다
만일 사람이 성냄이 많거나
또는 어리석은 번뇌가 너무하면
마땅히 그 자심을 위하여
십이인연의 근본을 강설해 준다네
(85)
만일 입이 음난하고 마음이 탐욕한 이가 있으면 위하여 덧 없음과 공의 이치를 말하여 주고, 마음이 성내고 입이 성내는 이는 위하여 참는 복을 말하여 주고, 입이 어리석고 마음이 어둔 이는 위하여 십이인연을 말하여 준다.
또한 네 종류는 온갖 병통이 구족하였나니, 첫째는 입은 음난하고 마음은 삼독을 품음이요, 둘째는 입이 음난함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구족함이요, 세째는 입이 어리석고 속에는 삼독을 품음이요, 네째는 사람이 온통 삼독을 품음이다.
그러므로 법사가 의례히 이것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교화하고, 고요로 하여금 인연의 근본을 관하게 한다.
왜 그러는가.
이것들은 번뇌가 많아 모든 죄와 재앙이 쌓이고 스스로 얽매여서, 아무리 법을 나타내 보여도 거룩한 진리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마땅히 경 외우기를 가르치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권유하여야 한다.
이를 반연하여 오로지 외우는 데 힘써서 번뇌가 점차 희박하여진다면 비록 도는 얻지 못하여도 가히 하늘에는 오르게 될것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행은 음난을 범하고
마음은 성냄과 어리석음이 있다면
마땅히 경 외우기를 가르치고
또한 복 짓기를 권유한다
아무리 번뇌가 너무 많을지라도
이로 조차 죄의 번뇌를 제거하면
이 방편으로 인하여서
다음 하늘에 나게 되리
(86)
비유컨대 사람이 나무를 가꾸려면, 동산의 높은 데는 낮추고 언덕은 평탄케 하며, 때를 맞추어 물을 주고 가시 덤불과 갈과 잡초 같은 것을 뽑아버리며, 모든 굽은 곁 순과 쓰지 못할 곁 가지를 모두 베어 울 밖에 버리고 곧은 나무로 하여금 걸림 없이 뿌리가 돋고 잎이 무성케 하여야 하며, 낱낱이 옹호하여 상하지 않게 하여야 할것이다.
그러므로 나무가 점차 커지고 꽃과 열매가 무성하나니 수행하는 이도 그와 같이 법사의 가르침을 받아 음난함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욕심 생각의 모든 번뇌를 제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행이 드디어 성숙하여 도를 얻게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나무의 비뚤어진
곁 순 및 곁 가지와
가시 덤불 모든 장애물을
죄다 없애어 바르게 하듯이
가지가지 방편을 가져
수행하여야 이에 이루나니
저 나무 가꾸는 법 그대로
경법 받음도 또한 그렇다
음란함과 성냄과 어리석음 없애고
법사의 갖가지 가르침을 받아
모든 더러움 없애기를
저 정원사의 나무 가꾸듯 하라
(87)
법사가 경을 말하는 데 네 가지로 관찰하나니, 첫째는 널리 배워 도에 이른 이요, 둘째는 도를 생각하지마는 그 학문이 능히 이치에 해박하지 못한 이요, 세째는 널리 배웠어도 덕을 성취하지 못한 이요, 네째는 앎도 없고 도도 없는 이들이다.
다시 네 가지가 있나니, 첫째는 처음부터 그 법사의 가르침을 쫓아 이치를 알고 법을 터득한 이요, 둘째는 아무리 그 이치는 터득했어도 미묘한 데 능하지 못한 이요, 세째는 얕은 법은 분별하지마는 능히 깊은 데 이르지 못한 이요, 네째는 그 이치를 알지 못하고 또한 지혜를 분명히 파악치 못한 이들이다.
이런 배움은 훈습한 바가 허황한 것이다.
