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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천 없으면 모든 게 공염불- 월운스님(봉선사 조실·동국역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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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천 없으면 모든 게 공염불- 월운스님(봉선사 조실·동국역경원장)


요즘 세상이 하도 어지러워 어디에 중심을 둬야 할 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의 현실에 개탄합니다. 그러면서 안주하려고 하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안되는 일을 개탄하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지만, 세상을 자신의 사고와 생활방식에 끼워 맞추려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저마다 문화가 다르고, 또 살아온 과정이 다른데 자기 사고의 틀 속에 세상 일을 끼워 맞추는 것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일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불자들은 문화와 역사를 바로 이해하고 참다운 실천을 해야 합니다.

유럽은 기독교 문화를 배경으로 살아왔습니다. 나 아닌, 나 밖의 위대한 신의 존재를 믿고 신의 힘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대전제하에, 신의 뜻이 ‘이웃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고 믿어왔습니다. 또한 여러 민족이 각기 영역을 넘나들며 경쟁적으로 자신들의 터전을 만들어 왔습니다. 끝없이 개척하고 서로 도와야만 살 수 있는 환경이었던 거지요. 그래서 오늘날 서구의 기독교인들은 합리적인 생활방식과 문화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불교가 발생했던 인도는 사색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자연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불교는 어떻게 사는냐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인도와 문화적 교류 관계가 있었던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는 이런 불교를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선불교라는 독특한 형태의 불교로 발전시켰습니다.
사상이나 교리상으로는 좋은 조건을 갖추었지만, 사회적 역할이 없으니까 이제는 좌불안석이 되어버렸어요.

한국 불교에는 고쳐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스님들과 불자들이 오늘의 현실을 바로 보고 하나 하나 고쳐 나가야죠.
여기서 주저 앉아버리면 부처님 공부도 다 헛 것이 됩니다. 그렇다고 불교를 버릴 수는 없지요. 배가 다 파손되고 돛대 하나만 남았다고 삶을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불자들은 불교를 제대로 실천하고, 바로 잡아나가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잘못 들어선 길이라도 다시 좌표를 정하고 불교를 바로 잡아 나가야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불교를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바른 앎에서 지혜가 나오고, 행이 나오는 겁니다.
바르게 아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어제와 오늘과 미래의 인과관계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물 흐르는 것과 같이 연결이 되었을 때 불교가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어디에서 어떻게 왔으며, 또 미래에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을 확실하게 세워야지요.

이를 위해서 한국 불교가 우선 변화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불교의식의 통일입니다. 지금은 절마다 불교의식이 다 달라서, 일반인들은 물론 불자들도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의식이 전부 한자로 되어 있으니 뜻도 모르고 따라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래서는 불자들의 뜻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아요. 먼저 의식이 통일돼야 마음도 하나로 모아지는 거예요. 의식 통일도 현실에 맞게 고쳐져야 합니다.
약식으로 할 때가 있고 정식으로 할 때가 있는 거에요.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한시간 동안 발원문을 하라고 하니 집에서 누가 그걸 하고 있나요. 이런 때 방편이란게 필요한 겁니다.

또 한가지 귀신을 달래서 불교를 유지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천도재는 교화하는 과정에서 한번 쓰는 방편이지, 절 수입을 많이 올리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지요.
지금처럼 천도재를 방편이 아닌 수단으로 삼는다면 불교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불교를 제대로 알면 이렇지는 않을 거예요.

앞에서 말한 것보다 더 필요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실천입니다. 공부 많이 하고 시주 많이 한다고 내세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실천이 없으면 다 공염불이 됩니다.
실천이 부족하니까 불교가 설 자리가 자꾸만 좁아지고 있는 겁니다. 교리가 좋다고 사람들이 모여들지는 않거든요. 사람들은 도움이 되어야 찾아옵니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돌리고 나눔을 베풀어 나가는 실천을 보일 때 불교는 불교다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실천이 있고 난 후에야 비로소 교리가 빛나는 겁니다. 어느 정도 기반이 되고 자리가 잡혔을 때 명분을 찾게 되는데, 교리가 바로 명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역경에 평생을 바쳐 왔습니다. 요즘엔 한자로 된 경전을 볼 사람이 없어요.
한글로 된 경전도 잘 보지 않는데 한자로 된 경전을 볼 리 없지요. 불교의 근본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경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언어가 장벽이 되어서는 곤란하지요. 그래서 역경이 필요합니다.

역경은 불자들이 불교를 바르게 알고 실천할 수 있는 첫걸음입니다.
역경 작업은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데, 불자들의 시주와 학인 스님들의 고생으로 <한글 대장경>을 엮어낼 수 있었습니다.
작은 시주가 모여서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절절히 알았습니다. 역경을 하면서 불교의 힘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그런 힘이 바로 불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어머니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 한마디 하겠습니다. 내가 왜 불교를 선택했는가, 내가 왜 불교를 공부하는가를 자녀에게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설득시켜 보세요. 자녀 손잡고 절에 와서 같이 공양하고, 같이 봉사하면서 모자간 또는 모녀간 정을 나누세요.
부모가 자녀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잘 새겨 들었다가 후일 자녀에게 꼭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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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http://www.bongsunsa.net/

자료출처-http://www.buddhanews.com

조회수 : 1142 , 추천 : 4 , 작성일 : 2003-10-26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