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원사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 제2권 6. 자 품(慈品) -1

비유컨대 장사하는 이가 벌판을 걷다가
좁은 길에서 배고프고 목마를 적에
도사(장사꾼)가 구원하여
물과 과일 있는 데 이르게 하듯이
함이 없는 도로써
모든 때를 소멸하여
편안을 쌓고 평등심 얻게 하시는
부처님 세존에게 머리 조아립니다

비유컨대 배가 큰 바다에 다니다가
마갈어 고기의 아가리에 걸려
그 배가 장차 고기 뱃 속에 삼켜질 것을
자비를 일으켜 구하되
배가 방금 함몰하려는 순간에
사람과 보배를 건져 주듯이
수 없는 백 천겁 동안
처음과 나중과 나중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알게 하심이
모든 먼저 성인보다 초월하시어
그 덕이 크나 큰 산과 같으시고
도의 지혜 햇빛 보다 넓으신
부처님에게 예배하고 받들기 원합니다.

(41)
도를 수행하는 이가 마땅히 성냄을 버리고 늘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
혹은 수행하는 이가 입으로만 중생에게 편안케 하기를 발원하면서도, 무슨 인연으로서 구제하여 편안케 할 것을 깨우치지 못한다면, 아무리 그 말은 보드랍고 편안할지라도 평등한 자비심이 되지 못하는 까닭에 도를 수행하는 이가 입으로만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혹은 수행하는 이가 자심으로 일체 중생을 편안케 하려는 뜻만을 일으킨다면 그 자비심도 또한 좋기는 하지마는 이는 도덕이 구족한 자비심이 아닌 것이며, 큰 도를 행하려면 이런 자비심은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사 도를 배우는 이가
자비심을 입으로만 말한다면
곧 적은 편안을 얻고
또한 얇은 복 만을 얻으리
비유컨대 화살 만드는 기사가
잘못 불에 떨어뜨려 태웠다면
어찌 능히 그 화살로 하여금
잘 만들어서 쓸 수 있겠는가

(42)
도를 수행하는 이가 큰 자비심을 세워야 한다.
마땅히 어떻게 행하여야 하는가.
수행하는 이가 더위에 있는 이는 시원한 곳을 구해 주어야 편안하고 추위에 있는 이는 따뜻한 곳을 구해 주어야 편안하고 배고픈 이는 밥을 주고 목마른 이는 물을 주고, 먼 길을 걸어 몹시 피곤한 이는 수레와 말을 주어야 편안하며, 오래 섰는 이는 앉게 하여야 편안하고 오래 앉아서 몹시 피곤한 이는 눕게 하여야 편안하며, 몸을 벌거벗은 이는 옷으로 가리워 주고 몸에 때가 있는 이는 씻고 목욕해 주어야 마음이 매우 기쁘고 편안하고 차분하며, 여러 가지 괴로움이 있는 이는 각기 편리할데를 얻게 하여야 몸과 뜻이 기뻐 뛰고 모든 편안을 얻는다.
그러므로 잡은 마음이 어수선하지 않아 남에게 사랑하고 공명함을 받게 된다.
부모와 형제와 처자와 친족과 벗과 선지식을 가까이 하고 사랑하여 모두 편안케 하며, 또한 일체 중생의 모든 괴로움을 나의 몸과 같이 편안케 하며, 시방 사람들로 하여금 죄다 도달하여 몸과 마음이 편안케 하며, 부모와 안팎 종족으로 하여금 죄다 편안케 하며, 다음 범부들을 애념하여 널리 자비심을 더하고 또한 원수에게도 차별하는 마음을 두지 않고 모두 내 몸과 같이 도탈을 얻어 편안케 해야 한다.

먼저 시방 사람들을 애념하고 다음 원수를 애념하는데, 혹 그 마음이 어수선하다거나, 원수 및 친한 벗과 평범한 사람에게 처음부터 마음이 능히 일체 평등치 못하다면, 마땅히「내가 원수를 품고 미워하던 그 마음은 이미 지내었다」고 관하여 당장 버리고 다시 애념하기를 부모 및 자신, 처자와 같이 하고, 또한 공경하기를 친속과 같이 해야 한다.
그러므로 다시는 유감을 품지 않게 되나니, 저 五도(道)의 나고 죽는 근본을 살핀다면, 전세에 부모나 처자나 형제나 벗이 되었지마는 다만 오래 되어서 능히 식별치 못할 뿐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원수를 품지 않아야 한다.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땅히 자심을 일으키고 행하여
원수 애념하길 선우 같이 할지니
구르고 굴러 나고 죽는 곳에
일찌기 죄다 친족이 되였었네
비유컨대 나무에 꽃이 피어
굴러 열매를 맺음과 같듯이
부모나 처자나 벗 들과
친족도 또한 그와 같네