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먼 옛날, 한 어린이가 갯벌에서 모래로 성을 쌓으면서 놀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거북이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어린이는 쫓아가 거북이를 잡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거북이를 가지고 실컷 놀다가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죽여야 할지 몰라 주저하고 있을 때, 마침 어른 한 사람이 지나갔습니다.
어린이는 그 어른을 불러 말했습니다.
“이 거북이를 죽이고 싶은데 어떻게 죽여야 할지 몰라서 그래요. 가르쳐 주세요.”
“그야 간단하지. 그 거북이는 물 속에서 살 수 없으니 물 속에 빠져 죽게 하는 거야.”
이 말을 듣고, 어린이는 잡고 있던 거북이를 물 속에 풍덩 던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거북이는 죽을 목숨이 살게 되어 좋아서 물살을 헤치고 멀리멀리 사라져 갔습니다. 어린이의 눈에는 그것이 물에 빠질까봐 허우적거리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범부들도 그와 같습니다.
여섯가지 기관[六根]을 지켜 갖가지 공덕을 닦으려 하나 그 방법을 알지 못하여 다른 사람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해야만 해탈할 수 있을런지요?”
그러면 삿된 소견을 가진 나쁜 벗은 그에게 이렇게 답합니다.
“그야 간단하지. 그저 마음대로 유희하면서 사는 걸세.”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주십시오.”
“너는 그저 여섯 가지 경계를 뜻대로 받아들이고 다섯 가지 욕심을 마음대로 즐겨 쓰라. 이를테면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냄새를 맡는 대로, 맛보는 대로, 부딪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또 모으고 싶을 때 실컷 모으고, 음욕이 일어나면 싫도록 즐기고, 먹고 싶은 대로 아무 것이나 실컷 먹고, 명예나 이익이 탐나면 명예나 이익을 쫓아다니며, 잠자고 싶으면 실컷 자라. 그대로만 하면 해탈을 얻을 것이다.“
이리하여 그 사람은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곧 그 말을 따르다가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세갈래 나쁜 길에 떨어지게 됩니다. 마치 저 어린이가 거북이를 물 속에 던지는 것 처럼.
경전독송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