마치 두 사람이 죄다 헤엄을 칠줄 모르는데, 마침 깊은 물에 빠져 서로 건지려고 애쓰다가 도리어 빠져죽 듯 또한 장님이 장님을 끌고 어디를 가려고 하여도 중도에 미혹하여 마침내 능히 도달치 못하듯이, 이치를 알지 못한 이는 또한 지혜를 깨우치지 못하는 것인데, 제가 법을 말하려고 하거나 구원하려고 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유컨대 사람이 널리 배워
여러 덕을 쌓음에 헤알릴 수가 없고
이미 여섯 참다운 수행법(度無極)을 얻는다면
사람이 큰 바다를 뛰어 넘는 것과 같다
만일 사람이 청정과 진리에
아무런 지혜가 없으면
다만 그 껍데기만을 취했을 뿐이요
능히 깊은 이치는 얻지 못한다
만일 도에 들기를 훈습하는 이가
율을 따라서 어기지 않고
가르침을 능히 공경히 받든다면
이렇듯 깨우치는 바 있으리
마치 성인을 가까히 하면
반드시 큰 이익을 얻듯이
그 배우고 수행하는 도와
구하는 이치가 반드시 나아가리
다만 그 이치만 터득하고
미묘한 데 능하지 못하면
사람이 한갖 국만 마시고
밥은 없는 것과 같다
스승으로 부터 이치만 들었고
이 같은 미묘함을 요달치 못하면
능히 큰 도를 알지 못하고
바른 지혜에 이르지 못하리
가사 도에 들지 못하여
능히 분별하고 해설하지 못하면
곧 지혜에 분명히 들어가지 못하고
이치에 어두워 분명치 못하나니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여도
능히 목적지를 가지 못하듯이
이치에 어둡고 지혜 없음도
비유가 또한 그러하다
(88)
수행하는 이가 세 가지 계품을 헤아릴 것이니, 첫째는 혹 몸은 도를 행하려고 하여도 마음이 따르지 않음이요, 둘째는 혹 마음은 도를 행하려고 하여도 몸이 따르지 않음이요, 세째는 도를 닦아 몸과 마음이 함께 행하여짐이다.
어찌 몸은 도를 행하려 하여도 마음이 따르지 않는다고 이르는가.
가사 행하는 이가 가부를 틀고 앉아 몸이 바르고 마음이 단정하기가 마치기둥이 원래 요동치 않는 것처럼 하려고 애써도 이런 모양이 나타나면, 속 마음이 움직여 빛과 소리와 내음과 맛과 닿임과 생각을 겉 잡지 못하여 마구 탐구하여지고 그 마음이 방탕하여 자재를 얻지 못함이 마치 죽은 시체를 묘지에 버려두면, 범과 이리와 새와 짐승과 개와 담비 떼들이 다투어 먹듯이, 몸은 안정 되었지마는 마음이 어수선한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이 도를 수행하는 이의 몸은 안정하였어도 마음이 어수선함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부 틀고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음이 태산 같으나
그 마음 속의 어수선한 실정
마치 코끼리가 못에 빠진 듯 하다
이렇게 수행하는 이는
몸은 안정했어도 마음은 산란하여
마치 나무에 휘날리는 꽃
열매를 못 맺고 떨어짐과 같다
(89)
어찌 도를 수행하는 이가 마음은 도에 있어도 몸이 따르지 않는다고 이르는가.
몸을 단정히 하지 않고 삼매를 이루려는 것이 이 마음은 안정하였어도 몸이 안정치 못한 그때이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사 심성이 저절로 조화되고
삼매속에서 딴 생각 없다면
이 때를 곧 사의지라 이르나니
몸은 안정치 못했어도 마음은 산란치 않다
(90)
어찌 도를 수행하는 이가 몸과 마음이 함께 안정되었다고 이르는가.
몸의 앉은 자세가 단정하고 마음이 방탕하지 않으며. 속의 감관이 모두 고요하여서 밖으로 모든 인연에 따르지 않음이니, 이 몸과 마음이 단정하여 모두 움직이지 않은 그때이다.
그러므로 몸과 마음이 똑 같이 안정된 줄을 알게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몸과 마음이 함께 안정되어
안과 밖으로 방탕하지 않고
고요히 가부를 틀고 앉았기를
기둥을 무너뜨리기 어려운 것처럼 하라
생사의 진리를 보기를
물이 뚝위의 나무를 떠내리는 것처럼 하여
몸과 마음이 서로 응하여야
재빨리 도덕의 과를 얻으리
(91)
도를 수행함에 오로지 도에 정진하고 움직이지 않을 것이니, 이렇게 적정하여야 재빨리 열반에 이르게 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갖가지 요긴한 이치를 강설함이
여러 가지 강설한 요긴한 이치를
젖과 꿀을 조합하여 먹는 것과 같나니
그 아첨을 없애고 능히 법을 받들면
부처님 가르친 대로 자연히 조복하여 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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